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국내 여행가이드 6년차입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40인승 버스에

20명만 태우고 나갑니다.


코로나에 단체여행 욕먹을 수도 있겠지만

진짜 너무 힘듭니다. 


체온 측정하고, 버스 방역하고,

밖에서 다닐 때 거리 간격 엄청 예민하게 관리합니다.


양양에 낙산사 갔을데 일이 생겼는데

손님들한테 낙산사에서 


몇시까지 버스 타라고 안내 한 뒤,

자유시간 한 시간정도 줬거든요.

저도 슬슬 낙산하 한 바퀴 돌고,

주차장을 내려가고 있는데


저 멀리 한 50m 정도 앞에

아저씨 한 분이 바닥에 누워있고,

그 옆에 다른 아저씨 한분이

막 뭘 어떻게 할지 몰라서 허둥지둥 하다가

누워있는 아저씨 가슴을 막 만지는 겁니다.


그래서 순간 '쓰러졌다' 직감하고,

가방 바닥에 벗어 던지고,

막 달려가서, 빨리 고개넘겨서 기도 확보하고,

심박이랑 호흡 확인하고

가슴압박 시작했습니다.


저도 너무 놀래서,

가방 벗은 자리에서 아저씨 누워있는 자리까지

50m 뛰어갔던 그 잠깐이 기억이 안납니다.


일행인 아저씨는 멘붕이 와서 뭘 어쩔 줄을 모르고,

제가 심장압박 하면서 119 전화하라고 막 소리쳐도

이미 반쯤 넋이 나가서 제 말을 알아 듣질 못합니다.


다행이 우리 손님들 몇분이 저랑 같이 계셔서,

손님 중 한분이 119에 전화를 했는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몰라서,




심장압박 계속 하면서,

스피커폰으로 119랑 통화했습니다.

50대 아저씨가 쓰러졌다.

호흡이랑 맥백은 없고,

심폐소생술 시작한지 1분 정도 지났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있는 곳 위치는 우리 손님이 설명했어요.


저도 얼마나 긴장이되고, 가슴이 타들어가는지.

그 2분이 정말 너무 길었습니다.

5분 안에 의식 안돌아 오면, 

이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계속 막 그 5분 뒤가 상상이 되고,

와 그 2분은 정말 말로 표현 못합니다.


정말 다행히도 119 도착하기 전에

아저씨 호흡이 돌아왔어요. 눈도 뜨는거 확인 했어요.

본인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는 것 같고,

아저씨한테 여기 어디냐고 몇번 물어보니까

낙산사라고 하더라고요.


계속 일어나려고 하는데

일어나지 마시고, 119 올 때까지 누워 계시라고 했습니다.

의식도 완전히 돌아오고, 옆에 일행도 계시고해서,

그때서야 좀 마음이 놓였습니다.


119 올 때까지 제가 좀 있고 싶었는데.

저는 또 우리 손님들 버스 위치 몰라서

헤매고 있을까봐 서둘러서 빨리 내려갔어요.


제가 내려가니까 주차장으로 119차 들어오는 겁니다.

그래서 119에 아저씨 누워있는 위치 다시 알려주고,

우리손님들 다 챙겨서 버스 탔어요.


제가 버스 타고, 손님들 한테 다음 일정 안내하려고 하는데

아까 119 전화하셨던 손님이, 마이크를 가져가더니

조금 전에 우리 가이드님이 심장마비온 아저씨를

심폐소생술 해서 살렸다고, 박수한번 쳐줘야한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또 뻘줌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조금 뒤에 아까 119에 전화했던 손님 폰으로 연락이 왔는데, 

아저씨 건강 괜찮고, 조금 더 검사를 받아볼 거라고 했습니다.


하... 정말 하루가 너무나 길었어요.

그냥 그 짧은 순간 때문에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너무 마음 한 구석이 뿌듯합니다.

너무 뿌듯하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정말 다행이고, 정말 제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아저씨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저 칭찬 좀 해주십쇼.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