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직접 타본 EX30 울트라 트윈 모터 퍼포먼스
전기차는 소리와 진동, 기계적 긴장감이 사라진 자리를 채울 무언가가 필요하다. 2026년형 볼보 EX30 울트라 트윈 모터 퍼포먼스는 그 답을 422마력, 54.6kg·m의 토크, AWD, 그리고 제로백 3.6초라는 숫자로 제시한다. 253마일(약 407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갖춘 소형 프리미엄 크로스오버다. 밴쿠버에서 일주일, 사이프러스 마운틴 겨울 도로를 두 차례 오르며 타본 결과 예상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 차였다.
주행 성능: 8.8/10
EX30의 가속감은 차체 크기와 어울리지 않을 만큼 강렬하다. 전속력으로 밟는 순간, 몸이 좌석에 붙어버리는 그 감각은 롤러코스터의 첫 낙하와 비교하고 싶을 정도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차의 재미가 가속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은 휠베이스 덕분에 코너 진입이 민첩하고, 스티어링은 가볍지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한다. 사이프러스 마운틴 구불구불한 설길에서도 EX30은 당당하게 오르막을 올랐다. 다른 차들이 미끄러져 도랑에 빠지는 상황에서도 이 작은 볼보는 흔들림 없이 나아갔다.
승차감도 기대 이상이었다. 밴쿠버의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노면 충격을 잘 흡수했고, 고속 주행 시에도 조용하고 안정적이었다. 원페달 주행도 익숙해지면 매우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외장 디자인: 9.1/10
EX30은 현재 판매 중인 소형 전기차 중 가장 잘 생긴 축에 든다. 미래지향적 콘셉트카처럼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볼보 특유의 절제된 북유럽 감성을 잘 담아냈다.
시승차의 샌드 듄 색상은 차에 따뜻함과 개성을 더했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시선을 끄는 외모였고, 주차장에서 돌아볼 때마다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실내 디자인 및 품질: 7.4/10
인디고·노르디코 실내는 개성이 넘친다. 풀 글라스 루프 덕분에 실제보다 훨씬 넓고 밝게 느껴지며, 시트는 장거리 운전에도 편안하다. 뒷좌석 레그룸도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넉넉하다.
다만 이 가격대 프리미엄 차량으로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도어 패널 가죽 표면의 들뜸 현상이 눈에 띄었고,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지 않는 마감 품질이다. 모든 기능을 화면 하나에 집약한 설계 철학도 실내 사용 편의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편의 기술: 7.2/10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의 반응 속도는 빠르고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 구글 기반 내비게이션, 360도 카메라,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 등도 강점이다.
문제는 사이드미러 각도 조절, 음량 조절 등 기본적인 기능까지 화면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창문 스위치도 앞뒤 전환 버튼이 별도로 있어 직관적이지 않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지나치게 예민해 한 손 운전이나 시선 이동에도 경고를 쏟아내 상당히 거슬렸다.
가격 및 가성비: 7.2/10
미국 기준 EX30 울트라 트윈 모터 퍼포먼스 가격은 50,248달러(약 7,340만 원)다. 아이오닉 5, 테슬라 모델 Y, 기아 니로 EV 등과 경쟁하는 포지션이지만, 모델 Y가 동급 대비 EPA 기준 약 527km의 더 긴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하고, 아이오닉 5는 더 넓은 실내 공간과 높은 가성비를 갖추고 있다.
EX30의 전장은 4,233mm로, 아이오닉 5(4,655mm)보다 약 42cm, 모델 Y보다 약 56cm 짧다. 도심에서의 기동성은 뛰어나지만 실내 공간과 적재 용량에서는 불리하다. 주행 가능 거리보다 개성과 주행의 재미를 우선시한다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차지만, 가격 대비 순수한 실용성을 따진다면 더 나은 선택지가 있다.
최종 평가: 8.0/10
2026 볼보 EX30 울트라 트윈 모터 퍼포먼스는 스펙표로는 단점이 분명한 차다. 차체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고, 크기 대비 가격이 높으며, 기본 조작도 화면을 거쳐야 하고, 추운 날씨나 경사로에서 주행 가능 거리에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일주일을 함께한 뒤 반납하기 아쉬운 차였다.
EX30은 수치로 증명하는 차가 아니라 감각으로 설득하는 차다. 빠르고, 매력 있고, 눈길을 끌며, 눈 덮인 산길에서도 의외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도심형 단독 생활자, 젊은 부부, 콤팩트한 차를 원하는 볼보 팬에게 잘 어울리는 선택이다.
아쉽게도 볼보는 2026년형을 끝으로 미국 시장에서 EX30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벨기에에서 생산되는 이 차에 부과되는 수입 관세와 시장 환경 변화가 주된 이유다. 캐나다와 멕시코 시장에서는 계속 판매된다. 이처럼 개성 있고 완성도 높은 소형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쉽다.
출처 : https://www.autoblog.com/reviews/2026-volvo-ex30-honest-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