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BMW의 플래그십 모델 7시리즈 출시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전 세계 기자들이 모였다. BMW는 한국 싱가포르 대만 호주 등 아시아 지역 기자를 특별 초청하고 독일 뮌헨에서 러시아까지 전용기를 제공했다. 시승행사와 네바강 유람선 관광, 러시아 왕립 발레단 공연, 예카트리나 궁전 방문 등의 일정도 마련했다. 이 행사에만 10억원 이상을 썼다.

 

 피터 크론슈나블 BMW 러시아 총괄 사장은 “러시아와 한국 등 급격히 성장한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1억2030만~2억6900만원에 판매하는 BMW 7시리즈는 지난해 국내에서 2400대가 팔렸다. 한국이 전 세계 4위, 러시아는 7위다. 러시아에서 BMW 판매량은 지난해 40%, 올 상반기 34% 증가했다. 한국시장에서도 상반기 1만7102대를 팔아 전년보다 18% 늘었다. BMW는 ‘브릭스(BRICS)’ 대신 ‘브릭트(BRIKT·브라질 러시아 인도 한국 터키)’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5개국을 주요 시장으로 분류했다.

 

 이안 로버트슨 BMW 총괄 사장은 “경제위기로 유럽시장에서 감소한 중대형 럭셔리카 수요를 브릭트에서 만회하겠다”며 “신흥시장의 잠재력을 보면 올해 판매 증가율 5%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BMW 1시리즈 CKL(Compact Klasse)보다 작은 UKL(Untercompact Klasse)급 초소형차를 개발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에 미니(MINI)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최초의 전륜구동 방식의 소형차 10개 모델을 내놓고 시장 침체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등 경쟁사도 BMW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자국 시장에서는 소형차, 신흥시장에서는 대형 프리미엄카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시장을 타깃으로 럭셔리 마케팅도 강화하는 추세다. 아우디는 지난달 S4, A4 출시행사 때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 1000㎡의 아이스링크를 만들고 고객들을 초청해 자동차 발레쇼를 선보였다. 독일 자동차 전문 드라이버와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인 피겨스케이트 선수가 공연을 펼쳤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지난 4월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한 M클래스 론칭행사에서 음악감독 노영심 씨와 피아니스트를 초청, 그랜드 피아도 30대로 연주회를 열었다. 한국계 디자이너인 휴버트 리 미국 디자인 스튜디오 총괄이 방한해 디자인 시연회도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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