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전도 할 줄 모르고,


따라서 차는 당연히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태어나서 단 한순간도 뚜벅이가 아니었던 적은 없다.


앞으로도 벗어날 길은 요원하다.


'손나 와타시'...




자동차란 와타시에게 있어 상상의 존재와 같다.


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더더욱 자동차를 사모하고 갈망한다.


누가 내게 차도 없는 놈이 수입차와 수입차를 소비하는 문화에 대해 왈가왈부 한다며 나를 욕해도


나는 떳떳하다.


이미 오래전에 그런 저열한 굴욕감 따위는 가볍게 극복하였다.


면허조차 없음으로 스스로 위안삼는데 그치지 않고,


남들에게도 그 사실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밝히는,


쿨내 풀풀 풍기며 웃어넘길 수 있는 '코노 와타시'기 때문이다!




나는 오로지 팩트로만 논박할 뿐이며,


수입차타며 허세 좀 부리며 나를 천시하던 꼴사나운 녀석들은,


오늘도 나의 퍼'팩트'한 융단 폭격 앞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간다.


그 팩트는 애석하게도 넘에게 주워들은 글과 영상매체, 숫자가 전부이다.


물론 그 조차도 내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철저히 취사선택할 따름이다.


그로 표현되지 않는 모든 디테일, 품질, 감성은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내게 필요치 않은 사실을 외면했을 뿐,


팩트가 아닌 거짓을 전한 적은 없기에,


더없이 떳떳하고 당당하다.


그것이 '코노 와타시'의 프라이드다!




가끔 논박할 수 없는 귀찮은 나부랭이들이 기어와 나의 목을 옥죄거나,


자차 인증충들이 나를 '뚜벅이'라 멸시할 때면,


이제는 내성이 생길 법도 하지만


'뚜벅이'란 내안에 숨은 열등감은 좀처럼 단단해지질 않는다.


나는 애써 여유있는 척 무시하고 여느 때와 같이 무면허 드립으로 가볍게 튕겨낸 후,


앵무새처럼 133년 전통의 'F1 맛집 탐방기'를 작성한다.


그거면 된다.


나는 패배하지 않는다.


나는 승리하는 자다.


나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떳떳한 뚜벅뚜벅 뚜벅초.


사바나 초원을 거니는 한 마리의 숫사자처럼 위풍당당.


오대양을 유람하는 모비딕처럼 유유자적할 따름이다.


그것이 '코노 와타시'다!




나는 자격이 있다.


나는 수게에 올 자격이 있다.


나는 수게인이다.


나는 네놈들에게 천시받고 싶지 않다.


나는 수입차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는 자다.


나는 네놈들과 능히 말을 섞을 자격이 있는 자다.


F1의 광팬인 나는 네놈들보다 우월한 존재란 말이다.


나는 매일밤 나의 영웅 루이스 해밀턴과 함께 레드불링, 몬차를 누비는 자.


매일밤 나의 방안에 울려퍼지는 그들의 포디엄 셀레브레이션은 곧 나의 기쁨, 나의 위대한 승리요.


나를 천대하던 모든이들에게 날리는 통렬한 KO펀치이다.


그들은 추락할 것이고, 나는 비상할 것이다.


지금은 방구석에서 네놈들에게 괄시 받는 나지만,


언젠가는 상상속의 PROJECT ONE을 타고 도산대로 한복판을 달리는 모습을 꿈에 그리는,



나는


놀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