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숙소 괜찮았다고 하셨죠?
거기다 예약 했습니다.”
“그래, 깔끔하고 큼직하고 물 시원하게 잘 나오고,
좋았어~”
지난 봄에도 찾았을때, 사용했던 숙소가 좋았다고 했더니, 이번에도 같은곳을 예약한 모양이다.
초저녁인 다섯시부터 소주를 끊임없이 마시고, 아주아주 이른 시간에 2차로 맥주를 마신다.
급하게 마시느라 이제 저녁쯤 될까하는 시간에 취기가 올라버렸다.
즐거웠던 대화를 마감하고 숙소에 들어왔다.
지난번엔 6층을 사용했는데, 이번엔 7층이다.
숫자도 맘에든다.
샤워를 하고, 입은옷과 내일 입어야 할 옷을 정리해 두고 책을 읽어보는데, 잠이 찾아든다.
열시가 되기도 전에 깊은잠에 빠진다.
꿈속에서 오래전 친구랑 이야기를 나눈다.
“경호야, 카드 좀 빌려줘~”
“어디 쓰려고?”
“응, 울엄마 옷하나 사주려고.”
“가져가~”
지갑을 통으로 쥐어주고는 걸어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는데, 귓가에 소리가 들려온다.
“경호야~”
마치 귓가에 입을 대고는 정상적인 소리로 부르는듯, 숨결까지 느껴진다.
눈을 뜨고는, 상황을 되새겨 본다.
‘꿈을꾸고 있었다.
뭐지?
누가 귓가에서 날 불렀지?‘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피곤함에 눈이 감긴다.
나른하게 잠드려는 찰라……
”경호야~“
귓가의 소리에 놀라 일어난다.
뭔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 진행중이다.
시간은 12시 03분…….
모든불을 다 켜두고, TV까지 켜둔채로 잠을 청해본다.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온몸이 나른해 질 시간…..
이번엔 소리가 아니라, 이불을 덥은 몸을 스르륵, 만지는 느낌이 든다.
너무나 생생하다.
이불이 쓸리는 소리까지 들었다.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다.
샤워를 하고, 차로가서 음주측정기를 꺼내 불어본다.
초록불이 뜬다.
오랑대 주차장에 차를 멈추고, 차박하듯 눈을 감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