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사회적ㆍ경제적 지위가 올라감에 따라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 5월 케이블TV 애니메이션 채널인 ‘투니버스’가 만14세 이하 어린이 39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 희망직업’ 설문조사에서 ‘연예인’(20%)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선생님 및 학자’(17%), 3위는 ‘의사 및 간호사’(10%)였고 예술가(6%), 과학자(5%) 등이 뒤를 이었다.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아이들의 목적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겠지만 이제는 부모들조차 점점 연예인 자녀 두기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추세다. 과거 자녀가 연예인이 되겠다고 하면 “왜 딴따라가 되려고 하냐”며 말리는 부모가 많았지만 요즘은 “본인이 하고 싶다면 굳이 말릴 수 있겠냐” “기왕 할 바에야 최고스타가 됐으면 좋겠다”는 게 중론이 되어가고 있다. 기업인, 관료, 교수 등 사회적ㆍ경제적으로 높은 지위를 지닌 집안도 예외는 아니다. 기업인 자녀 중 두각을 나타내는 연예인은 MBC 드라마 ‘왕초’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탤런트 윤태영(30), 이서진(31), 차인표(37) 등이 있다. 세 사람 모두 해외유학파. 윤태영은 삼성전자 윤종용(60) 부회장의 아들. 윤 부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66년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전기·전관·전자 사장을 거쳐 부회장에 올랐다. 윤태영은 미국 일리노이 웨슬리안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1997년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로 데뷔했다. ‘왕초’의 맨발 역으로 2000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최근 MBC드라마 ‘불새’로 인기를 지속하고 있는 이서진은 서울은행장, 제일은행장, 한국 보이스카우트연맹 총재 등을 지닌 고(故) 이보형씨의 손자. 이서진의 아버지는 안흥상호신용금고 사장을 지냈다. 이서진은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MBC 사극 ‘다모’에서 황보윤 역으로 출연해 ‘다모 폐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 7월 방영 예정인 MBC ‘영웅시대’에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모델로 한 천태산 역을 맡게 된 차인표는 우성해운 차수웅(64) 회장의 아들. 차 회장은 연세대 영문과를 나와 1974년 우성해운을 설립했다. 차인표는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뉴저지주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진해운 뉴욕지점에서 잠시 근무하였으며 1993년 MBC 탤런트 22기로 데뷔했다. MBC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스타덤에 오른 차인표는 이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신애라(35)와 1995년 3월 결혼했다. 영화 ‘알바트로스’ ‘짱’ ‘닥터K’ ‘아이언팜’ ‘보리울의 여름’ ‘목포는 항구다’ 등에 출연했다. 영화배우 이성재(34)의 아버지 이강태(72)씨도 삼성 계열사 사장을 지냈다. 한양대 건축학과를 나온 이씨는 중앙산업, 대림산업을 거쳐 1984년 삼성종합건설(현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장이 됐다. 1998년부터는 대림통상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성재는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1995년 MBC 탤런트 24기로 데뷔했다.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1999년 대종상 신인남우상, 춘사영화제 신인남자연기상을 수상했으며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인기상을 받았다. 이후 ‘신라의 달밤’ ‘공공의 적’ ‘바람의 전설’ 등에 출연했다. 탤런트 한재석(31ㆍ본명 한상우)은 한승준(66) 전 기아자동차 부회장의 아들이다. 한 전 부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1966년에 기아자동차에 입사해서 19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한재석은 연세대 체육교육과를 나와 1994년 MBC 드라마 ‘마지막 연인’으로 데뷔했다. 이후 SBS ‘도시남녀’ ‘내 마음을 뺏어봐’ ‘유리구두’ MBC ‘장미와 콩나물’ KBS ‘순수’ 등에 출연했다. 탤런트 겸 가수인 류시원(32)은 김기철(87) 전 체신부 장관 손자다. 김씨는 만주길림사범대를 졸업하고 1948년 제헌의원을 지냈으며 1980년 제30대 체신부 장관을 역임했다. 류시원의 아버지 류선우(69)씨는 아르떼 회장이고 류시원은 안동 하회마을을 대표하는 풍산 류씨 서애 류성룡의 13대손이다. 류시원과 연인으로 지내다가 다시 선후배 사이가 됐다는 가수 서지영(23)은 서종철(80) 전 국방부 장관 손녀. 육군사관학교 1기인 서씨는 1, 2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지내기도 했다. 서지영은 1998년 ‘더 샵’의 멤버로 가수 데뷔했다. 동료 이지혜와의 불화로 한동안 휴지기를 가졌고 컴백 준비 중이다. 가수 싸이(27ㆍ본명 박재상)는 반도체 종합장비업체 ‘디아이’ 박원호(54) 회장의 아들이다. 박 회장은 경기고, 연세대 상학과를 나와 1990년 동일교역 사장이 됐고 1996년 회사 이름을 ‘디아이’로 개칭했다. 싸이는 미국 버클리 칼리지 오브 뮤직을 나와 2001년 1집 ‘새’로 데뷔했다. 그의 어머니 김영희(54)씨는 서울 청담동 레스토랑 ‘프티시즌스’ 사장이고 누나 박재은(30)씨는 푸드스타일리스트다. ‘롱다리’ 가수 김현정(26)은 김한규(58)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 사무총장의 딸. 김 총장은 서울대 상대를 나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했고 유통산업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김현정은 1998년 ‘그녀와의 이별’로 데뷔해서 ‘멍’ ‘단칼’ ‘끝이라면’을 히트시켰고 KBSㆍSBS 가요대전 10대 가수상, MBC 가요대전 본상 등을 수상했다. 남성 듀오 ‘패닉’의 이적(30ㆍ본명 이동준)은 여성학자 박혜란(58)씨의 아들이다. 서울대 독문학과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한 박씨는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이듦에 대하여’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등이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이적은 1995년 ‘패닉’ 1집 ‘아무도’로 데뷔해서 ‘긱스’에서 활동하다가 솔로가 됐다. 지금은 KBS 라디오 DJ로 활동 중이다. 이적과 함께 ‘패닉’의 멤버였던 김진표(27)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극원 김우옥(70) 객원교수의 아들. 김 교수는 연세대 영문학과, 미국 워싱턴대 연극과 대학원, 미국 뉴욕대 연극학 대학원을 나왔고 경기여고 교사, 연세대 강사, 서울예대 교수를 지냈으며 199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초대 원장을 역임했다. 김진표 어머니는 여성학자인 고석주(54)씨. 김진표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를 나와 1995년 이적과 함께 그룹 ‘패닉’으로 데뷔해 ‘노바소닉’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9월 쇼핑호스트 배성은(27)씨와 결혼했다. 이 외에도 가수 은지원(26)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누나 박귀희 여사의 손자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이고 그룹 ‘쿨’의 멤버 이재훈(30)은 예송가구 창업주인 이민희씨의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