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내가 죽였다'며 아들 대신 자수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어머니에 대한 잦은 폭행과 폭언 때문에 고교생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범인이라고 거짓 자수하는 '모정'을 보였다.

충남 홍성경찰서는 20일 술을 마시고 어머니를 폭행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존속 살해)로 정모(17)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군는 지난 17일 오전 4시 30분께 홍성군 홍성읍 자신의 집 거실에서 아버지(41)가 어머니를 폭행한 뒤 '다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둔기로 아버지의 머리와 가슴을 각각 1회씩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 정씨는 오전 7시께 아들이 남편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내가 남편을 죽였다"며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어머니 정씨와 아들 정군의 진술이 다르고 현장 감식 결과 혈흔의 방향 등이 일치하지 않는 점 등을 수상히 여기고 정군을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정군은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를 그대로 두면 자신과 가족을 모두 죽일 것 같아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아버지 정씨는 술을 마시고 수시로 아내를 폭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군은 평소 학교생활을 성실히 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신질환이나 충동 장애 치료를 받은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