유럽의 대형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 감소와 과잉 생산으로 존망이 위태로울 수 있는 난관에 몰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푸조는 프랑스의 공장 1곳을 닫고 수천 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피아트의 최고경영자는 이탈리아 공장 하나를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제너럴모터스(GM)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럽 부문 책임자를 해임했다.

 

 이들 회사가 곧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 상황의 심각성이 드러나는데 투자자들은 적자뿐 아니라 현금 고갈 속도도 살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크레디스위스은행의 아른트 엘링호스트는 일부 자동차 회사의 유동성이 심각해진다면서 "적자를 내는지보다 대차대조표가 무너질지가 문제"라고 했다.

 

 푸조는 최근 1개월에 현금 2억유로(약 2천800억원)를 소모하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상반기 영업손실이 7억유로(9천7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조는 2분기 결과를 25일 발표한다.

 

 푸조가 파리 근교 오네 공장을 폐쇄한다지만 그것으로 충분한지, 심지어 앞으로 1~2년간 생존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는 투자자들도 있다. 약속대로 오는 2014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번스타인리서치의 관계자는 "오네 공장을 닫고 인력을 줄이는 것은 유동성을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푸조는 거의 수익 없이 차를 판매한다"고 말했다.

 

 푸조 주가는 1년 만에 75% 떨어졌는데 계속 급락한다면 프랑스 정부가 개입해야만 할지도 모른다.

 

 피아트는 이탈리아에서 생산 과잉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커지면서 피아트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피아트 수입의 60%를 차지하는 크라이슬러는 성장하고 있다.

 

 피아트의 1분기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거래이익은 8억6천600만유로(1조2천억원)인데 크라이슬러가 없다면 본전에 그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지난 4월 순부채가 증가하고 유동성이 나빠질 위험이 커졌다는 이유로 이 회사의 등급을 강등했다. 피아트는 오는 31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오펠 브랜드를 살리려고 애쓰는 GM은 유럽에서 1분기에 2억5천600만달러(2천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음 달 2일 발표하는 2분기 실적도 적자일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의 애덤 조나스는 오펠의 잉여현금흐름이 평년에도 마이너스 6억~7억 달러라면서 오펠과 박솔을 정리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GM의 브랜드에 타격을 줘 실행 가능한 선택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분석가 메리언 켈러는 오펠을 살리려는 노력이 "가망 없는 일"이라고 했다.

 

 GM은 지난 2009년 오펠 매각 계획을 취소했는데 이후 GM이 유럽에서 잃은 돈은 28억달러(3조2천억원)에 이른다.

 

 비용 절감 노력이 빠르게 진행되지만, 유럽 자동차회사들이 문제를 빨리 해결할 방법은 별로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공장 폐쇄는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해 시장 점유율 하락이 가속하고 이에 따라 가격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은 챕터11 파산 제도의 도움을 받았지만, 프랑스에는 이런 제도가 없다.

 

 번스타인리서치의 관계자는 푸조 등이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면서도 "과거에도 위기를 놀랍게 극복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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