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배출가스·소음 인증 확보완충시 443㎞ … 8 ~ 9월 인도 전망비싼 가격은 약점 … 마진 감소 불가피
  • ▲ 르노 세닉 E-테크 일렉트릭 ⓒ르노그룹
    ▲ 르노 세닉 E-테크 일렉트릭 ⓒ르노그룹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으로 내수 시장에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르노코리아가 이번에는 유럽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전기 SUV를 출시한다. 주인공은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이하 세닉)'으로, 국내 전기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경 세닉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준중형 SUV인 세닉은 르노그룹이 한국에 선보이는 첫 번째 전기차로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폭스바겐 ID.4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코리아는 세닉과 관련해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1회 충전 주행거리 인증을 진행하는 등 국내 출시를 앞두고 각종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8일 마무리된 환경부 인증 결과 세닉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복합 기준으로 443㎞를 인증받았다. 이는 아이오닉5 기본 모델(365㎞)보다 길고, 아이오닉5 롱 레인지 모델(485㎞)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닉은 르노 그룹의 전기차 전용 'AmpR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 SUV다.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BMW 5시리즈, 토요타 CH-R, 기아 EV9, 푸조 3008, 볼보 EX30, BYD 씰 등 유수의 후보들을 제치고 '2024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 상은 유럽 22개국 59명의 전문 심사위원단이 평가하는 권위 있는 상으로 세닉은 총점 32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BMW 5시리즈(308점)와는 21점 차이를 보였으며 59명 중 22명이 세닉에 최고점을 부여해 상품성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높은 안정성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30여 개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더불어 안정성을 인정받은 LG에너지솔루션의 87kWh 배터리, 차량 화재 예비책 등이 호평을 받았다.

문제는 가격이다. 세닉은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그랑 콜레오스와 달리 르노 프랑스 두에 공장에서 제조하는 물량을 수입한다. 국내 생산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지만, 이는 국내 판매량이 상당할 경우에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세닉의 가격은 3만8000유로(약 5905만 원)부터 시작한다. 유럽의 평균 차량 가격이 국내보다 다소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도 국내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유로화 가치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점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요소다. 실제 원·유로 환율은 올해 초 1510원대에서 4월 말 1639원대까지 9% 가까이 상승하며 최고치로 뛰는 등 고공행진 한 바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도입이 결정될 시점에 유로 환율이 상당이 높았다"라며 "한국 본사 입장에서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많은 방안을 생각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르노코리아 측은 차량 판매 마진을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덜 남기더라도 국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격대로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세닉이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를 새롭게 브랜딩하고 나서 출시하는 첫 번째 전기차이자 르노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첫 모델인 만큼, 판매 대수에 연연하기보다는 회사의 전동화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