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술 마시고 별일 아닌데 119부터 부르는 것 좀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구급차와 구급대원은 무한정 있는 게 아닙니다
단순 주취자나 비응급 신고로 구급차 한 대가 출동하면 그 시간에 심정지·뇌졸중·중증외상 같은 정말 위급한 환자가 발생했을 때 출동이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맘카페에서 ‘응급실 이용 꿀팁’이라며 119를 부르면 된다는 취지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술 마시고 넘어졌다고 119,
술 마시고 싸우다 다쳤다고 119,
단순히 취해서 움직이기 힘들다고 119,
응급실에 편하게 가려고 119.
술을 마셨더라도 의식이 없거나 호흡이 이상하고 심한 출혈이나 머리 손상 등
실제로 위급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119를 불러야 겠지요
제가 119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가족 중 현직 119 대원이 있어
현장에서 겪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들으면서도 ‘정말 이런 일로 구급차를 부른다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출동의 반 이상이 술주정뱅이 만나는일이 허다합니다
119는 병원에 빨리 편하게 가기 위한 택시가 아닙니다
구급차 한 대가 불필요한 신고에 묶여 있는 순간 다른 누군가는 정말 목숨이 위급한 상황에서 그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내 가족이 심정지나 뇌졸중으로 쓰러졌는데 가장 가까운 구급차가
단순 주취자 이송 때문에 출동 중이라고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술을 마셨으면 가능하면 안전하게 귀가해주세요
응급하지 않다면 119를 편의를 위한 이동수단으로 이용하지 맙시다
정말 필요한 순간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119가 제시간에 갈 수 있도록요
이 글이 널리 공유됐으면 좋겠습니다
+ 추신
정부 관계자나 관련 제도를 만드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언젠가는 112·119 같은 긴급 공공서비스를 상습적으로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음 좋겠습니다
다만 긴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편의를 위해 반복적으로 112·119를 이용하거나
경찰 공무원과 소방대원을 마치 개인 서비스처럼 부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최소한 본인이 그 이용에 책임을 느낄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합니다
제 가족이나 훗날 사위·며느리처럼 가족으로 맞이할 사람이 112나 119를 아무렇지 않게 반복적으로 이용해 온 사람이라면 저는 너무 싫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