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번 비상계엄 선포 일주일 전 남북간 국지전을 유도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북한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지만, 합참의장이 이를 거부했다는 건데요.

 

합참은 이 주장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이덕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약 1주일 전,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북한 오물풍선과 관련해 극도로 위험한 지시를 내렸다고 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주장했습니다.

"북에서 오물풍선이 날아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군 고위관계자에게 제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원점 타격은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휴전선 너머 북한 지역을 공격하라는 지시로, 이럴 경우 북한군의 대응 공격으로 국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김명수 합참의장은 김용현 장관의 지시에 반대했고, 김 장관은 김 의장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쟁을 우려한 김명수 의장은 뜻을 꺾지 않았고,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마저 반대하자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건 비상계엄 선포 나흘 전.

이날 북한이 날려보냈던 32번째 오물풍선을 빌미로 남북간 국지전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합참에 이 의원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자 부인은 하지 않고, "우리 군은 북한군에게 선을 넘을 경우 군사적 조치를 실시한다고 사전 경고한 바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습니다.

MBC와 통화한 합참 고위 관계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당시 정황을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시와 거부라고 볼지, 토의로 볼 수 있을지는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원점 타격을 놓고 군 내에서 검토가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만약 실제 원점 타격이 이뤄지고 북한군이 대응에 나서며 국지전이 벌어졌다면 비상계엄은 더 빠르게 선포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