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개물림사고 손가락절단 피해자 가족글을 올린 사람입니다. 먼저 앞선 게시물을 링크해두겠습니다.

피해사진이 있으니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 등은 주의해주세요.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freeb/3389755/

 

사건 경과에 대한 설명이 빠진 듯하여 추가로 올립니다.

아버지는 현재 접합이 실패하여 손가락 한마디는 소실상태입니다.

골절된 손가락은 붙여만 둔 상태입니다.

 

사건은 3월 26일 새벽~아침시간대에 발생했습니다.

개장을 탈출한 대형견(아메리칸 아키타)이 지나가던 행인을 덮친 사건입니다.

울트라마라톤(100km 이상 마라톤)을 20년이 넘게 하시던 아버지께서 출근 전 운동 및 훈련 겸하여 하시는데, 갑자기 가해견이 나타나 다리를 물려고 하여 손으로 입 양옆을 잡고 막으셨습니다.

이후 3차례에 걸쳐서 개가 달려들었는데, 마지막에는 물러나는척 뒤를 돌다가 펄쩍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차고 있던 두꺼운 겨울장갑이 벗겨지면서 오른손 검지 한마디도 함께 뜯겨져나갔습니다.

개가 본인이 이겼다고 생각하고 잠시 물러난 와중에, 아버지께서 대로변으로 뛰어가 119와 112에 신고했고, 경찰과 소방관이 왔을 때까지 가해견을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 개에 물린 경험이 있으셨다는 경찰관님도 무서워서 경찰차밖으로 나가시지 못했다고 하셨고,

추정컨대, 소방차나 경찰차 블랙박스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가해견 사진을 나중에 수사자료로 잠시 확인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3월 새벽녘 추운 관계로 겨울용 긴팔 긴바지 장갑 모자를 착용하시고 계셨지만, 위 링크의 사진과 같이 다치셨습니다.

아마 두꺼운 옷이 아니었다면 피해는 더 컸을 것이고, 살점이 통으로 뜯겨나갔을 것입니다.

또한 마라톤 훈련 중 들개훈련이 있어서, 평소 훈련을 받은 관계로 목을 물리면 죽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재빠른 대처가 가능했습니다. 일반인이었다면 아마 즉사하였을 겁니다.

 

추정컨대 아버지께서 20분 정도 사투를 한 거 같다고 하셨고, 피해상황이나 사건경과를 보아 최소 10여분은 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개가 아버지의 양손에 입이 쫙 벌린 채로 대치 중인 상황에서 아버지를 끌어당겼는데, '넘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 온힘을 다했고 무릎을 꿇린 채로 그대로 개에서 끌려갔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양 무릎이 찰과상으로 다치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마 그때 손가락 3개가 골절이 되지 않았을까 하십니다.

성인 남성을 힘으로 끌고 갈 정도의 대형견이라면, 보통의 사람은 어떨까요? 아마도 죽었을 것이고, 저희 아버지께서 운좋게 살아남으신 겁니다. 아버지께서 죽었다면, 가해 견주는 현재 하는 직업도 짤렸을 겁니다. 그러므로 아버지께 살아주어서 고마워해야 마딸하고, 또 다친 것에 대한 진심으로 미안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 의료파업으로 119로 1시간동안 돌아다녔지만, 응급실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119 구급대원이 3번의 사정 끝에 한 대학병원에서 받아주었고, 응급처치만 받은 채로 아버지는 2차 병원으로 옮긴 게 7시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응급실이 못 구해진다면, 차로 2시간 거리의 대전으로 가야한다고 하여 대기하던 중이었습니다. 이차병원에서는 아침9시 진료 시간까지 아버지께서 응급처치만 받으신 채로 2시간을 기다리셨습니다.

아침 7시경 뜬금없이 가해자에게서 어머니의 전화로 '자기 개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2시간 후 담당형사와 함께 조서를 작성하러 오셨는데, 알고보니 현장에서 개가 그때까지 돌아다니고 있었고 입에는 피칠갑을 한 상태라서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수술에서 피해가 너무 심각하고 많아, 골절은 약 1주일 후에 들어간 2번째 수술 과정에서 추가 골절까지 발견하여 총 손가락 한마디 절단, 3마디 연골 골절 및 다발성 창상과 교상을 입으신 겁니다. 사실 절단이나 골절되지 않은 손가락 중에서도 손톱이 빠진 데도 있고, 손바닥도 찢기고 무릎 찰과상도 여러 군데라 피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했던 점이 있습니다.

3차 수술 후 병상 위에 있던 종이를 찍은 사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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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접합도 119 구급대원이 아버지의 장갑에서 손가락을 찾아주어 가능했지만, 결론적으로 손가락 접합은 실패하여 의사선생님께서 최대한 살점을 떼어 모양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일반인보다는 짧지만 기능장해 판정시 손가락 한마디 절단으로는 판정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하여, 골절된 3개의 손가락을 기준으로 기능장해 판정을 받으셨습니다(사건 후 6개월 이후 판정 가능).

 

개가 머리를 흔들고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신경의 이상이 있는지 팔목이 영 이상하다고 하시고, 골절된 손가락은 연골부위인데다 안 좋게 부러져 의사선생님 왈 앞으로 쓸 생각 말라고 합니다. 어차피 끝마디는 물건을 집는 데 그렇게 큰 기능은 하지 않으니, 섬세한 작업과 힘쓰는 기능 등은 못하지만 물건을 쥐는 기능은 가능하다고 합니다.

 

오늘 아버지께 칵테일잔 모양의 유리물컵을 드리니,

'저거(도자기 물컵인데 손잡이 달림)보다 원활히 들기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도자기 컵이 무거웠다고.

생각조차 못한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아버지는 말없이 불편을 겪고 계셨던 겁니다. 친구 선물이라고 아빠는 예쁜 잔에 준다고 드린 건데, 무심결에 툭 내뱉으신 그 말에 속상했습니다.

 

 

사건 발생 후 1년 가량이 지나 왜 이러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나 학교폭력 피해자들도 겉보기에는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과연 사건 전과 후과 같은 사람일까요?

팔다리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라지고, 아버지께선 물론 손의 큰 이상이 있으시지만 일단 겉보기엔 정상처럼 보입니다.

근데 하루종일 주무세요. 아침먹고 주무시고 점심먹고 주무시고, 3시간 이상 무언갈 하시는 것도 힘들어하십니다.

사실 더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치료비 걱정에 그만 두고 나오셨고,

나오신 아버지가 심심하실까, 불편하실까 걱정되어 날마다 저희가 돌보고 있습니다. 혼자 두기 불안하고, 집에서 혼자면 밥도 잘 안 챙겨드시니까요. 그런데 하루종일 주무신 날은 속이 불편하시답니다. 식사량이 예전과 비교해 말고 못하게 줄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정신력으로 버텨본다고 하는데, 그게 정신력으로 버텨지는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신 방식대로 버텨 이겨내려는 것이시겠죠.

 

베스트글에서 왜 밀려나고 댓글순위에서도 왜 밀리는지 의아하지만, 그래도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 한 번 더 보시라고 글 올립니다.

 

손가락 접합수술을 하고 약 10일간  저와 언니가 번갈아가며, 접합부위 피가 고이면 썩는다 허여 거머리를 조금이라도 더 물려 보려고 고생하였습니다.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의사선생님께서 손톱끝이 살았다고 하셨고, 신기하게 손톱이 조금씩 자라납니다. 손가락이 창피하여 앞으로 집앞으로도 못 나가겠다던 아버지께서는, 자라나는 손톱 끝을 흐뭇하게 보십니다.

 

1년이나 지나서 이렇게 글 올리는 건,

가끔 자려는데 저도 화가 올라와요.

법이 그러니까, 형사합의 했고 민사는 보험처리 했다고. 의무는 가했대서. 형사합의는, 변호사 상담 결과 어차피 100만원 미만 벌금 받고 끝난대요. 현실적으로 합의금이라도 챙기래요. 그 날 어머니랑 저랑 변호사 사무실을 허탈하게 나오던 게 생각납니다. 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서요.

 

저희 아버지는 일년에 2차례는 울트라 마라톤을 참가하시고,

농사일에 경비일까지 하시고, 집안에서도 쉴새없이 움직이시던 분이십니다. 겉보기에 괜찮다고요?

잠만 주무십니다, 뭐만 하면 걷는 거도 힘들어하고, 추위도 엄청 타세요. 다들 더워하는데, 혼자 추워 하셔서 창문 꼭꼭 닫아드려요.

 

청원24에 어떤 분이 세금 물리라던 의견 올려주신 것 보았습니다.

 

저는 자동차손해배상특별법처럼, 개를 키우려는 사람은 교육을 받고 면허를 따야 하고, 몇 년마다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하고, 강아지나 개는 나라에서 위험성이 높은 개는 걸러서 인간과 공존 가능한 개만 분양을 해주고, 자동차처럼 개도 등록하여 자동차세처럼 견세를 내서, 혹시 일어날 사고에서 견주의 100% 책임과 적어도 피해자가 걱정없이 치료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해당 가해견과 도로 위 피흘린 현장 사진을 찍은 겁니다.

해당 가해견은 4월 2일까지 개장에 목줄과 입마개도 안 한 상태로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2차 수술 후 아버지가 힘들어하시는 모습에 분노한 제가 지자체에 신고하였고, 바로 다음날 사라졌습니다. 견주 말론, 아는 사람 주었다고 하였습니다.

경찰 측에선 개는 물건이라, 개인의 소유물을 건드릴 수 없다고 하였고, 지자체에선 과태료 처분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고 합니다. 개는 물건이니까요. 개에 대한 처분도 피해자가 직접 행동해야 했습니다.

 

탈출한 개장에 목줄과 입마개도 없이 둔다는 것은 2차 사고의 위험도 있고 평소 유동량이 많고 노인분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근처 사시는 분들은 다들 무서워서 피해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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