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회원도 있나 놀라시겠지만 중고 포니 2

부터 시작해서 무수히 많은 종류의 차를 몰고 다니며 30년간 열심히 출퇴근하며 일했던 61년생 할매회원입니다.

 

2월이 되자마자 칠순을 맞은 언니와 형부들을 모시고 세 자매가 부부동반으로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오늘 새벽6시에 택시를 불러 호찌민 공항에 도착해서 물한모금 못마시고 2시간 가까이 줄서서 출국수속 하고 겨우 비행기에 탔습니다. 공항에 의자 같은 게 아예 없더군요.

제가 부정맥에 고혈압이 있어 약을 먹고 있는중인데 물이 없어서 비행기좌석에 앉아서야 겨우 약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1시간쯤 비행후에 기내식을 먹고 눈을 붙이려는데 머리가 아프고 온몸에 기운이 빠지면서 호흡곤란이 오더군요. 옆좌석의 남편을 깨워 손발을 주무르다 도저히 안되서 일어나서 뒤로 가는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린 것 같았습니다.

바로 승무원들이 달려와서 부축을 해서 눕히고 응급조치를 했다는데 제가 정신을 차리니 의료진을 찾는 기내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의료인은 한 명도 안 탔고 저는 맥박이 느려지고 체온이 떨어져서 의식이 가물가물하는데 심장병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는 남편의 말에 사무장인 한 *영 승무원이 혈압체크, 체온체크를 하고 하체거상을 해서 혈행도 돕고 승무원 여러명이 곁에서 손발도 주물러주고 해서 회복이 많이 되었습니다.

상태가 좀 좋아지자 좌석으로 옮겨갔는데

저희 옆좌석에 계셨던 남자분 두 분이 흔쾌히 자리를 비워 주셔서 남은 비행기간 동안 편안히 누워서 올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타서 보면 승무원들이 다들 한 미모 하던데 얼굴만 이쁜게 아니라 구급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 너무도 훌륭하게 간호를 해 주셔서 놀랐습니다. 남은 비행시간 내내 혈압, 체온 체크를 해 주고 인천공항에는 지상근무원이 휠체어까지 준비해서 기다려고 있었습니다.

지상에 내리니 혈압도 정상회복이 되고 심장도 제대로 움직였습니다. 인천공항 지하에 병원이 있다고 그리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하는데 급격히 좋아져서 짐 찾고 서울역 와서 ktx 편으로 창원 집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창원에 사는 62세 김모씨 기내에서 사망했다고 오늘 뉴스에 나올 뻔 했었는데 이렇게 무사히 돌아가는 게 너무 기뻐서 기차안에서 적습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 참 고맙습니다. 저를 돌봐 줄 때 그 눈빛과 손길이 꼭 일이라서 한다는 의무감이 아니고 진정한 걱정과 배려에서 나온 것이라 느껴져서 참 감동이었습니다.

일단 돌아가서 자고 병원은 내일 ...

 

미담은 추천 아시죠? 할매가 얼마나 고마웠으면 보배가입 몇년만에 글을 다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