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가입하여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제가 가입중이던 카페에 글을 올렸더니 보배드림 사이트에 공유하는것이 좋을것 같다는 의견을 많이 주셔서요..
나쁜 마음을 먹고 가입하고 작성한건 아닙니다.. 아버지의 억울함을 널리 알리고 싶었어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현재 해당기계만 가동중지상태고 아직도 원청에선 연락이 없습니다..
기사가 하나 작성되어 공유드려도될까요?
정말 너무 슬프고 힘이든데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났네요.. 위로해주시고 보듬어주시고 같이 고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www.safet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5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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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의 억울함을 밝혀주세요
2025년 1월 18일 아침 모시멘트 영월공장에서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제발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시고 억울함을 밝혀주세요
저희 아버지는 해당회사 하청에서 35년간 근무하시며 현재 한 팀의 반장으로 근무하고 계셨습니다. 회사내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사내 온갖 굳은 일은 아빠팀이 도맡아 할 정도로 희생하시고 열심히 회사를 다니셨습니다. 본인일에 보람도 느끼시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묵묵하게 회사를 다니셨습니다.
2025.1.18일 아침 10시 경 남편, 아이들과 외출을 하러 나온 지 10분도 안돼서 엄마가 놀란 목소리로 전화를 하셨습니다.
xx병원이라며 아빠가 거기 있다고 얼른 오라고 전화를 받아서 보이스 피싱인 줄 알고 전화를 끊으셨고, 바로 재차 전화가 와서 정말 경찰이라고 당장 병원으로 오라고 하셨다고요, 엄마는 울부짖으며 너무 무서워, 진짜인지 모르겠다고 하셔서 제가 직접병원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제발 그 전화가 보이스피싱이길 바라며,,, 그런 사람 없다고 말하길 바라며 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저희 아버지가 병원에 계시니 얼른 오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저는 수도권에 살고 있어서 지금 가는 게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저희 어머니가 혼자 계신다고,, 제발 의식이 있으신지만 말씀해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심정지 상태이니 빨리오라고 하셨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버리는 것 같았고, 혼자 계신 엄마가 아빠의 마지막 모습을 혼자 보셔야 할 것 같아 너무 무서웠습니다. 엄마께 전화 드려 차마 아빠가 심정지 상태란 말씀은 못드리고 “아빠가 병원에 있는 것 같아. 엄마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가봐.. 빨리 가봐야할 것 같아… 내가 지금 가고 있는데 내가 멀리 있어서 미안해…” 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삼십 분 후 엄마께 전화를 드렸을 땐 거의 실신상태로 울고 계셨습니다. 서울에서 내려가는 4시간 내내 저는 우는 것 밖에 할 순 없었어요..
1월 18일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원래 같았으면 쉬는 날이셨는데,, 겨울철 공사현장이 많지 않아 시멘트 회사는 통상 겨울철에 기계를 고치며 보수기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주말임에도 엄마에게 내일은 쉬는 날이니 저녁에 맛있는거 먹자며, 얼른 다녀올게 라고 떠난 아버지는 영영 돌아오시지 않았습니다. 지병도 없이 너무 건강하셨던 아빠라서 믿을 수가 없었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우는것 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당일 4명의 팀원과 함께 시멘트 기계 수리 및 교체 작업에 투입되었습니다. 이 작업은 기계의 공회전을 한 뒤 기계가 비워져 작업 가능한 상태가 되면 본청의 작업허가자가 작업허가서를 작성해 주고, 하청의 작업수행자가 사인을 마치고 작업에 착수하게 되어있습니다. 시멘트 분진이 없어야 기계를 보수하고 작업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날 작성한 작업허가서도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항목이 체크되어 있고.. 아버지는 허가가 났으니 작업에 착수한 것 같습니다. 그게 하루 이틀 한 일도 아니고 30년을 넘게 매해 겨울마다 하셨던 일입니다.
기계의 첫번째 부분을 잘 수리하셨고, 두번째 부분으로 자리를 옮겨 수리하려고 맨홀 분해작업을 하고 있을 때 기계내에 없어야 할 분진이 엄청난 양으로 쏟아져 내리며 다 분해되지 않은 맨홀뚜껑이 분진이 쏟아져 내리는 힘에 튕겨 나와 턱부분을 가격하였고, 그렇게 아버지는 정신을 잃으신 것 같습니다. 그 후로 강한 물살같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시멘트 분진에 휩쓸렸고, 옆에 있던 직원들은 겨우 난간을 잡고 버티셨지만 의식이 없으셨던 아버지는 난간을 잡지도 못한 채 그대로 27미터 아래로 추락하셔서 현장에서 사망하셨습니다.
이런 황망한 죽음이 있을까요? 그런데 더 속상한 건… 가족들은 부검을 원치 않았는데 사고사이기 때문에 부검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온몸이 흐물거릴 정도로 뼈가 다 부러져서 고통속에 돌아가셨는데.. 이렇게 또 한번 온몸을 난도질 당하며 고통을 받으셔야 한다니… 누가봐도 사고사인데 또 부검까지 한다는게 너무 슬프고 이렇게 아무런 힘이 없는 사람들은 당하기만 하는거구나.. 어떤 힘도 대응할 수 없는거구나 무력감이 느껴졌습니다.
아버지의 부검으로 4일장을 치르는 동안 본청에선 아무도 장례식에 오지 않았고, 아버지와 일하던 같은 하청 동료 분들만 매일 같이 방문하셔 슬퍼하셨고, 마지막 날 저녁 본청소속 아빠와 함께 일하던 직원분들 몇몇분이 소식을 이제야 들었다며 방문하셨을 뿐입니다. 아빠 발인 전날 밤 9시경 장례식장 로비에 나가보았을 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가져다 놓은 공장장 근조화환만 있었을 뿐입니다. 와서 유감이다.. 너무 슬픈일이다.. 할말이 없다.. 라고 말하는게 ,,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하기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가족을 잃은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과연 있는걸까요?
작년 2024년 2월18일에도 영월공장에서는 작업자의 사망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때도 본청에서 내려진 작업지시로 하청직원이 컨베이어 벨트 수리작업 중 컨베이어 벨트가 작동해 끼임 사고로 사망한 것입니다. 직원수 300명이 넘는 대기업 작업장에서 연달아 두 해 사망사건이 일어난 것이 일반적인 일일까요?
평상 고생만 하셨습니다. 자식들 키우고 뒷바라지 하겠다고, 아버지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시는 지 몰랐던 제가 죄인이었습니다. 5년만 더 일하고 이제 엄마랑 같이 여행다니며 즐겁게 살겠다며 그날만 기다리던 아버지셨습니다. 이제 그런 날이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더 슬픈 건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도 회사에서는 연락이 없고,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이세상에 더 이상 계시지 않습니다.. 일과 가족밖에 모르고 항상 헌신하던 저희 아버지가.. 마지막 말한마디 하지 못하신 채..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본인이 죽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가셨습니다….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일이 있나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아빠~ 하고 부르면 말없이 씩 웃으며 바라보시던 저희 아버지를 생각하고 눈물 흘리는 일 뿐입니다. 저희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제발…. 저희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