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탔네요. 세월만큼 노후되기도 했고 그 전에 타던 투스카니도 검정이었어서 이번엔 흰색차가 너무 타고 싶었습니다.

폐차까지 가져갈 녀석이라 올도색을 해볼까 랩핑을 해볼까 고민을 했습니다.

램핑 견적을 알아보니 싸면 백 중반에서 후반 정도 하더군요. 이제 제 차 시세가 500도 안될텐데 좀 애매했습니다;;;

손재주가 좋은 편도 아니고 차는 분해 조립 조차 해본 적이 없어서 블랙박스도 혼자 설치 제대로 못했던 사람입니다.

그래도 이참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자동차는 성인의 장난감 아니겠습니까:) 타는 것 말고도 꾸미는 재미도 있는 것이죠.

큰 결심을 하고 필름 주문배송 받은 다음 제일 어렵다는 범퍼부터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려운 범퍼를 성공하면 계속 진행하고

실패하면 포기하는 것으로...



 
당연히 실패입니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 불러야 된다..
포기하고 그냥 업체 맡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누라가 옆에서,
필름값만 날리고 이게 무슨짓이냐, 그러게 처음부터 돈 주고 맡기라니까 이게 뭐냐, 오빠가 성공하면 랩핑샵 다 망하는 거다.
팩폭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밑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는데요ㅂㄷㅂㄷ 분노인지 열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여튼 오기가 발동해서 무조건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분.. 아니.. 열정으로 가득찬 각오를 합니다!
쉬운 프론트휀더부터 해봅니다.


 
어라? 괜찮은데? 슬슬 간댕이가 커지기 시작하네요.


 


첫날 여기까지 했습니다. 뭔가 뿌듯하면서 잘하면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생각을 잘못한 것이... 쉬운 부분부터 하면서 요령을 익혀야 하는데 첫방에 범퍼를 했으니ㅉㅉ

그런데 오피러스가 옛날 차라 도어 외 케치 빼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둘째날엔 거기서 시간을 다 잡아먹었네요..





문짝만 하다가 2일이 소요됐습니다ㅠㅠ

공임을 100만원 잡았을 때 4일 안에는 끝내야 수지타산이 맞는데..

너무 오래 걸리면 돈 주고 하는 게 나으니까요.

이미 느꼈거든요.... 랩핑 공임 100만원이면 싼거라는 것을..... 정말 빡셉니다...




본넷 부분 할 때 열이 식어야 한다는 건 들었지만 식었다고 생각했는데 엔진열이 약간 남아 있던 정도로도 고생 좀 했네요.
필름을 일단 얹어 놓았는데도 너무 달라붙어서 다시 떼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완전히 식힌 후에 해야 합니다.
다 혼자 했는데 범퍼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와이프 불러다가 필름이 땅에 닿지 않게 잡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와이프의 협박으로 덧붙입니다ㅡ하루 종일 마실 거 사다주랴, 필름 들고 있으랴, 선풍기 쬐주랴, 불 밝혀 주랴 힘들었다고..)
오늘 앞범퍼까지 끝내고 싶었는데 무리인 것 같아서 3일째는 여기까지 하기로 합니다.



 몇년 실외주차에 차를 버려두다시피 했더니 엔진룸이 ㅎㄷㄷ;;;



사이드미러 안쪽이 너무 어렵더라구요ㅠㅠ 오히려 바깥 쪽 둥근 부분은 껌임...
대강 이렇게 4일 동안 마무리는 되었고 사이드 스커트는 워낙 쉬운 부분이라 아무 때나 짬내서 진행 했습니다.




와이프가 지붕은 안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하여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와이프는 빨강을 원했는데 차가... 빨강오피는 너무 관심을 받을 수도 있어서 새틴 화이트 펄입니다.
실물보더니 아주 마음에 들어하네요. 일반 흰차들보다 유니크해서 좋다고ㅎㅎ
물론 처음 하는데다가 제 차다보니 그렇게 꼼꼼하게 하진 못했습니다. 먼지 좀 들어가도 일단 성공할 수 있는지가 더 큰 문제였기 때문에..
그리고 차주인 저 말고는 제 차에 아무도 관심이 없으니까요 ㅋㅋ
돈을 받고 하는 업체는 정말 신경이 많이 쓰이겠어요.. 육체노동에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완성하고 나니 애정도 다시 생기고 너무 뿌듯합니다.
나름 노하우도 많이 생겨서 다음에도 계속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남는 필름으로 제 바이크도 진행해 봤는데 집에서 앉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차랑은 비교가 안되게 쉽네요 ㅎㅎ

랩핑 너무 재밌고 매력있는데 직업으론 못할것 같아요. 내거 하는 거랑 돈 받고 하는 거랑은 천지차이니까요.

랩핑사장님들 항상 응원합니다~

다음엔 어렵다는 크롬으로 도전을 해보고 싶은데.... 그보다 어울리는 차를 먼저 데려와야 할 듯...;;;






회원님의 의견을 듣고 방금 뒷번호판 긴 걸로 교체!

전 번호판 자국이 좀 있어서 보수해야 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