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의도에서 일하는 이제 50인 중년 아재입니다. 

나이가 드니 얼굴에 검버섯이랑 흑자가 생기더군요. 

거울 볼 때마다 신경 쓰여서 큰맘 먹고 회사에서 가까운 여의도역 4번 출구 교보증권 빌딩에 있는 피부과를 찾아갔습니다. (네이버 댓글 같은 것도 좀 참고했어야 했는데 제가 뭘 아나요 T.T)

점잖게 차려입고 혼자 방문하니 만만해 보였던 걸까요? 

1cm 남짓한 흑자와 작은 검버섯 두개 제거하는데 약 30만 원을 부르더군요. 

"아주 싸게 해드리는 거다, 검버섯 하나는 서비스로 반값에 해준다"며 생색을 내길래, 속으로는 '여의도라 좀 비싼가 보다' 싶었지만 웃으며 감사하다고 결제하고 시술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설계'는 시작되었습니다.

  1. 상황 확인 차단: 시술 후 "절대 떼지 마라"며 큰 반창고를 붙여주더군요. 옆에 검버섯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그렇다면 그렇게 왼쪽 볼 반만한 반창고를 붙일 필요가 없었겠죠.. 2주 뒤 떼어보니 서비스로 한 검버섯은 딱지가 앉고 정리가 되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흑자 부위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고 색깔도 그대로더군요..

  2. 시간 끌기: 왜 색깔도 그대로고.... 레이저 시술 받은 흔적조차 없는지 전화하니 "원래 두 달은 지나야 효과 나온다"며 미백크림 바르고 자외선 크림 수분크림 잘 좀 발라라...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네, 믿고 기다렸습니다.

  3. 2차 눈탱이 시도: 두 달 뒤 방문하니 의사가 쓱 사진 보더니 "좀 옅어졌죠?" 하더군요. 아재 성격에 모질게 못 해서 "아 예, 그런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하고 나옵니다... 못 미더웠지만 이게 옅어지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계속 옅어지는건가?? 생각했죠.. 밖으로 나오는데 카운터에서 폭탄을 던집니다."오늘 시술비 20만 원입니다. 이거 다 빼려면 앞으로 5번은 더 해야 해요."

예? 1cm 흑자 하나 빼는데 앞으로 100만 원을 더 태우라고요? 

놀라서 다음에 오겠다니 상담료 1만 5천 원까지 야무지게 뜯어내더군요. 

대신 다음에 시술 받으면 만오천원 돌려줄께....

그런데 제가 무슨 상담을 받았기에 1만 5천원을 낸걸까요??? 왜 시술 흔적이 없나요? 하고 물은거??? 

쫓기듯 나와서 생각해보니 앞뒤가 안 맞습니다. 제 기억력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가 상담실장에게 따졌습니다. "흑자 시술이 제대로 안 되지 않았느냐.... 왜 처음부터 여러 번 해야 한다는 소리 안 하지 않았느냐"고요.

돌아온 대답은 가관이었습니다. "손님들이 못 들었다고 착각들 하시는데, 우린 분명히 말했습니다." 

아주 당당하게 제 기억력을 탓하며 사람을 바보 만듭니다. 

제가 연예인도 아니고 흑자 하나에 수백만 원 쏟아부을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더 기가 찬 건 진료내역서를 떼보고 나서입니다. 그거 하나 받으려고 40분을 기다렸는데 내역서에는 영어로 숄라숄라 적혀 있더군요... 검색을 해봤더니... 참 나... '저출력 레이저(토닝)'라고 적혀있더군요. 애초에 한 번에 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듀오덤 크게 붙여서 상황 확인 못 하게 하고, 두 달 뒤에 오게 해서 다시 덤탱이 씌우려는 완벽한 작전이었던 거죠.

낼모레 50 아재라 만만해 보였나 봅니다. 

옷차림 보니 진상도 못 부릴 것 같고 법도 모를 것 같고 피부과는 난생 처음이라 지식은 전무할 거 같으니 대놓고 설계를 한 거겠죠. 

30만 원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흑자 하나를 빼기 위해 백만원을 더 뜯어내려 했다는 게 황당하고 사람의 신뢰를 이용해 바보로 만들고 무시했다는 사실에 밤잠이 안 옵니다.

만 오천원 내고 가... 대신 니가 나중에 시술 받으면 그때 만오천원 돌려줄께.. 이 말은.... 대체.... 사람을 뭘로 보고 하는 소린지....


현재 조치 상황:

  • 의료법 제21조(기록물 발급 고의 지연), 제24조의2(설명의무) 위반으로 보건소 정식 민원 접수

  • 과잉진료 및 기만행위로 한국소비자원 신고 완료

  • 여의도 직장인들 정보 공유 차원에서 지역 커뮤니티 및 블로그 폭로 진행 중

여의도 형님들,  여의도역 4번 출구 앞의 교보증권 빌딩 피부과 가실 때 조심하십시오. 

중년 남성 혼자 가면 눈 뜨고 코 베입니다. 

제가 바보처럼 보였겠지만, 끝까지 가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여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