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국종 교수님의 오랜 팬이였습니다.

 

이국종 교수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중증 외상 전문의입니다. 특히 외상 및 외상 후유증과 총상 치료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이자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의사입니다. 

 

지난 2011년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 당하는 과정에서 석해균 선장이 총상을 입게되고, 이국종 교수가 석해균 선장을 살리기 위해 본인의 자비를 들여서라도 당장 오만에서 한국으로 후송을 해야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깊은 팬이 되었습니다.

 

이국종 교수님은 현재 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 및 의료체계 구축에 대한 열정으로 현재 의료시스템의 현실을 알릴 수 있는 곳이라면 인터뷰나 방송 출연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존까지도 알지 못했던 중증외상이라는 분야를 언론을 통해 크게 알리는데 기여했으며, 전국 거점에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국가가 이를 행정적 재정적으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이국종법이 통과되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외상외과는 의사들의 기피 진료부서입니다. 수술 난이도가 매우 높을뿐만 아니라 외상으로 인한 트라우마, 치료 가능성 희박 등으로 많은 의사들이 외상외과를 꺼려합니다. 

 

저는 2017년 12월에 이국종 교수가 출연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을 보고 작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후원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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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후원금도 외상외과와 중증치료센터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는게 아니라 아주대학교의료원 이름으로 후원받아 기관장 결재하에 다른 용도로 쓰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주대학교의료원 후원금은 방송을 시청한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이국종 교수님을 응원하고 이러한 의료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후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방송 시청 후 인터넷과 언론에 공개된 후원 계좌번호를 보고 후원을 결정하였습니다.

 

작년 경기도 국정감사에 이국종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밝힌 내용을 듣고 안타까움과 분노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간호인력 67명 충원을 위해 22억원이 지원됐지만 절반 정도인 36명만 채용됐다."

"나머지 재정 지원은 아주대학교병원의 기존 인력에게 지원되어 돌려막기가 됐다."

"병원 집행부에서 논의과정을 거쳐서 나머지 인력의 증원도 반려됐다."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닥터헬기 사업 반납 문제가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고 국토교통부에 반납 질의도 진행되고 있다."

"후원금은 기관장의 결재를 거쳐야 되기 때문에 후원금이 들어온다고 간호사 인력 충원이 되지는 않는다."

 

정말 안타까운 아주대학교병원의 현실입니다.

 

심지어 이국종 교수님은 의료원장과의 갈등으로 한국을 떠날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갈등과정에서 의료원장에게 폭언과 욕설을 들었고, 외상외과 자리를 지켜야 된다는 사명감은 있지만 일단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2개월간 병원을 떠나 태평양에서 진행되는 해군 훈련에 참가를 결정하였습니다.

 

아래는 이국종 교수가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내용입니다.

 

이국종 - "보건복지부하고 경기도에서 국정감사까지 하고 이렇개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잖아요. 현장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최고 단계까지 다 보고를 한거잖아요. 이런 문제가 있다고"

 

이국종 - "헬기 같은 것도 보세요. 헬리콥터 계속 못들어오게 했다고요. 제가 새 헬기를 사달라고 한 적도 없고 뭐도 없어요. 아무거나 날아만 다니면 되는데 이렇게 쓰고 있는데 너무하는 것 같아요."

 

이국종 - "저희가 작년에도 (외상센터를) 한달을 가동을 못했거든요. 한 한달을. "

기자 - "병실이 없어서요?"

이국종 - "아니죠. 병실은 저기(본관에) 줄줄이 있는데 안줘서."

(병원에 병실은 남아도는데 병원에서 외상센터에 병실을 주지 않아서 한달동안 외상센터에 환자를 받을 수 없었다)

 

이국종 - "병원에서 그러니까 저만 가만히있으면 조용하다고.... 제가 틀렸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한국은 원래 그렇게 하는 나라가 아닌데.."

(병원 입장에서는 이국종 교수가 그냥 조용히 진료나 보고 수술이나 하기를 원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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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분을 떠나게 해야 되는걸까요? 아주대병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외상 치료 병원이라고 국민들에게 인식된 이유가 뭘까요?

 

차라리 저런 의료원장에게 욕을 먹고 심한 스트레스로 교수님의 건강이 나빠지는 것보다 다른나라에서 영웅이 되는게 교수님을 위한 일일까요? 병원 구석에서 쪽잠을 자면서 건강이 나빠지는것도 모른채 남들한테 아쉬운 소리를 들어가면서 응급 수송 헬기를 요청하셔야 될까요?

 

1969년생 이제 만50세의 이국종 교수가 한국을 떠나게 만드는건 이국종 교수의 오랜 팬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실려오는 환자들과 온갖 스트레스로 인해 이미 이국종 교수의 건강은 나빠질대로 나빠져서 한쪽 눈의 시력은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장과 아주대학교의료원장은 다른 인물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주대의료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인식할 수 있게 추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