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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 형님들, 안녕하십니까.

수도권에서 시민들의 발이 되어 버스를 몰고 있는 평범한 기사입니다.

오늘 게시판에서 아흔 노부부의 장례 보증금 사연을 읽고 한참을 울컥했습니다. 90대 어르신들이 아래층 이웃에게 남긴 그 무거운 신뢰가, 지금 제 상황과 겹쳐 보여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는 현재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서를 받은 상태입니다.

남들처럼 윗선에 예, 예 하고 적당히 비겁하게 살았으면 아마 지금쯤 편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동료들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했습니다. 그 대가는 생각보다 가혹하더군요.

회사의 윗선들, 그리고 힘 있는 조직의 간부들까지 뭉쳐 저 하나를 찍어내려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사표를 종용하고, 제가 쓴 글 하나하나 감시하며 징계를 압박합니다. 심지어 공개적인 공간에 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 동료들로부터 저를 고립시키려 합니다.

사실 가장 힘든 건 사람에 대한 서운함입니다.

어제까지 형님, 동생 하던 동료들이 윗선 눈치를 보며 저를 피합니다. 저만 이 지옥 같은 싸움터에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아 소외감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 다 버리고 떠날까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 노부부의 글을 보며 다시 핸들을 잡듯 마음을 다잡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래층 이웃을 보며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다고 하셨지요. 저 역시 저를 믿어주는 소수의 동지들과, 무엇보다 진실은 조작되지 않는다는 제 신념을 믿고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이제 치료를 시작합니다.

저들을 미워해서가 아닙니다. 사람 인생을 소모품처럼 여기고 권력으로 짓밟는 그 병을 고쳐주려 합니다. 실무자들은 그들도 먹고살기 위해 시키는 대로 했을 테니 보듬겠지만, 이 판을 짠 진짜 윗선들은 법과 원칙의 심판대에 세우겠습니다.

이제 곧 제 목소리를 내러 큰 싸움터로 나갑니다.

이 길이 이렇게 춥고 외로운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무너지면, 다음에 누가 감히 부당함에 맞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겠습니까.

보배 형님들,

비록 몸은 외롭지만 마음만은 당당하게 싸우겠습니다. 나중에 제가 이 싸움에서 승리하고, 다시 당당하게 버스 핸들을 잡는 날 웃으며 승전보를 올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