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공조 대주주인 비스티온의 공개매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국민연금의 반대로 비스티온이 예정했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개매수 전량을 취소키로 했다.

 

 한라공조 주식의 시가와 공개매수가의 차이를 겨냥해 투자에 나선 외국계 헤지펀드와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외국계 헤지펀드 및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비스티온이 향후 공개매수를 재시도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마감하는 한라공조 공개매수 신청 청약률이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매수 청약을 대리한 삼성증권은 "공개매수 청약이 목표예정주식수에 미달되면

 공개매수자가 매입을 안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라공조 대주주인 비스티온은 지난 5일 주당 2만8500원에 한라공조 지분 25.1%(2600만주)를 공개매수해 자진 상장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스티온은 한라공조 지분 69.9%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진 상폐 요건인 지분 95%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공개매수 성패는 한라공조 지분 8.1%를 보유한 국민연금에 달려 있었다. 지난 23일 국민연금은 헐값 매각 논란을 우려해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불참으로 공개매수 청약 물량이 25%를 넘을 수 없게 됐고 비스티온은 공개매수를 전량 취소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실패에 따라 단기차익을 노린 헤지펀드와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5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한라공조 주식은 약 1900만주 가량이 거래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150만주 가량을 순매수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라공조 지분율은 81.59%에서 82.99%까지 상승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공개매수 불참을 선언하자 외국계 투자자들은 이날 실망 매물을 쏟아냈다. UBS가 110만주, 씨티글로벌이 약 10만주의 매도 주문을 내놓았다. UBS는 지난 5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한라공조 지분 약 100만주를 순매수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 확대 중 상당 비중은 단기차익을 노린 헤지펀드의 투자로 보인다. 기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더하면 10%이상이 헤지펀드 보유 지분으로 추산된다.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 한라공조 평균 단가는 2만6300원 선이었다. 단기차익을 노린 헤지펀드들은 약 10% 정도 손실을 본 상태다. UBS 등은 이날 매각을 통해 손실을 확정하고 손절매했다.

 

 증권업계에선 다른 헤지펀드들도 손절매를 통해 지분을 매각하거나 비스티온과 협상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지펀드들이 손절매에 나설 경우 한라공조 주가는 더욱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

 

 비스티온과 협상을 벌여 한라공조 지분을 추가 확보한 뒤 배당을 받거나 물타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도 한라공조 주식에 대한 잠재 매물이 늘어나 한라공조 주가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소액주주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국민연금이 향후 공개매수가인 2만8500원 이하로 한라공조 지분을 매각할 경우 업무상 배임혐의를 적용해 소송을 벌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라공조 공개 매수 실패로 소액 주주 및 헤지펀드만 손실이 커진 결과를 낳았다"며 "국민연금의 향후 한라공조 지분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명용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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