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억 원의 이익을 본 자는 따로 있고, 5천만 원도 못 받은 자는 따로 있습니다
저는 작은 자동화 설비회사를 다니는 영업대표입니다.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대기업 입찰에 참여해 분류 시스템 설계도면을 제출했고, 시행업체로 최종 선정 업체 통지까지 받았습니다. 이후 계약은 보증보험·협력사 조건을 핑계로 미뤄지다 무산됐고, 예측 가능하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방식의 시스템이 그 회사 터미널에 그대로 설치됐습니다.
사업 규모는 수 백억 원대입니다. 분류 시스템이 절감하는 인건비·운영비까지 더하면 그쪽이 거머쥔 이익 또한 수백억 원에 이릅니다.
저희는 손해배상으로 5천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1 심은 그 5천만 원조차 전부 기각했고, 소송비용은 저희 회사가 부담합니다.
형사 절차에서는 강제수사가 한차례도 없었습니다. 도면 전달 정황이 통신·서버에 남는 사건이었음에도, 압수수색 없이 피고소인 출석 조사만으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민사 절차에서는 피고가 제출한 출처·시점 불명의 외국 자료 한 장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중국에 유사한 설계가 있다"라는 그 자료가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조차 검증되지 않은 채, 법원은 자동 Sorter 방식이 "이미 알려진 아이디어"라고 판단했습니다. 수백억 원짜리 사업의 운명을, 출처 불명의 종이 한 장이 결정한 셈입니다.
그리고 가장 무거운 한 가지. 그 사건의 책임 임원으로 지목됐던 분은, 이후 등기이사로 선임됐습니다.
만약 입장이 반대였다면 어땠을까요? 작은 회사 영업대표인 제가 대기업의 수백억 원짜리 경제성이 있는 도면을 빼갔다면, 새벽 압수수색과 긴급체포, 1면 기사와 회사 부도, 구속 ? 그 코스가 정해져 있었을 겁니다. 수백억 원이 걸린 사건이라면 원래 그렇게 다뤄지니까요.
저는 작은 회사이고 상대가 대기업이었기에, 그 모든 시련을 면했습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같은 사건이 이렇게 다르게 굴러간다는 사실 ? 이것이 제가 묻고 싶은 전부입니다.
소장에도 스스로 적었듯이 수백억 원의 이익을 본 자는 대기업입니다.
그 사업의 임원은 등기이사로 보상받았습니다.
도면을 빼앗긴 저는, 5천만 원도 받지 못한 채 소송비용까지 떠안았습니다.
항소합니다. 형사 이의신청도 진행합니다. KIPO,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갈 수 있는 절차는 모두 갑니다.
이번 생에 이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다음 세대의 작은 회사 대표가 수백억 원짜리 기술을 빼앗기고도 5천만 원조차 못 받는 일은 없도록, 그 정도 흔적은 남기고 가려 합니다.
약자가 한 번이라도 이길 수 있어야 공정한 사회입니다.
※ 글에 적은 금액·결과·임원 선임 등은 모두 실제 진행 중인 사건의 사실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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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