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만 씨(49)는 자신과 같은 서민들에게 자동차 보험료를 깎아준다는 얘기를 듣고 한 보험사 콜센터에 전화했다. 심씨는 “상담 결과 가입 요건이 엄격한 데다 제출 서류도 많은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서민들을 지원할 목적으로 작년 3월 선보인 서민우대 자동차 보험이 겉돌고 있다. 총 가입 건수가 1만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판매에 미온적인 데다 가입 절차도 복잡해서다.

 

 지난 15일 현재 서민우대 차보험에 가입한 건수는 9691건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 추산한 가입 대상 차량 93만여대 대비 1% 수준이다.

 

 서민우대 차보험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로 부양 자녀가 있는 30세 이상 가입자가 대상이다. 등록일로부터 5년 이상 지난 배기량 1600㏄ 미만 승용차 또는 1.5t 이하 화물차만 가입할 수 있다. 당국은 최대 17% 할인해준다고 홍보해 왔다.

 

 보험설계사들도 서민우대 차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한 설계사는 “서민들에게 깎아주는 보험료만큼 설계사 수당에서 차감하는 방식”이라며 “상품을 팔아봐야 수당이 나오지 않는데 누가 적극적으로 팔겠느냐”고 반문했다.

 

 서민우대 할인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장모씨는 “서민우대 조건을 맞추기 위해 여러 서류를 떼서 보험사에 제출했는데 최종 할인금액이 1만1000원에 불과했다”며 금감원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별도 판매비가 소요되지 않는 온라인 채널의 경우 이미 설계사 수당만큼 할인된 상태여서 서민에 대한 추가 할인이 적다”며 “전화나 인터넷 등의 온라인 할인율은 평균 3~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서민우대 차보험 실적이 저조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 4월 가입조건을 완화한 데 이어 이달 말부터 일부 서류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65세 이상 저소득자에게 소득증명서 제출 의무를 면제해주는 게 골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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