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친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9월 15일 새벽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입원 8일째인 22일 에서야 개인택시공제조합에서 담당자가 왔습니다.
기계적으로 조합의 소극적인 보상문제만 거론하기에 제가 말했습니다.
"그건 차차 원칙대로 합시다. 우선 기사님 어떠신가요?"
"그리고 저는 이 사고가 급발진임에 확신을 갖고있는데 당신들 조합에는 전기택시가 상당할테니 이런거 이슈화 되면 영업에 지장이 있을까봐 부담스럽지요.그래서 당신들이 나설 의지가 없으면 저도 어쩔수가 없습니다" 하니까
그쪽에서 "아닙니다, 기사분도 상당히 억울해 하시고 이슈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길래
제가 "그럼 제 선에서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하고서
그날 페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페북을 열심히 하는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씩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댓글이 수십 개 달리고, 안부 전화가 오고 12분이나 공유를 해주셨습니다.(이들 중에는 페북에서 영향력이 큰 분들도 계셨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러 방송국에 제보도 하고 지인을 통해 지역 본부장급 영함력 있는 언론인에게 기사가 실릴 수 있도록 부탁도 했었습니다.
기사가 나기전에 보배드림에서 영상이 둘았고, 최초보도를 한 MBC, KBS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언론에서 보도가 되었습니다.(저는 KBS, MBC, YTN, JTBC 등과 전화인터뷰 하였습니다)
(사진 1)
9월 27일. 사고 13일째 각종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택시 사고"에 의해 널리 이슈화되자 현대측에서 "조사에 협조하겠다" 하는 기사가 떴습니다.
이제서야 차량급발진 추정으로 인한 수많은 사고 원인파악에 대해 첫발을 떼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기까지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단발성 이슈화가 아닌 사고의 진실된 원인이 밝혀져서 다시는 이런 무모한 사고와 희생이 없도록 함께 응원하고 동참해 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사진 2)
몸의 상태가 그리 좋은거는 아닙니다.
저 갑옷 같은 걸 임진란의 이순신 장군님처럼 매일 차고 다닙니다.
지금도 병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쳐들고 글을 쓰다가 쉬다가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우리들병원 정형외과에 외진을 나갔었는데 엑스레이 촬영중에 쇼크가 와서 그대로 쓰러져 한참만에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아내한테 많은 욕을 들었습니다.
병원 대기실에서 제 사고와 관련된 뉴스들이 계속 보도되는 걸 애써 외면하던 아내가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절대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가족마저 면회오지 말라는 사람이 왜 그리 나서냐"고요.
그런 제보 같은거나 인터뷰도 응하지 말고 제발 좀 안정을 취하면서 쉬라고요.
당장 핸드폰 내놓으라고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 아내에게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사고는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주행이 1분이상 계속되었고,
승탑자가 생존하였고,
(공개된 영상보다 더) 운전사와 탑승객이 침착하게 대처하였고,
둘 다 사고 당시의 기억이 명확합니다. (저는 사고 당일 새벽 4시30분쯤 경북대학교 응급실에 누워서 사고 상황에 대해 기록한 글을 친구들 단톡방에 공유도 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요 며칠간 뉴스를 보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사고관련 검색도 하지 않습니다.
그것 자체를 듣거나 보는 것 .만으로도 트라우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아픈 몸으로 이런 글을 쓰고 , 여러군데 제보를 하냐고요?
다시는 이런 사고가 우리들에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 이상 저와 제 이웃이 불안해하면서 차를 타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읽은 지 근 40년이 다 되어가는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페스트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한 의사는 열심히 치료를 하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페스트 치료약이 없었기에 사람들이 계속 죽어갔습니다.
그때 옆 사람이 물었습니다.
"당신은 치료약도 없고 계속 죽어갈건데 왜 이리 열심히 치료를 하려는거요"
그때 그 의사가 말했습니다.
"이게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가 때문입니다"
글 읽어 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함께 이슈화에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잘 이겨 내겠습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제가 좋아하는 산을 꼭 다시 마음껏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추석명절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