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만 10년 넘게 한 평범한 중년 아재입니다.

 

어디다 하소연 할 곳도 없고.. 너무 충격적이고 경황이 없고..

혼자 끙끙거리며 있으니 미칠거 같아서 위로 받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이혼하고 아이 둘 키워온지 어느덧 6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전 처의 행실에 문제가 있어서 이혼을 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저도 참 못난 남편이자 아버지였던거 같습니다.

 

어제 새벽에 이젠 그냥 어머님이라고 부르지만 장모였던 사람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연락 못 받았어? xx 죽었다는 거.."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라구요.

이 아줌마가 절 상대로 거짓말을 해서 득 될 일도 없는데 지금 뭐라는거지?

병원 물어보고 바로 택시타고 가봤습니다.

 

제정신이 아니어서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응급실도 가보고 정문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당하고...

장례식장으로 뚜벅 뚜벅 걸어들어가는데 그녀 이름은 보이지 않더라구요.

다행이다 생각 하고 있는데 혹시나 싶어서 당직자 분에게 물어봤죠.

"혹시 XX씨 라는 사람 왔나요?"

"아 네 아직 도착하지는 않았는데 운송중이라고 합니다."

 

...................

잠시 시간이 지나고 직원분이 도착했다고 하시면서 저를 영안실로 데리고 가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얼굴 보시라고...

장난이겠지 장난이겠지..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거짓말이길 빌면서 얼굴을 확인을 했는데...

그녀가 맞더라구요.........

 

이혼 과정이 순탄치 않아서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고 미워했던 사람이었는데..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무너져 내리게 되더라구요. 아직도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조차 안됩니다.

 

지금 출근해서 일하는 중인데 진짜 멍하니 제가 뭘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쉬고 싶었는데.. 회사에는 휴직계도 못내죠.. '전 처인데 너랑 무슨 상관이냐' 이럴게 뻔하니.

 

아무튼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그냥 이런 일이 있었고.. 남들한테만 일어나는 일이라 신경도 안썼는데

막상 저한테 닥치니까 너무 괴롭고 힘드네요.. 그냥 위로 좀 받으려고 쓴 글이었는데 너무 길어서 아무도 안 읽으실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형님 누님 그리고 동생님들.. 미우나 고우나 제 전 처였던 사람이고 두 아이의 엄마였던 사람..

세상에서 가장 미워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고 그렇게 떠나보냈지만 아직까지도 너무 사랑하는 그 사람..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짧은 기도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