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군대에 있는 둘째 아들이 수박을 좋아하거든요.


근데 요즘 철에는 수박이 비싸잖아요?


그래서 이맘때 있는 장인어른 제사에 항상 수박을


사가지고 가고는 했어요.


그 해 첫 수박은 늘 장인어른 제사때 올린 수박이었죠.


제사에 올린다고 위 아래를 커팅을 하는데 


일부러 크게 잘라서 잘라 버리는 부분을 크게 만든 다음


아들과 조카에게 먼저 좀 주다 보니 제사상에 올리가는 수박은


위 아래가 각 20% 정도 잘라진 짜리몽땅한 모습으로 


올라가고는 했지요. 지난 일요일 장인어른 제사 였는데 


이번엔 정상적으로 아주 예쁘고 퍼팩트하게 잘라서 


상에 올렸어요.


여튼 무튼 그 수박의 1/4를 아내가 챙겨 오더니 


저보고 껍질을 까 놓으라고 하더군요.


그때 아차 싶었어요.


둘째가 어릴때부터 수박을 워낙 좋아 하니까


제가 수박을 사다가 껍질을 다 까서 김치통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 두면 지가 알아서 꺼내서 


빵자르는 플라스틱 칼로 잘라서 2~3일이면


한통을 다 먹고는 했거든요.


그때부터 뭔가 까먹은 거에요.


아내도 수박을 좋아 한다는 것을요.


아내도 둘째만큼은 아니지만 꽤 잘라 먹었는데


저는 그냥 신경 안쓰고 살아 온거죠.


작년에 둘째가 군대에 가고 그 이후로는


수박을 사다가 까놓은 적이 없어요.


아내를 잊은 거죠. 둘째만 생각하고.....


처가집에서 잘라 온 


1/4의 수박을 껍질을 까서 냉장고에 넣어 두니까


아내가 먹더만요.


그때 아차 싶었어요.


'아 쟤도 수박을 좋아 하는 애였는데.....'


어릴때 아빠가 수박 농사를 지었다면서 


수박을 잘 안다고 큰소리만 치다가 막상 마트에 가서


제가 '하나 골라바바'라고 하면 


'음....난 주로 먹기만 해서 잘 몰라'라고 하는 


좀 어설픈 매니아 이긴해도 


여튼 수박을 잘 먹는 애인데.....


올해에는 수박을 좀 사야 겠어요.


일단 입안에 먹을게 들어 있으면 잔소리 안하니까.....


(가정 교육 잘 받은 애임. 먹을때는 조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