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올해 41살의 평범한 가장입니다.
오늘 무토라는 회사의 면접을 보고 오는 길에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먹먹하여, 평소 눈팅만 하던 보배드림에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글을 적어봅니다.
유통과 행사는 일의 특성상 몇일동안 집에 못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주말에도 나가야하는 횟수가 많습니다. 집에 와서도 새벽까지 제안서나 서류 작업을 해야합니다. 그래서 가족들과의 시간도 더 갖고 싶어서 5월31일부로 퇴사를 하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자연스럽게 무도 및 스포츠 용품 브랜드인 '무토(MOOTO)'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운동인들에게는 나름의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였기에, 제게는 멋진 기업으로 각인되어 있었죠.
그러다 올해 제가 살고 있는 파주에 무토 본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운동 관련 분야에서 일할 기회를 찾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습니다. 마흔하나라는 나이, 세 아이의 아빠라는 타이틀을 걸고, 오랜 팬이었던 회사에서 제 역량을 펼쳐보고 싶다는 순수한 열정 하나뿐이었습니다.
너무 기분 좋게 면접장에 들어섰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스스로 면접 준비가 완벽하지 못했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습니다. 면접관분들의 질문에 100% 만족스러운 답변을 드리지 못했을 수도 있고, 회사 측의 기준에 제가 부족해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로 인한 냉정한 평가는 면접자로서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기에, 만약 탈락하더라도 부족함을 채우는 계기로 삼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이어진 면접관의 한마디는, 오랜 팬심과 가장으로서의 자부심을 처참하게 짓밟아버렸습니다.
이력서를 보던 면접관이 불쑥 제 가정환경을 언급하더군요.
"애가 셋이네요? 애새끼들 키우기 힘들..."
면접관의 입에서 믿기 힘든 단어가 튀어 나왔습니다.
순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면접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지원자의 자녀들을 향해 '애새끼들'이라는 비하성 비속어를 필터링 없이 뱉어낸 것입니다. 아차 싶었는지 면접관은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 없이, "아, 애들 키우는데 힘들겠다고..."라며 황급히 말을 바꿨습니다.
부족한 면접 준비에 대해서는 백 번이고 지적받아 마땅하지만, 면접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제 소중한 세 아이가 면접장에서 '애새끼들'로 비하당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사과조차 할 줄 모르는 그 비겁한 얼버무림 앞에서, 저는 엄청난 모욕감과 분노를 눌러 담아야 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여자 면접관도 계셨고, 당장 화를 낸다면 같은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참았습니다. 아이 하원 시키고 집에 돌아오면서 셋째를 보는데 그냥 화낼껄 그랬나? 하는 마음도 생기더라구요. 시간이 지나니까 응어리가 지내요...
면접장을 나오며 생각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동경해 온 멋진 브랜드에 대해서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면접관은 그 회사의 얼굴이자 조직 문화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지원자를 인간적으로 존중하지 않고, 타인의 가족을 쉽게 모욕하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상사로, 어른으로 있는 곳이라면, 제가 아무리 좋아하는 운동 관련 회사라 한들 결코 함께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입사 전에 이런 바닥을 먼저 보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비록 오늘 면접장에서는 무례한 언사로 상처를 입었지만, 저는 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아빠가 되기 위해 잘 살아가려구요. 진짜 '사람에 대한 존중'이 무엇인지 아는 좋은 일터를 찾아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