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매장에서 눈이 휘둥그레진 나




나는 매장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아니, 멈출 수밖에 없었다.




와… 이게 뭐야?




눈앞에 펼쳐진 애플 스토어는

엄청나게 크고, 세련되고, 반짝거렸다.





마치 미래에서 온 공간처럼 보였다. 




안을 들여다보니, 

사람들은 자유롭게 최신 스마트폰을 만져보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봐서 놀란게 아니었다.




"진짜 아무나 와서 막 만져봐도 되는 거야?"



 



 



 



로렌이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Yeah. You can try everything before you buy." 

(응, 사기 전에 다 만져볼 수 있어.)




나는 입을 벌린 채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기억이 가물한데 아마 그때가

난생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직접 본 순간이었을 것이다.



 



 




"Whoa… this thing is crazy."

 (와… 이거 미쳤다.)




나는 아이폰을 집어 들고 신기한 듯 만지작거렸다.





터치스크린이라니. 버튼이 없는 전화라니. 


미래가 온 느낌이었다.




로렌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Thinking of getting one?"

(이거 살 거야?)




하지만, 나는 곧 정신을 차렸다. 


아니지! 우리나라도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No way. We’re getting Galaxies."

 (안 돼! 갤럭시로 가야지!)




로렌이 어이없다는 듯 웃더니 




"You’re really that loyal?"

 (진짜 그렇게 애국심 강해?)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Of course! Korea makes smartphones too!"

 (당연하지! 우리나라도 스마트폰 만든다고!)



 



 



 



그렇게 삼성 갤럭시를 찾아 매장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당시 갤럭시의 인지도는 처참했다.



 



 



 



대형마트 구석에 쓸쓸하게 자리 잡고 있는 삼성 스마트폰 코너. 



그리고 그 위에 붙어있는 커다란 글자.



 



 



"BUY ONE, GET ONE FREE!"

 (하나 사면 하나 공짜!)




…….




나는 순간 말이 안 나왔다.




로렌이 말했다. 




"Well, I guess we’re getting two phones for the price of one."

(뭐, 그래도 하나 가격에 두 개 받네?)



 



 



결국 우리는 갤럭시 두 대를 샀다. 


물론 계산은 로렌이 했다. (군대에서 모은 돈으로)



 



 



 



그리고 제일 먼저 한 건? 




카카오톡 설치!




나는 로렌에게 설명했다. 



 



"In Korea, everyone uses this app called KakaoTalk."

(한국에서는 다들 카카오톡을 쓴대)




로렌이 흥미롭게 앱을 열어보며 물었다. 




"So it’s like texting?"

 (그럼 그냥 문자 같은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Yeah, but free!"

(응, 근데 공짜야!)




당시에는 보이스톡도 없었지만,


무료로 문자 보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했다.




나는 테스트 삼아 로렌에게 카톡을 보냈다.




"Hi."




로렌이 내 쪽을 힐끗 보더니 피식 웃었다. 



 



 



"Seriously? That’s your first message?"

 (진짜? 첫 메시지가 그거야?)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Gotta start somewhere."

 (뭐든 시작은 이렇게 하는 거지.)





그렇게 우리는 최신(?) 스마트폰을 손에 넣고,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 연락을 하기 시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