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로 장인어른 장모님 와이프 1호 2호까지 온가족 총 출동해서 수영장 딸린 펜션 다녀왔네요..

올해 6살인 저희 1호는 희귀 증후군으로 오른손 손가락이 4개 입니다. 새끼손가락이 없어요.. 게다가 뇌병변 1급에 지적 1급.. 혼자 겨우 앉는것 까지만 가능합니다.. 

 

장애가 있는게.. 아픈게 아이나 저희가족의 잘못은 아닌데 외출할때면.. 여행 갈때면... 위축되고 주변 눈치보느라 숨기기 바빠 1호는 거의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는것 같아요.. 근데 이번 여행에서 펜션 공용 수영장에 여자아이들 3명(중학생 1 초등 2)만 있길래 구석에서(나름 용기냈습니다 ㅎ) 1호, 2호(15개월) 튜브 태워서 물놀이를 했어요 

수영장에서 놀던 아이들이  2호가 너무 어리니 귀엽다고 접근하더라구요.. 와이프가 2호 케어하면서 그 아이들이랑 같이 이야기 나누고 어울리는데.. 저는 또 쭈구리처럼 1호랑 구석에서 튜브 놀이를 했지요..

 아이들이 곁눈질로 1호를 보고 지들끼리 속닥이는 모습에 또 다시 상처를 받고 움츠려들더라구요..

2호랑 어울린지 조금 시간이 지나고.. 보통은 피하거나 거리를 두는데 이 아이들은 1호한테 스스럼 없이 다가오더라구요~ 귀엽다며 튜브도 밀어주고.. 더 대박인건 제가 아무리 밀어줘도 표정 변화가 없던 1호가 미소를 짓더라구요..

그순간 머리가 띵 했어요.. 지능이 낮아 아무것도 모를거라고 생각했던 아이... 주변 눈치 때문에 숨기기 급급했던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에서 웃는걸 보고 아... 내가 그동안 너무 1호에게 몹쓸짓을 했구나.. 나의 짧은 생각으로, 자격지심으로.. 너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교감 할 기회를 박탈해 왔구나..너도 어울리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모를거라생각했었는데..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딸을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창피하게 여긴건 아닌지...나 혼자만 가시를 세우고 벽을 치고 타인을 밀어낸건 아니었을까..위축되고 피해다녔던 과거가.. 그때 놓쳤던 시간이, 경험이 너무 아깝고 후회가 되더라구요. 

바로 당당하게  나가기는 힘들겠지만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된거 같아요.. 최소한 숨지는 않으려구요.. 응원 부탁드려요! 더 힘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자리를 빌어 포항 펜션에서 만난 그 학생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님들 우리 당당해집시다! 우리 죄지은거 없어요~ 숨지맙시다! 

 사랑하는 우리딸! 아빠가 미안해 

좀 더 마음이 단단해지고 용기를 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노력할게!!

안그래도 없는 글솜씨.. 술한잔 했더니 더 엉망인거 같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