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무인문구점을 운영중인 소상공인 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가뜩이나 살기가 너무나 힘든데, 또 두번 죽임당하는 일을 당해 하소연할 때도 없어 용기내어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호평동 초등학교 앞에 무인문구점을 몇 개월 전에 열었습니다. 전에 이 근처에서 저도 살았었는데, 저희 아이들도 학교 앞에 문방구가 없어 불편함을 겪었던 적이 있어서, 물론 장사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동네 아이들의 편의를 위한 마음으로도 결정을 하였습니다.

 

동네에 자기들의 아지트가 생겼다며 문방구에 매일 들려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운영은 어렵지만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몇 주전 행동이 좀 이상한 여자아이들을 저희 매니저가 발견했습니다. 의심이 된다고 바로 아이들을 잡아 물어볼 수 없어 아이들이 나간 후에 CCTV를 확인해보니, 가방을 들고 다니며, 다른 손님들이 있는데도 물건을 쓸어 담고 있었습니다... 이건 몇 개 훔치는 정도가 아닌, 그냥 잡히는 대로 집어 넣는.... 정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자연스러웠고, 대담했습니다. 저도 비슷한 또래의 딸이 있는데 정말 이 나이의 아이들이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상상도 안되는 놀라운 광경이였습니다.

 

너무 주저없이 훔치는 영상을 보고 저희는 한두번이 아닌 것 같아 지난 CCTV 영상도 다 살펴보게 되었고, 이 아이들이 여러 차례 엄청난 양을 훔쳐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희 추산으로는 30번 넘게 절취하였으며, 총 금액은 600만원이 넘습니다...정말 난감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어디사는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 금액도 엄청나다보니 암담했습니다. 그것도 대상이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하니 어른으로서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가만히만 있을 수 없어 이틀 후 월요일에 바로 앞 초등학교 앞에 갔습니다. CCTV상의 마스크를 쓴 인상착의에만 의지한 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교하는 학생들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머리스타일과 하얀 외투, 특정 브랜드의 하얀 운동화를 신고 내려오는 아이가 있더라구요. 순간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심히 다가가 아이에게  CCTV를 캡쳐한 사진을 보여주며 본인이 맞는지 물어보고, 제 소개와 상황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해 문방구 사무실로 데리고 왔습니다. 다른 한명은 현장학습 신청을 하고 가족여행을 갔다고 하더군요.어린아이라 정말 조심스럽게 물어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아니라고 잡아 때더니 CCTV를 보여주니 놀랬는지 그제서야 인정을 하더라구요. 너무 화가 났지만, 초등학교 3학년 같은 나이의 딸 생각에 화를 낼 순 없었습니다. 다음부터 이러면 안된다고 잘 설명을 하고, 저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어찌할 줄을 몰랐지만,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길까 싶어 자백서는 받고, 진술 녹음을 하였습니다. 부모님께 연락을 해서 잘 처리를 할테니 우선 돌아가라고 하였습니다. 이 아이에게 다른 아이의 전화번호를 받아 연락을 해서 역시 진술을 받았고, 녹음을 해 놓았습니다.

 

경찰에 바로 신고하는게 제일 편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란 생각에 우선 부모들에게 연락을 하였습니다.각각의 부모에게 자세히 상황설명을 하였더니 첫째 부모는 당일 저녁 온다고 하고, 다른 부모는 여행중이라 끝나고 5일 후에 온다고 하더라구요. 피해자로서 화가 나고 황당했지만 문방구이고 애들일이니 좋게좋게 넘어가자는 생각으로 참고 넘겼습니다.

 

첫번째 아이 부모가 시간을 몇번 바꾸더니... 결국 밤에 왔습니다. 저는 6시간을 기다렸습니다. CCTV와 아이들 진술을 토대로 실비만 받고 끝낼 생각이였습니다. 그런데... 아빠라는 사람이 오자마자 난대없이 명함을 내밀었습니다. 명함에는 어디 법무법인 사무장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자기는 딸을 용서할 마음이 없고 이미 학교 담임선생님한테도 이야기 했고 경찰에도 연락했다고 합니다... 어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아이들을 지켜주려고 했던... 오히려 피해자인 제가... 순간 너무 허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숨과 함께 '제가 쓸데없이 너무 많은 생각과 배려를 했나 봅니다...' 라는 이야기를 한숨과 함께 내뱉었습니다.. 이후에도 저는 실비만 받고 그냥 마무리 하고 싶다고 했고, 화 한번 안냈고.. 오히려 아이들이니 다음부터 안그러면 된다고 그 아빠를 설득하고 집에 가서 생각을 해본다길래 돌려보냈습니다. 아이한테 왜 그랬나고 마지막에 물어보니 다른 애가 훔치자고 해서 훔쳤답니다.. 지금 글을 쓰며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정말 후회스럽고 바보 같습니다.

 

첫번째 아이 아빠는 그 후 연락이 없었고, 두번째 아이 아빠를 일주일을 기달려 만났습니다. 일주일동안 저는 속이 타들어갔는데, 두번째 부모는 가족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또 이틀을 미뤄 늦은 저녁에 절 찾아왔더군요. 딸과 왜 데리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딸 같은 반 친구 아빠라는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물건을 훔친 그 애는 아빠가 시켜 억지사과를 잠깐 하더니 1분도 안되어 아빠가 차에 가있으라고 합니다... 그 와중에도 애를 보호해 주고 싶었나 봅니다. 카페에서 제가 큰 소리를 낸 것도 아닌데 계속 주변을 둘러보며 제게 목소리를 낮추라고 합니다. 참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싶습니다. 다시 꾹 참고.. 또 상황설명을 하고 CCTV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원만히 해결하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자기 딸이 피해자라고 합니다. 다른 애가 반에서 아이들을 주도하는 입장이고, 그렇다보니 걔가 같이 훔치자하는데 같이 안훔치면 따돌림을 받을 수 있어서 같이 훔쳤고 그 이후엔 또 그걸 대부분 그 애한테 줬다고 자기 딸이 이야기했다고 하네요... 얘들은 다 서로 시켜서 그랬답니다... 듣기가 불편해서... 전 이건 당사자들이 서로 해결할 일인 것 같고 제가 관여할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 한 뒤, 암튼 저는 크게 일 만들 생각 없고, 애들 상처주기도 싫고, 없어진 물건에 대한 금액만 받고 마무리 하고 싶다고 의견을 전달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이 아빠도 또 생각해 보고 연락한다길래 그러라고 하고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원만히 해결될거라는 기대가 있었고, 애들을 위해 잘 참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그렇게 그날을 넘겼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두번째 부모에게 첫번째 부모와 상의한 결과 제가 말한 금액을 줄 수 없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들은 아이들이 그정도 훔쳐갔다고 생각이 안든다고 하네요... 제가 몇 배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아이들이 자백하고 인정한 금액을 못준다고 하니..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자기는 이 돈을 줄 생각이 있는데 다른 애 집 쪽에서 돈이 없는지 능력이 안되는지 여력이 안되서 못주는 거 같다며 좀 깎아주면 자기가 그 집을 설득하든 자기가 돈을 보태든 해서 돈을 마련하겠다며 대신 무려 절반을 깎아달라고 합니다... 자기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달라고 하면서... 이걸 왜 제게 그리고 저만 가만해서 받아드리라고 하는 걸까요?... 제 입장에서는 이정도면 충분히 배려했던게 아닌가요?.. 제가 듣기에는 결국 아이들의 미래를 부모들이 돈을 깎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였습니다...

 

저는 결국 모든 걸 내려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 같아... 가입해놓은 도난보험에 보상을 신청하기로 합니다. 그러려면 피의자 정보가 필요하니 학교에 연락을 하였는데... 거기서 또 어의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첫번째 아이 부모가 분명 학교에 이미 다 이야기 했다 그래서 연락한건데, 정작 담임선생님은 처음 듣는 소리라고 합니다. 황당했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경찰에 전화해 확인해보니 접수된 내용도 전혀 없다고 합니다.... 사무장이라는 사람이 애를 앞에 세워두고 저를 가지고 놀았네요. 거짓말을 한거죠. 벼랑끝에 선 자기 애 앞에서 그 순간에도 저 앞에서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고 도박을 한 겁니다.. 참.... 말이 안나옵니다. 정말 애에 대해 정상적인 부모로서의 걱정은 있는 걸까요? 잠시 후에 교감선생님이 매장에 찾아와서 자기가 다시 중재해 볼테니 자기를 봐서라도 또 1주일만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참 세상이 어의없고 무서웠습니다. 모든 게 싫어지더라구요. 문방구를 왜 차렸는지 회의감도 느껴졌습니다..

 

교감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사정하는 걸 보니 이 분은 진짜 아이들을 걱정하는 것 같아.. 의욕도 이젠 없어서.. 또 일주일을 기다려 봅니다. 또 바보같은 짓을 한 거죠.. 저도 부모라 자꾸 바보가 되었습니다....교감선생님한테서도 연락이 안옵니다. 우연히 길에서 교감선생님을 만나 물어보니, 자기는 부모들에게 다 이야기를 했고, 연락이 저에게 갔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면서 연락이 안왔더라도 제가 좀 양보해서 또 애들을 위해 합의를 봐달랍니다. 또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또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힘들어서.. 너무 진이 빠져서..  제가 전화를 해서 결국 자기들끼리 결정했다던 그 50%라는 금액에 합의를 보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웃기시죠? 그랬더니 알겠다며, 다음날까지 돈을 보내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또 며칠 연락이 없습니다...그래서 참다 못해 이튿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절반이 아닌 30%로 안깎아주면 못준다고 합니다... ㅎㅎㅎㅎ 정말 세상 무섭습니다. 피해자인 제가 사정을 해야 하는 상황인건지, 절도범 부모가 오히려 제게 선심쓰듯 흥정을 합니다. 세상이 정말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이 허망한 시간들을 보내고 방법이 없어 경찰에 전화를 합니다. 도난보험 보상신청을 하려면 경찰에서 발급해준 피해사실확인원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결국 연락을 합니다. 경찰 두명이 나왔습니다. 상황 설명을 하고.. 이제 이 길고 짜증나는 상황이 끝나나 보다 했더니... 하... 갑자기 이 아이들이 만 10세가 안되서, 범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을 할 수 없어 실효성이 없으니 조사자체를 하지 않는다며 그냥 돌아간다고 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요?... 피해사실확인을 해줘야 피해업주가 보험신청이라도 할 수 있다고 했더니, 그래도 미성년자라 안된다며... 민사소송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네요..... 무슨 이런 말도 안되는 법이 있을까요? 미성년자라 형사처벌이 안되는 건 압니다. 하지만 사건 조사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렸을 때부터 사건이 발생하면 112에 신고하라고 배웠는데 어떻게 된 법이 세상이 어떻게 변했길래 미성년자라 피의자는 보호하고 피해자는 피해는 피해대로 보고 또 큰 돈까지 들여 소송까지 해야되는 상황이 된 것인가요?................ 정말 세상이 미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한 두개 호기심으로 훔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애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그런데 이건 아니잖아요. 손해액만 수백만원 입니다. 어른이었으면 바로 형사처벌입니다. 하나 훔쳤으니 열개를 보상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실비를 보상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들은 뭘 알아봤는지 이제는 합의할 노력조차 안합니다.

 

그런데 경찰에서는 미성년자라 어쩔 수 없다? 나라에서는 언텍트니 무인매장 장려해놓고서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니 이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는 꼴입니다. 최소한 조사만 해달라고 했더니 경찰담당자가 어쩔 수 없다고 하길래, 여성청소년과 담당자를 찾아 전화해서 그럼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결국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거냐고 물으니, 갑자기 언성을 높여 '지금 내가 미성년자는 사람 죽여도 괜찮다고 말했다는 거냐'며 오히려 되래 저한테 화를 냅니다.... 하..... 어의 없어 또 전화를 끊었습니다...

 

정말 골고루 당합니다. 피의자한테, 피의자부모한테, 경찰한테... 참 더러운 세상입니다.정말 장사하기 싫어집니다. 좋은 의도로 연 문방구가...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이제는 많은 걸 염려하게 만듭니다. 선량한 마음으로 이용해주는 다른 고객 아이들에게 제가 이런 마음이 드는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소한 경찰에서는 조사 자체는 해줘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요? 미성년자라 형사처벌할 수 없으니 조사가 실효성이 없어 아예 조사자체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게 미성년자 범죄를 부축이는 잘못된 제도 아닌가요? 과연 이런 식의 처리가 그 아이들에게 참된 교육이 되는 걸까요? 이게 한 두푼 인가요? 수백만원 입니다. 미성년자는 정말 상관없는 겁니까?...

 

그리고 업주가 이런 피해를 겪는다면, 아무리 피의자가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소송없이 보호자가 책임을 갖게 하는 게 법제화 되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요? 왜 피해자가 피의자들에게 휘둘려야 합니까? 이런 것도 보상 받으려면 결국 돈 있는 사람들만 돈으로 재판해서 보상받을 수 있는 겁니까?....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해 피눈물들을 흘리고 있는 소상공인들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제도로 나라가 또 소상공인의 목을 조이다니요.........................

 

CCTV를 여러번 돌려보았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물건을 쓸어담으며 눈으로 CCTV 위치를 확인하고, 춤을 추며, 미소까지 짓고 있는 그 아이들이 이젠 무섭기까지 합니다... 자신들이 처벌 안받을 걸 마치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하소연 할 때가 없어 용기내어 글을 올려봅니다. 많은 분들의 공유 및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용해주셨던 분들, 특히 다른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저같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국민청원 사전동의 부탁드립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dpKlc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