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현대차그룹 디자인 스튜디오가 만들어낸 텔루라이드는 실용적인 3열, 토크감 있는 V6, 독특한 스타일링을 앞세워 출시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27년형은 기존의 완만한 변화 대신 각지고 날카로운 사이버펑크풍 디자인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필자의 딸은 이 차를 "핫휠 장난감 같다"고 평했다. V6를 잃은 새 텔루라이드가 여전히 가족용으로 만족스러운지, 5만 9,580달러짜리 X-Pro SX-프레스티지 트림에 두 명의 카시트 아이를 태우고 직접 확인했다.
커진 몸집, 그대로인 본질

신형 텔루라이드는 전작보다 크고 높아졌지만 폭은 그대로다.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레그룸이 넓어지고 3열 접근성과 트렁크 공간도 개선됐다. 도어도 더 넓게 열려 카시트 장착이 한결 수월했다. 다만 차체가 커진 만큼 필자의 차고에는 다소 빠듯했다.



외관은 대폭 바뀌었지만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그대로다. 운전석·조수석 시야가 훌륭하고, 선루프 2개(1열·2열)로 채광과 멀미 방지 효과를 챙겼다. 12.3인치 듀얼 스크린과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한 서드 스크린(HVAC 조작용)도 유지됐다. X-Pro SX-프레스티지는 최상위 트림답게 HUD, 스마트 룸미러, 2열 열선·통풍 캡틴 시트까지 갖췄다. 대형 창문, 내장형 수동 선쉐이드, 운전석에서 조작 가능한 헤드룸 에어컨 벤트, 올웨더 매트까지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했다.
온·오프로드 모두를 위한 세팅


X-Pro는 현대 XRT에 대응하는 오프로드 트림으로, 올터레인 타이어, 후륜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 밝은 주황색 견인 고리가 특징이다. 지상고는 7.4인치에서 9.1인치로 높아졌고, 변속기·냉각 시스템 개선으로 견인 중량이 5,000lb에서 5,500lb로 늘었다. 외관은 블랙아웃 프론트 페시아, 글로시 블랙 휠, 루프랙 등으로 남성적인 인상을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오프로드 전용 메뉴가 추가돼, 저속 주행 시 외부 카메라가 트레일 카메라로 전환되며 프론트 범퍼 하단 시야까지 센터 스크린에 표시된다. E-LSD는 일반 텔루라이드의 브레이크 기반 토크 벡터링과 달리, 견인력 손실을 사전에 감지해 후차축을 미리 잠근다. 지형 모드(눈·진흙·모래)로 전환하면 소프트웨어가 완전히 다른 로직으로 작동해 저단 기어를 더 오래 유지하며 진창에서도 추진력을 지켜낸다. 일반 도로에서는 노멀 모드가 가장 균형 잡힌 주행감을 제공했다.
V6가 그립다, 연비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새 텔루라이드는 291마력 3.8리터 V6를 버리고 274마력 2.5리터 터보 4기통을 채택했다. 연비는 도심 20mpg, 고속도로 24mpg로 기존 V6(도심 18mpg, 고속도로 23-26mpg)와 큰 차이가 없다. 견인 중량도 동일한 5,000lb다(X-Pro는 5,500lb). 17마력을 잃는 대신 토크는 49lb-ft 늘었지만, 필자에게는 그리 매력적인 트레이드오프로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이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 이 파워트레인이 하이브리드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027년형은 현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먼저 선보인 것과 동일한 329마력, 339lb-ft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초로 탑재한 세대다. 시승차는 하이브리드가 아니었지만,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토크감 있고 빠르고 효율적이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로는 평균 25mpg, 가솔린 전용 텔루라이드로는 평균 19.5mpg를 기록했다. 아쉽게도 오프로드 트림에는 하이브리드가 아직 제공되지 않는다.
가격, 유일한 아쉬움
기본형 LX는 3만 9,190달러부터 시작하고, X-Pro SX-프레스티지는 5만 6,790달러로 최상위에 자리한다. 시승차는 995달러짜리 테레인 브라운 매트 색상 등을 더해 6만 달러에 근접했다. 같은 오프로드 사양에 실내가 조금 덜 화려한 X-Pro SX는 5만 3,690달러로 더 합리적이다. 현대 팰리세이드 XRT Pro는 4만 9,870달러부터 시작한다. 빠듯한 가족 예산에 터프한 오버랜드 감성을 원한다면 팰리세이드 XRT Pro가 훌륭한 가치를 제공하지만 중급 트림 수준의 실내를 감수해야 한다. 오프로드 성능과 최상급 가족 럭셔리를 모두 원한다면 기아 텔루라이드 X-Pro SX-프레스티지가 그 값어치를 한다. 다만 필자는 여전히 V6를 고수하는 현대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간다.
총평

넉넉한 공간, 훌륭한 시야, 편안한 3열, 세심한 실내·소프트웨어 구성까지, 아이 키우기가 한결 수월해지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선을 이뤄낸 보기 드문 사례다. 아이들도, 남편도, 처음엔 디자인에 회의적이었던 처가 식구들도 모두 만족했다. 훌륭한 가족차인가? 단연코 그렇다.
출처 : https://www.autoblog.com/reviews/kia-telluride-x-pro-sx-prestige-family-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