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작년 가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느때와 같이 모바수와 함께 방방곡곡 여행을 다니고

모터스포츠를 구경하러 다니고 있던 어느 날

 

벨로스터N의 출시 소식을 듣게 됩니다


특히나 모터스포츠 경기를 열심히 찾아다니고 있던 저는

요녀석의 실물을 꽤 빨리 접할 수 있었죠


근데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크게 감흥은 없었습니다

저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차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냥 팝콘소리가 좀 신기하긴 하네 정도?

(세이프티카가 포메이션 랩 출발전에 팝콘을 어찌나 튀기던지;;;)
 
 
하지만

서킷에서 활약하는 녀석을 보며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녀석을 보며

점점 궁금증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차인지 궁금한데? 나도 한번 타 보고 싶다"
 

하지만 수동밖에 나오지 않는 요녀석은

렌트나 카쉐어 시장에 나올리가 만무했고

저는 그저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었드랬죠


그러던 어느 날...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시승차를 운영한대요!'

라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사실 직원이 옆에 동승하는 메이커 시승은

아무래도 마음껏 몰기에는 눈치가 보이다 보니

평소에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지만
 

요녀석은 메이커 시승 외에는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없겠다 싶어서

냅다 시승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https://bfron.tistory.com/226 참조)


시승 예약이 꽉 차 있었던지라

무려 예약을 하고 나서도 한달을 꼬박 기다려서

첫 시승을 할 수 있었는데요
 

시승 직전까지 많은 비가 쏟아졌고,

추석 연휴 전날이라 교통량이 많았던데다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린 30분짜리 시승코스에 목마름을 느낀 저는

 
 
바로 두 번째 시승을 신청했습니다


두 번째 시승은 한 시간 코스였던 데다가

날씨가 좋으면서, 교통량도 많지 않았고


동승한 직원분도 자동차에 관심이 많던 분이라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셔서

느긋하게 차를 살펴볼 수 있었죠
 

그렇게 시승을 하는데 약간 허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차로는 죽어라고 밟아야 간신히 도달할 수 있는 속도를

이 차로는 너무나도 손쉽게 낼 수 있었고


내 차로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코너를

이 차로는 아무렇지 않게 돌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이 차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라는 궁금증으로 신청했던 시승은
  

첫 번째 시승이 끝나고 나서

"나도 이런 차가 있었으면 좋겠다"

...로 바뀌었고

 

두 번째 시승이 끝날 때 쯤에는

"이 차를 반드시 사겠다!"

...라는 다짐이 되어있었습니다


사실 고민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어요

누군가에게는 싸고 재미있는 펀카겠지만

저 같은 소시민에게는 꽤 비싼 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려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는데요


'이 차를 내가 진짜 살 수 있을까?'

'진짜 사도 괜찮은걸까?'


'내가 평소 월 지출이 이만큼 되고, 수중에 돈이 이정도 있으니까

돈을 이만큼 더 모아서 나머지는 할부로 하면 

한달에 빠져 나가는 돈이...'


그렇게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2019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때

지금으로 부터 딱 1년 후에 이녀석을 계약하러 가겠다'
 

참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좀 웃긴 일이지만

제 나름대로는 이 차를 사야겠다고 결심 한 이후로


그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마치 금연의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
:
자신의 금연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사람들 처럼


저 역시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에게

'나 이차 내년에 꼭 살꺼야!'

'나 내년에 이 차 타고 올게!!'

'내년에 내가 이 차 안사면 나 욕해도 된다!'

하고 막 질러놓은 후에(...)


본격적으로 씀씀이를 줄이면서

2019년의 가을을 위해 존버(?)를 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2018년 연말의 어느 날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사실 2019년 가을이 지나서 차를 살 생각이었던지라

개소세 인하 혜택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6월까지 개소세 인하가 적용된다면

어차피 내년에 차를 살꺼 6월 이전에 출고하면

한푼이라도 더 아낄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던 와중에

연말에 강원도를 흥얼흥얼 돌아다니다가
 

문득, 제 차의 주행거리가

10만km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요


가뜩이나 수동인데 깡통옵션이라, 중고값을 많이 못 받는 상황에

10만km가 넘어가면 감가가 감당이 안되지 않을까?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어서


결국

이왕이면 한 푼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을 때 새 차를 사고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 때 타던 차를 팔자

...로 계획을 수정하게 됩니다


사실 차를 빨리 사고 싶어서 정신승리 한 거 아니냐구요?

어떻게 알았지;;;


2015년 10월...
 

정말로 쥐뿔도 없던 시절에

어릴적부터 꿈꿔왔던 자동차 여행의 로망을 이루기 위해

쥐꼬리만한 월급을 쥐어짜내서 샀던 내 인생 첫 차


이 녀석과 함께
 

산으로

 

바다로

정말 안 가본 곳이 없었는데


제 여건상 이녀석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었기에

(주차 문제로 차 두대를 굴릴 수 없는 상황)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 때 팔아서

새 차 사는데 보태쓰기로 한 것입니다


차량 판매글을 쓰기 위해
 

시골에 내려가서 마지막으로 세차를 하고

 

마지막으로 판매용 사진을 찍는데...


이제 떠나보낼 때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참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사실 판매글을 올리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옵션도 없는데다가 수동, 게다가 비인기 색상의 조합

과연 이게 팔리긴 할까..? 하는 생각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판매글을 올린지 한 시간 만에 계약금을 건 분이 나타났고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비싸게 올렸어야 했는데...
 

1월 14일

미세먼지가 엄청나게 날아왔던 날


멀리 통영에서 올라오신

출퇴근용 세컨카를 찾고 있던 구매자분에게

이녀석의 키를 넘겨드렸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계약서를 쓰고 나서 시작 된 기다림


계약서를 쓰기 전에는

출고까지 최대 3개월까지 걸린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에

'계약서를 쓰고 한 두달 잊고 살다보면 나오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계약서를 쓰고 나니

내 차는 대체 언제 나오나 하며 안절부절 하게 되더군요


다행히 올 해 들어서

벨로스터N의 적채물량이 상당수 해소되어

출고일이 상당히 빨라져서


약 2주만에
 

이녀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차를 사기 전에는

레이크 실버냐, 팬텀 블랙이냐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누님들이 적극적으로 까만색을 밀어서

까만색으로 구매하게 되었네요
 

차량의 엔진출력이 갑자기 3배 넘게 뻥튀기 되는 바람에 (78마력 -> 275마력)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재미있게 타고 있구요



아직 번호판도 안달았을 때 이미 옆구리 한번 해먹었고... 따흐흑



경차 살 때는 없었던 으마으마한 취득세에

부들부들 떨며 등록도 하고



그새 장거리도 두 번 다녀와서



출고한 지 2주가 좀 넘은 지금


어느덧 적산거리가 1400km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닝에 비해 유류비가 꽤 많이 늘어난지라

예전만큼 많이 싸돌아다니진 못하겠지만


 

요녀석과 함께 할 카라이프도 많이 기대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