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이네요

 

보배는 가끔 눈팅만 하다가

추천 반대 누르려고

얼마전 가입 했습니다

 

이종격투기 카페에서 활동 하시는분들은

어쩌면 저를 아실지도...

 

저와 제 아내는 1978년생입니다

 

2003년 대학교 3학년을 끝으로 자퇴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 갔습니다

 

이종사촌 형님과 누님의 집에서

잠을 자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꿨죠

 

비디오 대여점 알바를 하며

하고 싶었던 사진과 카메라 공부를 하면서

다음 사진 카페 가입을 하고

출사를 다니며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가 아마 2003년 12월 이였을껍니다

 

처음 봤을땐 고등학생이

왜 술집을 따라 왔지 했는데

같은 나이더군요

 

대화를 해보니 비슷한게 많아 

금방 친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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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쁘고 귀엽고 아름다워서

사진을 참 많이 찍어준거 같습니다

 

몇개월 후 아내는 제주도로 간다고 하더군요

아쉬웠지만

그래도 자주 연락 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 간지 얼마 되지 않아 

전문대 학교도 입학 하여

늦게 대학을 다닌다고 하더군요

 

2005년 자주 연락 하다 보니

서울 제주 장거래 연애를 시작 했습니다

 

제주도를 가서 그녀와 데이트를 하고

중문 해수욕장에서의 첫키스는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그러나 2006년 초 그녀와 헤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자주 보기 힘들고

당시엔 저가항공사가 없다보니...

 

새 남자친구가 생겼나 보더군요

 

 

2009년 그녀에게 메일이 왔습니다

 

잘 지내는지.. 너에겐 정말 미안하다고..

 

바로 연락을 하고 

곧 제주도로 그녀를 보러 갔습니다

 

살이 많이 빠져있고

아파보이더군요

 

물어보니 궤양성 대장염이라 했습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서울로 와라!!

내가 니 책임지께!!!

 

라고 말하고 전 집으로 돌아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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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그녀가 짐을 싸들고 

제 자취방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동거를 시작하고

 

하루하루가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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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9일

아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첨부파일과 함께

 

"넌 이제 내꺼다 이새끼야! ^^"

첨부파일은 혼인신고 서류더군요

 

겉으론 이게 뭐냐! 이런법이 어디있냐!?!

라고 했지만

정말 행복했습니다

 

우린 결혼식도 하지 않고

집도 차도 없지만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습니다

 

2011년3월11일 

당시엔 제가 안산에서 혼자 자취 하며 

공장을 다녔는데

 

아내 친구가 전화가 와서

아파서 입원했다 빨리 올수 있냐

라길래

급하게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갔습니다

 

환자복을 입고 있더군요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팠다고...

 

의사분께선 임신을 권유 하더군요

 

여성의 몸은 임신후 많이 좋아 질수 있다 라고

 

전 겁이 났습니다

 

안그래도 몸이 안좋은 아내라

평소 관계도 가지지도 않았고

출산중 아내가 잘못될까봐...

 

근데 아내는 아이를 너무 갖고 싶어 했습니다

 

우린 잘 해낼수 있을꺼라며...

 

몇개월만에 사랑을 나눴는데

바로 임신이 되었고

 

2011년 12월 22일

정말 사랑스런 아들이 태어 났습니다

 

신기하게도 울 아버지 얼굴, 누님 얼굴, 

아내 얼굴, 처형 얼굴이 다 들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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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아내와 아들은 기관지가 너무 안좋아

막내 처형이 있는 제주도로 한달만

있다 오겠다 하고

제주도로 내려 갑니다

 

그녀를 보내는데 아쉬워 하면서

매일 친구, 군대 동기들을 불러

집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한달이 지나도 아내는 오지 않더군요

 

난 여기 직장을 구했으니

아들이 보고 싶다면 니가 내려와라

 

라길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제주 서귀포로 내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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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제주도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 막노동도 하고

카페 바리스타도 하고...

 

그래도 재미있는 하루 하루 였습니다

힘든 몸으로 집에가면

환하게 웃어주며 엉덩이 토닥거리고

안아주는 천사같은 아내와

 

자폐인게 맞나 싶을 정도로

장난도 잘치고 애교도 많은 아들때문에

 

집에 있는게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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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아내는 요즘 배가 아프다

라는 말을 했고

빨리 병원가서 내시경을 하자고 했습니다

 

총 3번 실패를 하고 7월 긴급대장내시경 결과

장폐색에 대장암3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대장암 수술을 하고

금방 좋아 질줄 알았지만

곧 림프전이 라는 이야길 듣고

2~3년 정도 신한부 판정을 받습니다

 

사실 제주와서 대장내시경을 

안받겠다고 고집을 부려

매년 그걸로 싸웠던게 후회가 되네요

 

그냥 강제로라도 끌고 가서 검사 받게 할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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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들었지만 아내가 하고싶어 하는 일때문에

제 돈을 많이 써서

미안해서 돈생기면 검사 받으려고 했다 하더군요

너무 황당했습니다...

 

아내가 들어놓은 보험은 궤양성대장염 걸린 이후에

가입이 되어 있어 지급이 거부되었고

 

아내는 제게 미안해서인지 

저 몰래 여기 저기 대출을 받아

주식을 했더군요

 

2021년 11월 아내 몸은 붓기 시작하고

얼굴살은 빠지고 해서

서울 삼성병원으로 입원을 합니다

 

2021년 12월 24일 아내는 병원에서

유일하게 코로나 확진이 되어

더이상 통화는 힘들다 하더군요

 

2022년 1월 3일 이후

아내와의 마지막 카톡을 했습니다

그 후로는 의식이 거의 없고

 

병원에서 연락 오면 급하게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갔습니다

 

일이라도 안했으면 아내 옆에 계속 있었을껀데

휴가 무급휴가 병가까지 다 쓴 상태라...

 

후회가 됩니다

 

2022년 1월 7일

 

아내가 떠났습니다

 

보호복을 입고 아내 시신을 확인 하러 갔습니다

 

니.. 내두고 어데가노...

 

가지마라...

 

하고 많이 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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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은 술만 마신거 같네요

 

몸무게는 102키로를 찍었고

호흡하기도 힘들고 걷기도 힘들고

더이상 엄마를 찾지 않는 

아들을 보며 이건 아니다

이러다 아들두고 나도 죽겠다 싶어

 

헬스장을 등록 하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3년만에 운동이라 몸이 안따라 주지만

그래도 13키로 빠졌습니다

 

요즘은 아들도 다시 잘 웃고

제 얼굴을 만지며 장난도 칩니다

 

저도 아들을 안고 노래도 해주고 

장난도 치고 잘 지내고 있지요

 

 

아내가 결혼전 일하면서 냈던 연금때문에

아내가 대출 받은 금액은

가족들이 조금 도와주셔서

다 갚았습니다

 

항상 저와 아들을 생각하는 아내가 너무 보고싶지만

 

조금은 참아 보려 합니다

 

 

이렇게 하루 하루 버티다 보면

 

언젠가 다시만나 꼭 안고 사랑한다 말할수 있겠지요

 

그래도 정말 죽도록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