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아내가 울먹이며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내는 1999년대학 시절에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했었는데요.
22년만에 이식받기 적합한 혈액암 환자가 나타났다고 대한적십자사의 연락을 받았답니다.
부모 자식간에도 조혈모세포 일치확률이 5%가 안된다고 하며 비혈연인 타인과는 수만분의 1% 확률이라고 하네요.
간절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고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자꾸 나온다며..
훌쩍훌쩍...
가족들과 상의후 연락을 달라는 관계자의 말에.. 아내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동의를 했고 3개월후 3~5일간 입원하여 골수이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저도 단번에 동의를 했고 훌쩍이는 아내를 축하해 주고 함께 기뻐했답니다.
대한 적십자사의 골수기증 담당 코디네이터 분은 본인은 물론 가족과 주변인들의 확실한 결심을 당부하셨습니다.
만약 이식 당일에 마음을 바꾸게 되면 환자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이식 당일에 연락이 두절되어 이식받을 준비를 끝낸 환자가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혈액생성을 담당하는 조혈모세포가 골반쪽에 몰려있기 때문에 전신마취 후 골반에서 직접 골수를 채취하는 힘든 조혈모세포 채취법을 이용했으나,
요즘은 며칠 전부터 촉진제 주사 투여후 말초혈 조혈모세포 채취법으로 비교적 간편하게 채취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예전처럼 전신마취도 안한다고 하네요.
4시간 정도 누워서 한 쪽 팔에서는 혈액을 계속 채취하면서 조혈모세포를 채집하고 반대 쪽 팔로는 나머지 혈액 성분을 다시 수혈한다고 하더라고요.
간단히 말해서 채혈과 수혈을 동시 진행하는 것입니다.
아내와 저는 전신마취를 하고 뼈를 찔러 채취하는 무서운 과정인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골수 채취후 2주에서 1달 가량은 두통, 뼈 통증, 근육통, 몸살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내는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하네요.
혹시 40세 미만이신 분들은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해보세요.
기증은 55세까지 가능하지만 신청은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40세 미만까지만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증받을 환자분께서 건강 상태가 안좋으셔서 일정을 잡는데 문제가 생긴 듯 했습니다.
아내는 환자분께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하냐고 전전긍긍하며 며칠을 보냈습니다.
다행히도 기증일정이 확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안도의 미소를 지었네요.
오늘은 아내의 생일입니다.
올 해는 그 어느 해보다 큰 선물을 받게되어 너무나 행복하다는 아내...
이런 여자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저는 아내가 너무너무 자랑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