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민영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이었던 20여년 전에 얼마나 점자책을 구하기 어려웠는지 회상합니다. 국내에는 특히 점자로 된 동화책이 거의 없었습니다. 책을 읽고 싶다고 조르는 자식에게 책이 없어서 못 읽는다는 말을 할 수 없었던 엄마는, 자신이 직접 책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식이 책을 읽고 싶다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엄마가 동화책 글자 하나하나를 타이핑을 쳐 문서를 만들어, 복지관 등 점자를 변환해 주는 곳에 가서 의뢰해야 책 한 권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독수리타법으로 동화책을 점자책으로 만들던 엄마는 결국 중학교, 고등학교, 공무원 시험까지 결국 손수 점자책을 만들어줘야 했습니다. 합격 직후 민영 씨는 공개인터뷰에서 "이번 5급 공채 합격에도 교재와 자료 대부분을 부모님께서 스캔하고 편집해 만들어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