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년의 세월에 부르트고 삭은 호스를 탈거합니다. 이 정도면 줄줄 새도 할 말이 없긴 하네요.
단골 자동차 용품점에 가서 아저씨와 수다를 떨며 사이즈가 맞는 호스와 새 호스밴드를 구매합니다. 확실히 오래된 호스에 비해 새 호스는 짱짱합니다. 그대로 가져가서 재결합하면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냉각수 냄새가 살짝 달달한 편이라 그런 건지 꿀벌이 한 마리 날아들길래 팔을 내밀어 앉혀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주변에서 꿀벌이 날아다니면 쏘일까봐 괜히 긴장하곤 했는데, 요 녀석들이 얼마나 순한지 알게 되고 나서부터는 마냥 귀엽기만 하네요. 물론 저는 작업을 계속 진행해야 하므로 주차장 옆 연석에 조심히 내려주었습니다.

제 지정(?)석입니다. 사람들이 딱히 좋아하지 않는 주차장 가장 먼 쪽 구석탱이에 주차를 해 두기 때문에 자가정비를 할 때도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고, 저도 한 쪽이 막혀 있어 문콕 걱정을 안해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차 옆에는 제 데일리카를 주차해 두거든요. 제가 이 자리에서 항상 뭔가 깨작거리고 있다 보니 이웃들은 제가 자동차 정비사인줄 알더랍니다. ㅋㅋㅋㅋ

다음 순서는 점화 코일 교환입니다. 요즘 자동차들은 기통마다 코일과 플러그가 연결되어 있지만, 제 560SL을 비롯한 옛날 자동차들은 점화 코일 1개에 배전기가 연결되어 각 점화 플러그에 전압을 인가해 주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런 메커니즘이 요즘 메커니즘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편이라고는 하지만, 8기통 엔진에 마냥 저렴하지는 않은 점화 코일을 1개만 교환해도 된다는 것은 꽤나 큰 장점입니다. 신형 방식 코일은 교환해 봤어도 이 구형 방식은 처음 접해보는데, 다행히도 구조가 꽤나 단순해 어떻게 탈거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새 점화 코일입니다. Rennline 사에서 만든 부품인데, OEM 부품에 비해 더 강력한 점화 성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기존에 달려 있던 점화 코일은 여분으로 보관합니다. 소소한 디테일이지만, 코일의 양극과 음극의 볼트가 서로 다른 크기를 가져 실수로라도 와이어를 반대로 연결할 걱정이 없습니다.
교환 후 느낌은... 음 크게 다르진 않네요. 시동이 조금 더 잘 걸리고 공회전이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 사실 기존 점화 코일에 큰 문제가 있어서 바꿨다기보단 어차피 오래된 부품인데 본넷 여는김에 교환해 주자는 생각으로 작업한 거라 이쯤해서 만족하렵니다.

이번 주말에 한파가 들이닥칠 예정입니다. 영하 10도의 날씨는 딱히 문제될 게 없지만, 비가 같이 내릴 예정이라 텍사스 주에서 종종 문제가 되는 우박 피해가 우려되어 두꺼운 이불을 덮어 주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렇게 이불을 덮어주고 땡은 아니고, 그 위에 자동차용 커버를 한 번 더 씌워 마무리합니다. 사진 왼쩍에 제 데일리카인 2002년식 쉐보레 서버번이 보이네요. 기름은 신나게 퍼먹는 자동차이지만, 벌써 24년이라는 차령이 무색할 정도로 문제 없이 잘 주행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주행하는 거라 기왕 시동킨 거 기름 만땅으로 채워주고 옵니다. 일반유를 넣어도 잘 굴러간다고는 하지만 습관적으로 이 차에는 고급유만 넣는 중인데, 고급유마저 리터당 1300원대인 동네인 데다가 (데일리카에 넣는 일반유는 리터당 800원 남짓입니다) 요 차는 기름통이 워낙 작아 유류비 부담은 덜한 편입니다.
앞으로도 교환해줄 부품이 몇 가지 남았지만 그래도 운전할 때마다 모는 맛이 있어 소소히 즐기며 타고 있습니다. 모두들 추운 날씨에 안전과 건강 유의하시구요 다음에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