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년전만해도 중형차 베스트셀러엿던 뉴EF*_*

하지만 이건 2.5 V6 입니다+_+ 한번 몰아보고 싶네요 성능은 요즘차에 비해서 딸리지만 그 희소가치성이 ㅋㅎ

보배에도 올라와잇긴한데 순정으로 남아잇지를 안네요;ㅋ

 

구형의 이미지 찾기 어려운 앞·뒷모습

시승차는 뉴 EF 쏘나타 2.5 V6. 중형차 보디에 준대형급 엔진을 얹은 풀옵션 모델이다. 사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에 큰 힘을 지닌 차’는 우리나라에서 별 인기가 없다. 자동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배기량과 상관없이 무조건 큰 차를 선호하는 탓이다. 그렇지만 일본이나 유럽의 경우에는 이런 차들이 세제나 경제성, 그리고 성능 면에서 유리해 인기를 끌고 있다. 벤츠나 BMW 등 해외 유명메이커들은 얼마 전부터 경쟁적으로 컴팩트 세단이나 어퍼 미들 설룬에 강한 심장을 얹은 다소 기형적인 차들을 내놓고 있다. 달라진 자동차 시장 상황과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다.

뉴 EF 쏘나타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도 브리티시 세단의 전통적인 색채가 강하게 배어나는 스타일링이다. 현대는 EF 쏘나타의 루프 라인과 옆의 캐릭터 라인을 빼고는 차 외관 전체를 손질해 활동성이 돋보이는 ‘공격형 이미지’로 바꿔 놓았다.
특히 앞, 뒷모습은 구형의 흔적을 찾기 힘들만큼 달라졌다. 보네트 위를 타고 오른 세로 무늬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로젝션 램프가 들어간 더블 헤드램프, 그리고 윗급인 XG에서 빌려온 듯한 보네트의 굵은 선은 차의 길이를 35mm나 늘이는 데 일조했다.

앞 범퍼도 역동적인 모양으로 바뀌었다. 공기 흡입구를 3등분해 공기의 흐름을 고르게 배분, 다운 포스를 많이 얻는 데 역점을 두었다. 흡입구가 하나인 구형에 비해 기능이 강화된 셈이다. 또 이전의 평범한 안개등 대신 요즈음 경쟁적으로 쓰고 있는 프로젝션 안개등을 갖추었다.

쏘나타Ⅲ를 연상시키는 뉴 EF 쏘나타의 뒷모습은 신선한 맛이 없다. 네모난 컴비네이션 램프에는 둥근 브레이크등과 주차등이 들어 있고 아래쪽에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이 나란히 있다. 그리고 10개의 빗살이 들어간 16인치 알루미늄 휠에서 뉴 EF 쏘나타의 스타일링은 마무리된다.

그러나 클래식한 멋에 예술적인 가치가 돋보였던 구형에 비해 뉴 EF 쏘나타의 스타일링은 독창적이라기보다는 베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벤츠 C 클래스 것을 빼다 박은 듯한 헤드램프와 마무리가 엉성한 프로젝션 안개등, 구형의 5스포크 휠에 비해 디자인이 떨어지는 16인치 휠 등이 옥의 티다.

주행·안전 시스템 보완해 고급화

뉴 EF 쏘나타의 실내 인테리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부분품의 품질을 개선해 고급화했다. 우드 그레인과 잘 조화된 검은 톤의 인테리어는 실내를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실내 A, B, C 필러와 천장 내장재의 색깔이 인테리어 색과 달라 어색하다. 그러나 카탈로그를 보니 한가지 색으로 통일되어 있어 안심이다.

현대의 로고가 새겨진 스티어링 휠은 한층 품격이 느껴지고 센터 페시아는 구형에 비해 잘 정돈되어 있다. 현대는 뉴 EF 쏘나타에 그랜저 XG의 공조시스템을 써서 차의 격을 높였다. 주행시간과 평균속도, 주행가능 거리 등 간단한 정보를 알려주는 트립 컴퓨터도 처음 선보이는 장비다. 하지만 실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트의 마무리가 엉성한 것이 불만이다.

현대는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뉴 EF 쏘나타에 몇 가지 시스템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일반 ABS와는 달리 제동거리를 17%나 줄여주는 B.A.S(Brake Assist System)와 차속 감응형 파워 스티어링(EPS), 비의 양을 감지해 와이퍼의 속도를 조절하는 레인센서 와이퍼, 조명효과가 뛰어난 HID 헤드램프 및 헤드램프 조사각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오토 레벨링 시스템, 배터리 세이버 시스템 정도가 주행·안전과 관련해 새로 더한 장비들이다.

동급 최고인 뉴 EF 쏘나타의 V6 2천493cc 170마력 엔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성능을 입증해왔다. 각종 장비들이 추가되어 차체 무게가 약 30kg 늘어났지만 기민한 몸놀림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고속에서 약간의 지체 현상을 보이는 것만 빼면 전 영역에 걸쳐 엔진의 rpm을 고르게 사용하는 데 무리가 뒤따르지 않는다. 여기에 국산 중형차에는 처음 쓰인 하이매틱 자동변속기가 멋지게 조화되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준다. 아쉬운 점은 동력성능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서스펜션이다. 추월을 위해 몸을 비틀면 밖으로 나가려는 차의 탄성을 즉시 잡아주지 못하고 한 템포 정도 느리게 운전자의 의도를 읽는다. 서스펜션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탁월한 ABS의 진가, 눈길에서 확인

일산을 지나 통일동산 근교는 얼마 전에 내린 눈으로 온통 백색 벌판이 되어 있었다. 새로 쓰인 ABS 시스템을 실험해볼 좋은 기회다. 눈과 얼음이 뒤섞인 언덕길을 오르는 뉴 EF 쏘나타의 눈길 등판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속 60∼70km로 달려도 미끄러짐 없이 거뜬하게 올랐다.

내리막길에서는 등판 때의 성능을 비웃기라도 하듯 완벽한 브레이킹으로 시승자를 놀라게 했다. 시속 60km에서의 제동거리는 약 7m, 기타 줄을 긁어내리는 듯한 ABS의 작동음이 들리는 순간 차는 이미 멈추어 서 있다. 좌우 쏠림 없이 우뚝 서는 뉴 EF 쏘나타의 성능이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시도해 보았지만 결과는 모두 같았다. 장비와 시간만 마련되면 충돌 때 차의 속도와 안전벨트 장착 유무를 종합적으로 인지해서 에어백의 전개여부를 판단한다는 ‘인공지능 인텔리전트 에어백’까지 시험해보고 싶어졌다. ABS의 시험 결과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통일 동산에서 돌아오는 길은 거북이 걸음을 하는 차들로 주차장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 눈과 빙판이 뒤엉킨 2차로를 접어두고 모두들 눈 녹은 1차로에 몰려 있다. 여기서 호기심이 발동해, 아무도 가지 않는 2차로에 차를 얹어보았다. 빙판길을 달리는 실력은 좀 전과 마찬가지. 시승자의 의도가 머쓱해지는 순간이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차에 큰 배기량 엔진을 얹은 차를 좋아한다. 샐러리맨이 덩치 큰 대형 고급차를 살만큼 주머니사정이 좋을 리 없는 것도 이유지만, 차는 크면 클수록 민첩성이 떨어져 운전의 재미가 반감된다. 현대가 자신 있게 내놓은 뉴 EF 쏘나타 2.5 V6. 몇 가지의 개선점만 보완하면 윗급 시장까지 위협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이다.

글-자동차생활 2001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