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수입되는 완성차 가격이 해마다 떨어지는 반면 부품 가격은 변동이 없거나 점진적 인상이 된 것으로 파악돼 수입사의 '이익보전 법칙'이 지켜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수입차의 국내 판매는 6만2,000대로 지난해 대비 20.5% 증가했다. 특히 배기량 2,000㏄ 미만의 경우 전체의 절반에 해당될 정도로 판매량이 늘었다. 그만큼 수입차 대중화가 이뤄진 셈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승용 내수시장에서 10% 이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FTA 등으로 완성차 가격은 내렸지만 주요 부품 가격은 여전히 높다는 게 보험개발원의 설명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지급된 외산차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 대비 3.5배 높고, 이 가운데 부품비는 국산차 대비 5.4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산차 대비 시간 당 공임이 높고, 부품 수입원가 마진 등 관련 정보가 불투명해 표준작업시간, 도장료 등 수리비 산출기준도 정립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내놨다. 더불어 지역별, 렌트업체별 대차료 편차가 크고 수리지연에 따른 대차 기간의 연장 등에 따른 간접 손해도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수입차 부품 공급 경로를 보면 FTA 체결국이 아니라 제3국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며 "FTA 등에 따른 부품가격 인하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FTA 체결국에서 들어오는 부품이라도 공급 가격에 변동이 없는 품목이 적지 않다"며 "다시 말하면 인하된 관세율 4%를 이익으로 흡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부품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는 서비스 책임 여부가 꼽히기도 한다. 수입차는 국산차와 달리 판매사가 서비스를 함께 맡는 사업 구조다. 서비스센터 확충에 직접 나서는 곳이 판매사라는 점은 그만큼 판매사의 투자를 수반한다. 판매사 입장에선 기존 서비스센터를 통한 최대 이익 창출이 우선이어서 신규 투자에 인색할 수밖에 없는 것. 결국 소비자 불편만 가중되는 셈이다. 

 

 

 신차 가격이 내려간 점도 부품 가격 상승을 부추긴 배경이다. 판매 경쟁이 격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차 가격을 내리거나 제대로 올리지 못해 줄어든 이익을 서비스 부품 가격 인상으로 보전한다는 것. 이와 관련,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공급하는 부품가격이 병행수입업체보다 30% 이상 높다"며 "상식적으로 대량 구매자가 소량 구매자보다 부품 도입가격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입차 부품 가격에 대한 불만은 급기야 정부의 시선마저 끌어당겼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1차적으로 수입차 부품 가격에 대한 서면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장 조사 등은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동차동호회연합 이동진 대표도 "수입차 부품가격이 높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며 "수입차가 시장에 뿌리깊게 안착하려면 판매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돼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수입차 부품 가격이 수입차 시장 활성화의 열쇠로 바뀐 셈이다.

 

 이와 관련, 수입차 관계자는 "모든 수입사의 부품가격이 높은 것은 아닌데, 마치 전체가 부품가격에 거품을 넣은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며 "같은 독일차라도 브랜드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알려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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