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오는데 자려고 누우니 자꾸 눈물만 나서 여기에 쏟아 봅니다


저는 최근 틀면 쏟아져 나오는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그 눈물의 이유는 아버지 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최근 2~3년 사이 급격하게 몸이 안좋아지셨고 현재는 걷지 못하시는 상태입니다

암수술도 받으셨고 예전에 비하면 대화하는 것도 조금은 어려워졌습니다


저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자식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가정적인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아버지와의 좋은 추억들이 많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는 한쪽 팔로 나를 번쩍하고 들어올리던 나에게만큼은 아주 큰 사람이었습니다

걷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셔서 쉬는날이면 새벽같이 나가서 산책을 하시곤 하던 그런 건강한 한 남자였습니다

그랬던 아버지가 지금은 다리의 근육이 거의 다 사라진 상태로 좋아하던 산도 못오르고 아침산책도 나가지 못하고 방에서 누워만 지내십니다


자려고 누웠던 이 밤에 뜬금없이 그 기억들이 떠올라서는 눈물이 자꾸만 쏟아집니다


아버지께서 암진단을 받고 급하게 수술 받으신 그 직후에는 가족들 모르게 밤에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도 사실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납니다

아침에 출근하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흐리고 밥 먹다가도 눈물이 나고... 어디서 아버지 얘기만 나와도 눈물이 납니다

남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자제하고 자제하는데 그게 어려운 날도 가끔은 있습니다


아버지 수술 이후

내가 뭘 어찌 해야하나?

어찌 하는 것이 서로를 위하는 것일까?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런 고민을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해봐도 아버지에게 나의 불행만큼 나쁜 불행은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내가 행복해야 한다> 였습니다

자식의 행복을 위해 인생을 살아오신 아버지께는 내가 진정으로 행복하게 인생을 사는 것이 효도를 하는 거라고...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 늘 똑같이 "다녀왔습니다"하고 아버지께 인사를 합니다

그러면 그때만큼은 아버지께서 정말 또렷하고 밝게 "수고했다 얼른 저녁 먹어라"하며 인사를 받아주십니다

저는 매일 부모님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하루가 계속 쌓이고 있고 오늘도 특별한 문제없이 그렇게 보냈습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아무런 문제 없는 그냥 보통의 날이었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실의 가족들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기에 여기에 조용히 이야기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