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대전의 둔산대공원 삼거리에서 4차로 직진 차량과 2차로 우회전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화재 보험사의 가입되어있는 직진 차량의 운전자는 나다.
 
사고 직후에는 정신이 없었고 몸이 조금 불편해도 금방 나으려니 했다, 일주일가량 지나서야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2주 진단이다. 움직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힘든 일 하지 말고 쉬는 것이 좋다 하신다.
나는 잠시 휴가를 내어 불편한 몸을 빨리 추수리는데 만 집중했다.
그사이 망가진 차량은 수리가 끝났고 자기부담금 납부하고 차량을 받았다.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사고처리는 진행 중이다.
 
나는 보험사에서 알아서 잘 대처해줄 것이라고 믿고 사고처리가 끝나면 연락 주겠지 하며 기다렸다.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갔다. 거의 5개월이 지난 것 같다.
어느 쪽 보험사도 연락이 없다.
자기부담금이나 병원 치료비는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 먼저 전화를 했다.
나는 보험사 사고처리 담당자에게 사고처리 결과를 물었다.
 
보험사에서는 과실비율에 대해 상대방과 견해차가 크다고 보험사 간의 심의를 셋 차례 진행했다고 말하면서 나의 과실이 20프로 나올 수 있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여 설명한다.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설명하는 줄 만 알았다.
나는 무조건 소송으로 갈 것을 요청했다. 알고 보니 그때는 이미 분쟁심의 결과가 8:2로 나온 상태였던 것이다. 이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소송건도 뒤늦게 알았지만 상대방이 원고였다. 내 쪽에서 먼저 제기한 것이 아니고
나에게 80프로의 과실을 주장하는 소를 상대방 보험사가 먼저 제기한 것이었다.
 
나에게는 사고 당시에 블랙박스 영상(상대방 차량에서 녹화, 내차의 블랙박스는 영상이 녹화되지 않음)과 경찰이 작성한 사고 사실확인원과 사고 현장 약도가 있었기에 어떤 판사도 이걸 보고 나의 생각과 다른 판결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경찰도 사고사실확인원에 사고 원인을 교차로 우회전 통행방법 위반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2개월이 지났다 보험사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내가 먼저 전화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었다.
소송은 진행 중이고 결과 나오면 연락을 주기로 한다.
 
또 한참 동안 연락이 없다. 2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전화통화가 되지 않는다.
삼성화재 홈페이지 문의사항을 남겼다.
 
다음날 곧바로 연락이 왔다.
담당자가 바뀌어서 연락이 늦었다고 변명을 한다.
담당자는 타 지역으로 발령 났다고 한다.
나는 결과를 물었다.
나의 과실이 20프로란다.
이미 3주 전에 법원 판결이 났고 항소할 기회조차 잃었다.
보험사 홈페이지에서는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
 
나는 믿어지지 않았다.
이런 증거자료를 보고 이런 판결을 했을까 싶은 의문이 들었다.
나는 보험사에게 분쟁심의에 제출했던 자료와 법원에 제출한 자료 모두를 요청했다.
 
삼성화재는 차량 파손 사진, 현장 사진 몇 장과 펜으로 그린 듯한 사고 약도와 법원에 제출된 항변에 대한 내용만 가지고 왔다. 다른 건 없다고 한다. 그림마저 상대방 보험사가 거짓으로 꾸며 제출한 것과 거의 일치한다. 사실관계가 틀린 것까지 똑같다. 이럴 수가, 참담하다.
 
이 자료들이 나를 대신해 나를 위해 사고처리에 쓰인 증거들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삼성화재가 제출한 증거자료도 사실관계 자체도 맞지 않는 엉터리 자료이고 나에게 불리할 수 있는 것들이기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실상은 상대 차량은 4차선 도로에서 2차로 주행 중에 빠르게 우회전하여 4차로에서 앞서 주행 중인 나의 차의 뒤바퀴 휀다 부분을 충돌했다.
4차로에는 우회전 표시가 그려져 있다. 하지만 앞 도로도 4차로로 직진하는데 문제가 없는 도로다. 현재도 과거도 많은 차량이 4차로에서 직진을 한다. 앞 도로는 얼마 가지 않아 3,4차로는 곧바로 삼거리 우회전 차선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회전 노면표시가 있다 하더라도 이곳과 같은 4차선을 우회전 전용차선으로 보지 않는다.
 
삼성화재는 상대방이 3차로에서 주행하다 우회전해서 사고가 났다고 거짓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고 말도 안 되는 노면 지시 위반에 대해서 위반이 아니라고 글로 항변할 뿐이고 사실을 증명할 정보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게다가 사실과 다른 잘못된 그림을 증거라고 제출한 것이다.
상대방은 불리한 증거(사고 사실확인원 사고현장약도, 블랙박스 영상)는 하나도 제출하지 않았다.
 
삼성화재 사고처리 담당자는 자료를 다 가지고 있다고 했었다.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나한테서 확인을 했어야 했다.
우리가 가진 명백한 증거자료가 있음에도 그것을 활용하지 않고
3차로에서 우회전했다는 거짓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 불리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제출한 것이다.
 
삼성화재 사고처리 담당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삼성화재는 두 번이나 증거자료를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작성한 사고사실확인원과 사고현장약도도 어디에도 쓰이지 않았다.
법원에서도 분쟁심의에서도.
한 번이라도 진행과정을 상세히 알려줬더라면 나라도 나서서 증거자료를 챙겼을 것을 왜 그랬을까.
철저하게 감쳐온 것처럼 느껴진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나는 기만당했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나에게 20프로 과실 판결.
판사나 심의 위원은 잘못은 없다.
제출된 증거가 그렇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수인가.
고의인가.
과실비율 나눠먹기인가.
 
날 찾아온 삼성화재 담당자는 결과가 맘에 들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소송하라고 한다.
삼성화재 본사 방침은 법원 판결 난 거에 대해 다시 소송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소 제기하는 방법은 알려 주겠다 하며, 인터넷으로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용도 2만원 가량으로 비싸지 않다고 한다.
 
한마디로 억울하면 네가 알아서 소송하든지 말든지 하라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런 일 처음이다.
문제의 답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나는 20프로의 과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20프로의 가해자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은 돈 문제가 아니다.
자존심과 명예가 걸려있다.
다음 달이면 사고 난지 1년이다.
 
나를 기만한 삼성화재를 상대로 정신적 물적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보험사들은 대기업이다. 공룡기업이다. 고래 싸움이다.
 
머리가 아프다.
7,8월의 땡볕 보다 삼성화재가 날 더 열받게 한다.
이제 사고를 낸 상대방보다 삼성이 더 싫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벌써 며칠째 인가.
머릿속이 온통 화로 차있어 진정되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치겠다. 

 

블랙박스 영상 주요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