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차라 쓰고 올드카라 읽는 좆구형
20년도 넘은 E38 740il입니다.
차보러가서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차번호가 전 여친의 번호여서.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20대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참 귀엽고 예쁘고 착한여자였는데 생각하다 그냥 이것도
인연인거 같아서 바로 데려왔습니다.
재규어스러운 옥스포드그린색상에 2중접합유리 750브레이크 옵션에 서스는 빌스테인 hr조합 레이싱휠 아우라 배기 튜닝 입니다.
통풍시트랑 오디오 빼고는 옵션도 썩차여도 좋습니다.
롱이라 뒷자리도 살벌하고 엉따 손따 전동트렁크도 있고요.
데려오고 벌써 해가 바뀌었군요.
중간중간 폐차가 마려워지는 순간도 가끔 있었습니다.
제네레타 간거 1년도 안되서 사망하고 전동 트렁크 모터 사망하고 문콕도색한거 한달도 안되서 또 당하고 ㅜㅜ.
근데 운전대 잡고 악셀조지는 순간 그런생각 1도 안나요. ㅎ
V8 4400CC 묵직헙니다. 기름도 묵직하게 드시구요.
올드 V8은 멋쟁이 할아버지 같습니다.
멋진데 잘 아픔니다. 고쳐도 고쳐도 시름시름 합니다.
아프면 기본 1주일 입원에 들어가지만
이제 폐차마려운건 없어졌는데 어머니가 차를 볼때 저를 불쌍한 눈빛으로 보시더니 요즘 가게 힘드냐고. ㅎㅎ
이차가 그래도 7시리즈 8기통이야 엄마 하니까
가게 힘들면 돈좀 줄까? ㅜㅜ
부모님이 보시기엔 멀쩡한차 놔두고 왜 저런 썩은걸 타고 다니나 하실겁니다. 아니 대부분 그럴겁니다. ㅎㅎㅎ
세컨으로 데려왔는데 데일리로 조지는 중입니다.
이놈타고 가끔씩 단체 배달도 다님니다.
기름을 어찌나 맛있게 잡수시는지.
수리비도 연비도 상당한 대식카입니다.
이차를 타기전에는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는 올드카였는데
지금은 그매력에 흠뻑 빠졌네요.
올드 수동 한대 더 데려올까 해서 눈팅중인데 매물 찾기 힘드네요.
헐퀴 차번호 가린줄 알았는데 한장만 가렸었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