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선행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라며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9살, 7살, 4살 세 아이를 키우며
수입자동차 부품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 평범한 아버지입니다.
총각때 가입하고 눈팅만 하며 보배를 기웃거리는 아재가
이번에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해서 글을 올립니다.
부자는 아니지만, 올해만큼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내 아이들에게 주는 마음의 온기를
누군가와 조금 나누고 싶었습니다.
몇 년 전, 인터넷으로만 후원을 했다가
후원금이 실제 아이들이 아닌
기관 내부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알고
후원을 끊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도움’이라는 말에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내가 직접 발로 찾아가 보고,
눈으로 확인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곳에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강화도의 작은 보육원 ‘계명원’
인터넷으로 여러 기관을 찾아보다가
강화도에 있는 계명원이라는 보육원을 발견했습니다.
정말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홍보글도 거의 없어 더 마음이 쓰이더군요.
방문하기 전에 전화로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나요?”라고 여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육원에는 현재
약 47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고
“아이들이 과자를 정말 좋아해요”
부랴부랴 마트에 가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과자와 음료를 구매합니다.





트렁크 비우고 과자와 음료로 꽉채워
강화도 보육원으로 출발합니다.

거리는 멀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생각을 하니
운전하는 내내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정말 외진곳에 있다는걸 가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너무 멀리 있어서 사람들이 방문하기 어려운곳 같은 느낌이 드네요.



강화도 계몽원에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들리는 소리는
5~6살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 웃음소리가 숙소방 창문으로 새어 들려옵니다.
웃음소리를 듣는데 왜 마음이 무거운지 모르겠습니다.
계명원 사무실에서
담당 선생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한 달 5천 원에서 3만 원 정도로
형편에 맞게 정기 후원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혹시 가능하신 분 계시면
함께 나누어 주셔도 좋겠습니다.
후원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보육원 후원, 아이 1:1 후원
모두 가능합니다.
이날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배우 남보라 씨가
10년 넘게 낡아 폐차 직전이던 보육원 차량을
개인 사비로 신형 스타리아로 교체해주셨다고 하더군요.
선한 일을 하는 따뜻한 분이라는 걸
남보라씨를 이날 검색하고 처음 알았고
지속적으로 후원을 해주고 계시는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녁 시간이라
아이들이 식사하는 모습도 보고 왔습니다.
고기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다음에는 아이들이 하루라도 고기를
원없이 먹을수 있게 고기후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복도를 지나며
과자가 온 것을 눈치챘는지 5~6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웃으며 저를 바라보더군요.
우리 집 막내와 비슷한 나이인데
그 웃음이 너무 귀여우면서도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과자를 전달했습니다.
선생님들도 정말 기뻐하시고
아이들도 환하게 웃어주었습니다.
이 순간만으로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자와 음료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선생님께 근처에 치킨이나 피자집이 있는지 여쭤봤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정말 외진 곳이라
프랜차이즈 매장은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제 눈으로 봐도 사방이 산밖에 안보입니다.
그 대신
근처 중국집 사장님이
가끔 아이들에게 짜장면을 대접해주신다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재료를 들고 보육원에 찾아와
직접 요리해주신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선생님 말씀으론 아이들이 외식할 기회가 거의 없어
보육원에서 먹는것 보다 나가서 외식하는걸
너무 좋아한다는 꿀팁을 듣고 바로 중국요리집 출동했습니다.


마침 배가고파 식사도 할 겸 짜장면 곱배기를 시켰습니다.
면이 얼마나 들어있나 살짝 들어봤는데
양이 정말 푸짐했고 맛있었습니다.
식사 후 사장님을 찾았더니
출장가셔서 부재중이라
직원분을 통해 통화를 했습니다.
자초지정을 설명드리고
"보육원 아이들 50인분 결제할게요.
혹시… 탕수육도 조금만 서비스로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사장님은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수락해주셨습니다.

15만원에 50명이 먹을수 있다니...
보육원에도 바로 연락드려
알려드렸고 방문하여 식사하기로 하였습니다.
보육원 식당에서 먹지않고
아이들이 원하던 외식으로 짜장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다음을 또 기약하며 이제 집으로...
올해의 보육원 크리스마스는 조금 다르게 남았으면 합니다.
이 글은 제가 대단한 일을 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조금 덜 쓰고, 조금 더 나누는 마음’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저처럼 후원에 마음은 있지만
어디부터 해야 할지 고민하셨던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크리스마스가 내 아이들에게도,
보육원 아이들에게도, 여러분에게도
조용하지만 따뜻한 하루로 남기를 바랍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연말 되세요.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