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ㅈ같았고 다신 보지 말자 올리브영-
-여초알바 후기-
-서울 마포구-
일단 본인은 남자이고 해당 알바랑 다른 분야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원하는 직종 1티어 회사 가려고 재취준중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정규직에서 퇴사하면 자발적 퇴사가 되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지 못함. 그렇기에 적어도 1달 정도는 계약직으로 일해야 비자발적 퇴사로 처리돼서 실업급여 수급 요건을 갖출 수 있음. 이런 이유로 계약직 알바를 찾게 됨.
대학교 다닐 적에 영화관, 레스모아 등 서비스 직군에서 알바한 경험이 꽤나 좋게 남아있었음. 당연히 여기도 비슷한 서비스직군이니까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지원했고 면접 본 후로 거의 3주 뒤 부터 일하게 됨. 지금 생각해보면 보통 1주 뒤 부터 일하지 않나? 여튼 이 부분도 뭔가 이상함..
첫 날 딱 들어가자마자 굉장히 열약하다는 걸 느낌. 상시 근무 인원이 6~10명이나 되는 큰 곳인데도 남, 녀 분리된 탈의실은 커녕 제대로 된 탈의실도 없었음. 그냥 가림막 하나 치고 2단 옷걸이 밑에서 갈아입는 식.. 1명도 제대로 못 지나다니는 복도식 사무실에 빼곡하게 쌓인 박스들... 이건 그냥 1인 복도에 창고와 사무실과 휴게실이 다 한데 섞여 있다고 보면 됨.
환경도 열약한데 텃세도 엄청남. 괜히 여초집단 거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님.
사건을 얘기하자면, 2일차 되던 때에 일임. 마스크 팩을 진열하는데, 같은 칸에 완전 동일한 제품이지만, 오른쪽은 박스 채 진열하고 왼 쪽은 낱개로 진열하는 게 있었음. 낱개 쪽이 좀 비어있길래 하부장에서 박스 하나 뜯고 날짜 확인한 다음에 배치함. 그걸 본 다른 A알바생이 짜증 섞인 말투로 "지금 뭐하는 거예요?"라고 함. -여긴 다들 말투가 이런 식임.- 진열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이거 뜯는거 아니에요"이러는데, 알고보니 같은 제품이더라도 박스에 바코드를 지운 것들만 뜯을 수 있었음.. 당연히 이전에 알려주지도 않았음.. 그래도 "날짜 확인하고 꺼냈으니까 다시 담으면 안 되나요?"라고 말했더니 한 숨 쉬면서 더 격양된 말투로 "테이프가 뜯어졌잖아요", "이거 어떻게 할 거예요?"라고 함... 2일 차 되는 내가 어찌 알겠음... 그래서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자 "지금 저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이럼.. 속으로 그럼 나더러 어쩌라는 거냐 그냥 내가 하나 사면 되는거 아니냐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실수한거니까 책임 질게요", "일단 꺼낸거 확인하고 알아서 처리할게요"라고 말했고 끝내려고 했음. 대화 내용 말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적은 거임. 물론 고객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도 있지만, 내용물이 들어 있는 용기를 뜯은 것도 아니고 겉에 박스 좀 뜯은거 가지고 난리를 침. 심지어 테이프도 살살 뜯어서 다시 밀봉하면 티도 안 나는 정도였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빡치는 건 이걸 또 지가 직원한테 가서 있는 박스 다 뜯었다고 부풀려서 a직원한테 이름. a직원이 무전으로 다른 b직원 부르고 내용 말하면서 나랑 같이 수습하라고 함. 둘이서 다시 박스에 담고 별 일 아닌 걸로 끝남.
또 다른 한 번은, 내가 손님 응대를 하고 있는데 다른 손님이 말을 걸었음. 나는 분명 "잠시만요"라고 말을 하고 먼저 온 손님을 응대중이었는데 이걸 본 다른 b알바생이 나한데 "왜 손님을 무시하세요"라면서 뒤에 온 손님을 지가 응대함. 그리고 내가 손님을 무시했다고 A직원한테 이름. 직원은 나를 불러서 "일을 잘 못한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함. 나는 좀 전에 일 때문에 부른 건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솔직히 남자가 색조 파트에 배치돼서 일하는 게 쉬운 게 아니다. 나는 여기서 클리오, 에스쁘아, 등등 이런거 처음 봤다. 또 내가 일한지 4일 밖에 안 됐는데 좀 더 두고봐야 되는거 아니냐"라는 식으로 얘기 함. 얘기는 조율되지 않음. 결국 나한테 사람들 들어오면 인사하는 일만 하라고 함. 그리고 무전으로 다른 알바생들에게 나한테 일 시키지 말라고 함. 잠시 뒤엔 점장이 나를 불러서 하는 말이 "알바생들이랑 사이가 안 좋은 것 같다, 새로 들어왔으면 먼저 인사도 좀 해라"라고 해서 "내가 일 시작한지 고작 4일 됐는데 사이가 안 좋을 게 뭐가 있겠느냐, 일 배우느라 정신 없어서 말 길게 해본 적도 없다, 인사는 안 하지 않고 보이면 한다 다만 내가 정신 없으면 못 할 수도 있는 건데 그럴 땐 서로 알바하는 사람들끼리 먼저 좀 해줄 수 있는 부분 아니냐"라고 했더니, 점장이 하는 말이 "말 하면 다 튕겨내는 느낌"이라더라... 그러면서 손님 무시했다는 소리를 꺼내길래, 그제서야 왜 나를 불렀는지 알아차리고 오해라고 하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답했음. 결국 점장, a직원, 나, b알바생 이렇게 4자 대면까지 간 후 a직원이랑 b알바생한테 사과 받고 끝냄.
내 입장에서는 a직원은 깜냥이 매우 부족한 걸로 보이고 여초알바는 사람이 있는 것 자체가 뒷담화로 이어진다는 걸 깨달았음. 또 앞에서는 사람 좋은 척 하면서 뒤에선 어떻게든 나쁜사람 만드는 게 이 집단의 특징임. 지금 생각해도 참 웃기는 집단임. 덕분에 전 여친들이 되게 괜찮은 사람들이었다고도 생각해봤고, 어떤 직업을 택하느냐에 따라 주변인들도 달라진다는 것도 알게됨.
내가 14살부터 대학교 졸업 전까지 독서실, 과외, 학원, 2교대 공장, 배달, 주방 등 거의 대부분의 알바를 해봤는데 여긴 진짜 최악이다. 보통 일이 힘들면 정신적으로는 덜 피곤하거나 돈이라도 많이 주는데 여긴 돈도 적게 주고 정신도 피폐해지고 일도 힘든 곳임. 기억해두자 걸러야 하는 알바 1티어 올리브영. 20대 초반 애들이 몰린 여초알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