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하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입니다.

가해자도 인하대학교를 졸업하고 인하대학교 교수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3개월간 입을 닫고 저 홀로 버티다,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는 한국 영상업계의 보이지 않는 계급과 입막음에 대하여 '미투'로 공론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영상업계에 3년간 프리랜서로 근무했었습니다.
영상은 궂은일이 많아 남초 업계로 성희롱적인 발언을 들어도 상하관계, 돈을 주는 갑과 을의 관계로 입막음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우선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가 부모님처럼 모시던 감독님이자, 교수님께 준강제추행을 당했습니다.
 
꿈에 부풀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불합리한 요구도 묵살되는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것들 모두 묵묵히 해왔었던 제게
그렇게 믿고 따르던 롤모델이 저를 추행했다는 충격에 1월 23일 그날에 갇혀, 현재까지 일도 못하는 ptsd 공황장애 환자가 되어있습니다.
 
피의자는 추행 직후 바로 자리를 떴지만, 오늘 방금 받은 두 번째 사과문에는 다른 이야기가 적혀있으며, 
인정은 안 하면서 갑자기 가족 운운하며 제게 죄책감을 씌우려 합의 요청만 해오는 악질입니다, 
또한 제가 사건 직후 피해 사실을 적시하여 사과를 요구하자 피의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말을 바꾼 카톡을 보시면,
수사 과정에서의 자기방어를 위한 거짓 발언임을 아실 수 있습니다. 
카톡내용이 필요하시다면 덧글 주세요. 피의자 인적사항을 가리느라 아직 정리중에 있습니다.
 
거친 현장에서 저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입막음 당한 여자 스태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공론화되기를 바랍니다.
같은 처지에 놓인 스탭들은 생계이자 꿈의 터전인 좁은 영상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폭력과 부조리에 노출되며,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나 사회적 시스템이 전무합니다. 
감독의 눈에 들어 일을 따내는 것이 을의 위치에 있는 스텝들에겐 생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혀있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입막음 당한, 생존자들이 저 뿐만 아니라 더 있을 것임이 확실합니다.
인맥이 가장 큰 재산인 영상 업계에서 생존이 불투명해진 성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습니다.
항상 남성 스태프들이 많은 업계 특성상 저는 촬영시 검은색 남성 옷을 입고 다니며 체형이 드러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여성 스태프들이 자기 보호를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일 것입니다.
아직 말하지 못한 피해자가 있다면, 제가 대신 용기내어 앞장 서겠다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유죄가 밝혀지고 응당한 처벌이 내려지기 전까지 절대로 죽는 한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좁디좁은 한국의 영상 업계의 미래에 꿈을 펼칠 사람들을 밟아 죽이는 성폭력은 절대 묵인되어서는 안됩니다.
클라이언트에게 일을 따와 돈을 주는 연출 감독이 촬영장에서는 '슈퍼갑'. 
아무 말 못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같은 동료가 당해도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입장들, 그리고 피해자. 
아무렇지 않게 죄를 가벼이 여겨 또 같은 범죄를 저지릅니다.
 
우선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올해 24년 1월 23일 새벽에 인하대학교 현직 교수인 피의자 ㅇㅇㅇ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1월 22일 작업실에 오후 5시 30분에 도착하여, 2시간 정도 최근에 찍은 아이돌 8k 소스를 편집하고 나서, 밥 먹을 겸 해서 술을 먹었습니다.
김포에 위치해있어 저에게 먼 거리였으나, 전에 촬영장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본인의 작업실에 방문할 것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2021년 인하대학교 ㅇ학년 1학기 재학 중에 ㅇㅇㅇ 교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점을 이미 다 채워서, 굳이 듣지 않아도 되는 강의인 ㅇㅇㅇ 교수의 강의를 강의계획서를 뒤져가며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영상감독이라는 제 오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배움의 뜻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교수와 제자의 관계로 한 학기를 보낸 이후, 같은 해 8월부터 피의자가 운영하는 프로덕션 ㅇㅇ (te*******.com)에서 작업하는 
거의 모든 촬영 현장을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고, 후불제 일당으로 3.3프로를 공제하여 급여를 지급받았습니다.
가해자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은 라이브 촬영을 한 연출감독이고, 유명한 라이브 클립 온ㅇㅇㅇㅇ를 연출감독으로서 참여했던 인물입니다.
 
영상업계는 보통 인맥이 거진 대부분의 재산이기 때문에 저는 성추행 당한 직후 혼란스러웠고, 
감독님이 저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다니실까 무서웠습니다.
제가 가고 싶어 하는 프로덕션의 대표들을 알고 계신 분이셨고, 다른 곳에 추천해 줄 수도 있는 위치에 있는 가장 높은 '연출 감독'이라서 
여태까지 다른 감독님들께 차마 이야기를 꺼낼 수조차 없었습니다. 

 

 

현재 기소 직전 단계로, 인정 사건이라고 보셔도 될 듯한데, 오늘 2차 사과문을 보니 배만 만졌다며 혐의 부인에 급급해 보이네요. 
가해자는 제게 진심 어린 사과 단 한마디도 꺼낸 적이 없으며, 자신의 잘못을 무마시키기에만 급급하며 
사건 직후 제가 따져 묻자, 입막음용으로 갑자기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고 프리랜서인 제가 받을 일 조차 없는

퇴직금이라는 명목으로 200만 원을 송금해왔습니다. 
 
저는 단 한 번도 사과문을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경찰 1차 조사 이후 그다음 날, 두 달 동안 아무 말도 없던 사람이, 변호사를 통해 사과문을 통보해왔습니다. 
짐작 가시다시피 자기변명하기에만 급급하며 본인은 아직도 뻔뻔하게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신형 외제차를 타고다니는데
사과문에는 본인은 돈이 없고 아버지는 아프시다는 식으로 제가 알 필요 없는 쓸모없는 변명만 구구절절 나열해두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현재 무릎 수술로 잘 걷지 못하시고, 최근에는 암 투병을 하시며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상태로 스트레스 받으시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3개월 동안 아무에게도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도움 받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직도 교단에 서서 금요일마다 수업을 하고 지금 한창 중간고사 기간이라 학생들 위에 서서 
언제 다시 저와 같은 피해자가 양성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제발 제가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사건이 있고 3개월이 지나고, 몇 주 전 사과문을 보내오고도 아직도 교수라는 위치에서 
저같이 꿈에 부푼 학생들을 촬영장에 '현장실습'이라는 명목으로 
촬영장으로 끌어들여 연출부와 조감독 업무를 맡게 할 것이 뻔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ㅇㅇㅇ 교수를 제지할 수 없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면 제때 공론화하지 못했던 제 스스로를 자책할 것 같습니다.

객관적인 자료로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사실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야기한 것임을 맹세합니다.
 
저는 하루하루 자살 충동과 공황과의 싸움에서 매일이 지옥인데, 지금 오늘도 성범죄자가 학생들을 평가하고 채점하는 갑의 위치에, 
'현재에도' 본인이 2차 사과문에 적시한 것처럼, '촬영장을 오가며' 슈퍼갑의 '연출감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1월 23일 새벽 몇 시인지 모르는 그 추행 당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2차 술집에서 기억을 잃고 눈을 떠보니 깜깜해서 어디인지도 몰랐고, 제 오른쪽에는 벽이 느껴졌으며 막말로 술에 떡이되어, 제대로 몸을 비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왼쪽에는 가해자가 손으로 제 왼쪽가슴을 만지고, 레이저 제모가 되어있던 제 맨살의 성기까지 만졌습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었고, 설마 추행하고 있는 사람이 그토록 존경하던 감독님인 건지, 제 착각인 건지.
그 시간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몸도 움직여지지 않고 그렇게 추행이 멈추자 정신이 아득해져 다시 기절하였습니다.
 
아침 7시 40분이 넘어서야 정신이 들었었습니다. 
그곳은 감독님의 작업실이었고, 추행이 실제로 일어났으며, 나가면 들어오지 못하는 오피스텔이라서 
술을 먹으러 가기 전과 후가 달라진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온갖걸 찾아다닌 기억이 있습니다.
달라졌던 모든 것들이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특히 제 양말은 싸이코패스가 각잡고 소름돋게 가지런히 놓아둔 것 처럼 단 1cm의 오차도 없이 나란히 펴져있었습니다.
사건 전일부터 저는 골프용 톰브라운 니삭스로 '무릎까지 오는 양말'을 신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새벽 2시 30분에는 친구와의 통화 기록도 있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제가 '김포고 감독님이랑 술 먹고 있으니 데리러 오라. 집에 가고 싶다'라고 여러번 이야기하였으며 
친구가 옆 사람을 바꾸라고 하자 제가 건네주었는데, 피의자가 여러번 고의적으로 끊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대학병원에서 수면제 8알을 먹으며 트라우마 치료와 공황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의 치료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피폐해지고 제 꿈까지 짓밟은 가해자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가해자는 추행에 대해 당일 따져 묻기 전에도, 그러고 그 이후 2월 초까지도 제게 이미 선지급된 급여에 대한 업무를 끝낼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너무 무자비하지 않나요? 
 
저는 그때 당시 일적으로 책잡히기 싫었고, 보복이 두려워 끝까지 편집을 놓지 않고 
수정을 지속해서 영상 업무를 한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가 됩니다. 
매일 밤 가해자가 나와 꿈에서 업무를 지시하고, 공황이 와서 숨이 막혀 죽는 것 같은 공포를 느끼며 깹니다.
추행 당한 날 공황 발작을 하면서도 영상 수정 업무를 하던 제가 너무나 가엾습니다.
 
 
16시간의 상담과 사건 직후부터 먹은 매일 먹는 정신과 약 25알 조차 제 상처를 낫게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3개월 내내 부모님께도 말하지 못하고, 지옥같은 시간을 살았는데,
피의자 ㅇㅇㅇ 교수는 뻔뻔하게 교단에 서서 아직도 수업을 하고 있으며, 또 다른 피해자가 언제 생길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제가 첫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태연하여 겁이 납니다.
어떻게 교수직을 이어나갈 수 있는건지, 
반성하지 않는 피의자 ㅇㅇㅇ에 대한 공익 목적의 기사화를 원합니다. 
추가범행이나 다른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뻔뻔한 피의자가 죄의 심판을 제대로 받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인하대학교에 편입하여 제 사랑하는 모교가 이런 뉴스에 올라가야한다는게 제게도 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을 위해, 여전히 감독과 교수라는 위치에서 학생들을 기만할 가해자를 생각하면 
꼭 기사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공공의 이익 단 하나의 목적으로 글을 씁니다.
 
순수한 대학생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도 제 꿈에 눈이 멀어 가해자가 그런 성추행범 일 거라고 생각도 못 했습니다. 
3년간 충성하며 절대 업무에 폐 끼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밤낮을 바꾸고, 새벽3시에도 피드백을 드리고, 48시간 밤을 새가며 2년 반 동안 일해왔습니다.
 
제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조속한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 중 특출난 제 또래의 꿈 많은 아이들을 촬영장으로 데리고 나가는 성범죄자 ㅇㅇㅇ의 행동이 너무나 걱정됩니다.
제가 지금 현장과 학교에서 뻔뻔하게 일하는 성범죄자를 제지 할 수 있는 방법은 공론화뿐입니다. 
 
제게는 그냥 6하원칙에 입각한 사과 한마디면 됬었는데, 
피의자에게는 그게 '본인입으로 자백'하라는 일이 될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진심 어린 사과를 바라온 제가 멍청이 같습니다. 
 
절대로 이 사건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그저 한 사람의 목소리가 되어 묻히지 않도록 힘을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발 이 글을 지나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딸이 당했다는 마음으로 제발 한번만 제 글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본인도 자식 있는 사람이 어떻게 제게 그런 짓을 했는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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