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인적인 일을 공개된 공간에 쓰는 것이 맞는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누군가를 무조건 비난해 달라는 의미보다는, 제가 겪은 일이 생각보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듣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저는 20대이고, 올해 2월부터 한 남성과 진지하게 교제했습니다.
가볍게 만난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서로 결혼과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저는 당연히 제가 유일한 여자친구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50대 여성분이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먼저 연락해 왔습니다.
그분은 같은 남성과 약 4년 5개월 동안 교제해 왔다고 했습니다. 제가 그 남성을 만나고 있던 기간에도 연인 관계가 계속되고 있었고, 그분 역시 제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분의 존재를 전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서로의 말을 바로 믿기 어려웠습니다. 혹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감정적인 판단은 최대한 배제하고, 카카오톡 대화와 사진, 만난 날짜와 시간 등을 하나씩 대조했습니다.
확인할수록 충격적이었습니다.
저희 두 사람은 각자 자신만 여자친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결혼과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다른 여성분에게는 여자친구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추가로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저를 만나기 전에도 소개팅 앱을 통해 다른 여성들을 만났고, 기존에 오랫동안 교제하던 여성과의 관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최소 두 명의 여성과 중복된 관계를 이어온 정황도 있었습니다.
결국 한 번의 실수나 순간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비슷한 방식의 관계가 반복되어 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경찰 업무를 거짓말의 이유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른 여성분에게는 장애인 시위 대응이나 출동 업무로 만나지 못한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그 시간에 저와 함께 있었던 날도 확인했습니다. 반대로 저에게도 다른 이유를 말하며 다른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단순히 다른 여성이 있었다는 사실만은 아닙니다.
제가 진심이라고 믿었던 결혼 이야기와 미래에 대한 약속, 함께했던 시간들이 사실은 반복된 거짓말 위에 있었다는 점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교제 중에는 제가 원하지 않는 성적인 사진과 자위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내온 일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진과 영상을 받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비슷한 행동이 계속됐습니다. 일부 영상은 본인이 근무하는 경찰 당직실에서 다른 직원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촬영했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습니다.
연인 관계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반복해서 보내는 행동이 당연히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대 여성분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분 역시 저와 마찬가지로 제 존재를 전혀 몰랐고, 오랜 시간 같은 방식으로 속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저희는 서로 경쟁하거나 다투기보다, 각자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하면서 둘 다 같은 사람에게 속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가 너무 순진했던 것인지, 사람을 지나치게 쉽게 믿었던 것인지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믿고 결혼까지 생각했던 것이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믿었던 관계 전체가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어보신 분이 계시다면,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셨는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