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늘 겪은 일이에요.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어서 보배드림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생후 3개월에 어떤 질환을 진단받아 대학병원으로 재활치료를 다니게 되었고, 보통은 택시를 타고 왔다갔다 했습니다.
오늘은 남편과 시간이 맞지 않아 혼자 갔어야했어요.
날씨도 좋고 아기가 유모차를 어느정도 많이 타보았기도 했고, 동네 저상버스도 잘 되어있고 지하철역 엘리베이터도 잘 되어있기 때문에 걱정없이 집을 나섰어요.
점심 경 병원에 갈때 30번 저상버스(전기 저상버스)를 탔어요.
기사님께 유모차 타도 되나요? 여쭤보니 흔쾌히 "그럼요 뒤로 타세요" 라고 말씀해주셔서 뒤로 편안하게 타서 휠체어자리에 브레이크 고정을 하고 안전하게 타고 안전하게 내렸습니다.
재활치료를 받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똑같은 경로로 오면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역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가 몇 개 있었지만 오늘 30번을 문제없이 탔기 때문에 같은 번호 버스를 타기 위해서 일부러 20분을 기다렸어요.
멀리서 30번 버스가 오는데 기사님이랑 눈이 마주쳐서 손짓을 하며 유모차를 태울거라는 수신호를 했어요.
(물론 기사님 못 봤을 수 있어요. 이 부분은 감안합니다.)
그런데 버스정류장에 제가 타려던 30번 앞으로 다른 버스 두 대가 승객들을 태우고 있었고, 30번 버스는 그 뒤에 댔다가 갑자기 약 20미터 앞의 정류장 아주 제일 앞까지 그것도 인도와 아주 멀리 대시더군요.
(이것도 앞 차들이 빠져서 그런거라고 백번 생각해서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유모차 끌고 막 뛰어갔어요. 앞문으로 다른 승객들 타는 사이 유모차를 인도에 잠시 세우고
저만 앞 문으로 뛰어가서 아저씨 유모차 탈수 있나요? 물어보았더니 다짜고짜 소리를 치시면서
아 앞으로 타요!!! 그러데요.
여기서부터 대화체로 쓸게요.
글쓴이: 아저씨 유모차 탈수 있나요?
기사님: 아!! 앞으로 타요오오!!
글쓴이: 앞에 좁아서 뒤로 타야할 것 같아요,
기사님: 아!! 앞으로 타요!!!
(이 부분 너무 화가 났지만 아이를 혼자 인도에 두고 온 상태라 빨리 유모차를 가지고 왔어요. 앞으로 타려고 하니 너무 높았지만, 그래도 저는 앞으로 타기 위해 유모차 앞부분을 들어올렸을 때, 아기가 밑으로 쏠렸는지 정류장에 대기하시던 남자분이 뛰어오셔서 유모차를 들어주셨어요. 그렇게 힘들게 올라탔고ㅡ타면서도 기사님이 뭐라뭐라 한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ㅡ카드찍고 휠체어 자리로 가려고 했더니 유모차가 좌석 사이에 껴서 움직이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글쓴이: 아저씨 유모차가 껴서 뒤로 못 가요. 사람이 지나갈 수가 없는데 뒤로 탔어야 하는 것 같아요.
기사님: 아그러니까 왜 타냐구요!!!! (단어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이런 뉘앙스에요)
글쓴이: 아니 아까는 다른 30번 기사님이 뒤로 태워주셨어요.
기사님: 아니 원래 안된다구요!!!! 뒤로 타는게 안된다구요!!!!
글쓴이: 장애인 휠체어는 그럼 어떻게 타나요. 뒤로 타지 않나요.
기사님: 아니 왜 버스를 타냐구요 그러니까!!!! 뒤로 타는게 규칙이 안된다구요!!
글쓴이: 뒤로 지나갈수가 없어요. 사람이
기사님: 그러니까 아줌마가 왜타냐구요!!!!!!!!!!!
버스에는 승객들이 열 분정도 타 계셨어요.
기사님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를 지르셨고, 제일 앞 좌석의 아주머니가 자리를 양보해주셔서 저는 어떻게든 사람이 지나갈 길을 만들고 유모차 브레이크도 못 잡고, 양 무릎과 양 손으로 유모차를 꼭 붙들고 있었어요.
눈물이 울컥울컥하는데 승객도 많았고, 아기도 있었기 때문에 화를 참고, 나중에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버스회사 번호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아주머니들이 저한테 이러시더군요.
"내가 내릴 때 유모차 들어줄게 같이 내리자", "저 아저씨가 잘 모르나봐", "애기엄마가 참아"........
역부터 집까지 10-15분정도 가는 동안 그 기사님은 승객들은 모두 뒷문으로 태우시더라구요.
원래 그게 안되는거 아니었을까요.
어찌어찌 타이밍 좋게 남편과 연락이 되어 정류장에 나와 주었고, 앞문으로 내리는데, 제가 그랬어요.
"아저씨 저 이거 정식으로 회사에 컴플레인 할거에요"
그랬더니 그 기사님. 끝까지 소리지르며 "아!! 하세요!!!!!"
버스 내리자마자 번호판부터 보고 전화를 드는데 남편은 왜그러냐며 묻고, 울음은 터지고 같이 내린 아주머니들은 남편에게 설명해주시고, 저는 길바닥에서 나이 40 바라보는데, 엉엉 울며 버스 회사와 시청에 전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산본여객의 30번 버스는 생긴 지 얼마 되지않은 버스입니다.
버스 안의 티비광고에서 장애인 분들이 휠체어를 타고도 편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라고 나왔던걸 본 적이 있어요.
이 기사님, 실제로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장애인 분들이었다면 잘 탈수 있도록 해주셨을까요?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유모차를 이용하며 버스를 타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다른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었고, 제가 하필 오늘 유모차를 끌고 버스를 타서 이런일이 생긴걸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잘못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