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걸음마를 떼 듯 자전거 초보딱지 뗀지 두 달. 이제 한강에서 무료 대여해주는 자전거 말고 나의 첫 애마(?)를 마련하기로 마음 먹었다.

세발자전거에서 진화를 멈춘 기자가 새삼 자전거 배우기에 나선 이유는 바로 출근길 지하철(이라고 쓰고 지옥철이라 읽는다) 탓이다. 집에서 차로 30분이면 도착하는 회사지만 지하철은 돌고 돌아 매일 아침 출근길 여행을 떠나는 심정이었다. 게다가 몸이 구겨진 채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에서 만난 치한이 자출의 불을 당긴 결정적인 이유다.

아침잠 많고 저질체력에 운전면허도 없는 뚜벅이 기자의 선택은 이제 자전거뿐이다.

[자전거탄 홍기자] ①김서방(?) 자전거를 찾아서,,스포츠·레저,미디어잇, 뉴스, 신상품 뉴스, 신상품 소식, 상품 리뷰, 제품 리뷰, 상품 인기순위, 쇼핑뉴스, 뉴스 사이트, 뉴스 싸이트, 쇼핑, 온라인쇼핑, 쇼핑, 구매후기, 동영상, 리뷰 동영상, 신제품 정보, 쇼핑방송


자전거 타는 것보다 사는 게 더 어렵다?

막상 자전거 사려고 보니 이건 무슨 이상형보다 더 까다롭다. 어릴 때 기억으로 신문 구독하면 따라오는 게 자전거 아니었던가? 자전거 사는 게 뭐 어려울까 싶어 만만하게 여긴 탓도 있다.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하듯 무작정 인터넷을 이 잡듯 뒤져 자료수집에 나섰지만 도통 내게 맞는 자전거는 어디로 숨었는지 못 찾겠다. 더군다나 여러 자전거 관련 커뮤니티와 동호회를 통해 보고 듣는 게 많아지니 자전거 사기도 전에 눈만 높아진 기분이다.

손자병법에서 지피지기(知己知彼)면 백전불태(白戰不殆)라는 말이 있듯이 나에게 맞는 자전거를 구입하기 위해서 용도와 예산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게 우선 할 일이었다.

홍기자 자전거 구입을 위한 계획서


#용도: 육하원칙으로 생각할 것
기왕 사는 자전거 몇 번 타고 붙박이용으로 전락되는 것보다 얼마나 자주 탈 수 있는지 활용도에 중점을 뒀다.

우선, MTB나 로드바이크(사이클, 픽시)는 당장 산에서 자전거를 탈 일도 없고 현재 스피드를 즐길 정도의 실력도 못되니 첫 자전거로 타기에는 좀 부담스럽고 한편으로 자주 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점 찍은 자전거가 바로 폴딩형 미니벨로.

애초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만큼 대중교통과도 병행할 수 있는 미니벨로가 적당해 보였다. 몸무게도 10kg대인데다 자유롭게 접고 필 수 있어 자출뿐 아니라 여행을 떠날 때도 차에 싣기 간편할 터.

미니벨로는 그 특유의 작은 바퀴와 디자인이 예뻐서 특히 기자처럼 초보자와 여자들이 부담 없이 선택하는 입문용 자전거이기도 하다.
 

#예산: 나의 통장 컨디션은?
예산을 잡는 게 가장 골치고 애매했다. 그렇지만 가장 확실하게 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번 받은 보너스와 자전거를 타게 되면 교통비를 아낀다는 전제 하에 마음에 둔 미니벨로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자전거와 헬멧을 포함해 대략 50~60만원 사이로 예산을 잡았다.

사실 처음에는 무조건 예쁜 자전거에 정신이 팔려서 미니벨로 가격도 이렇게 천차만별인 줄 몰랐다. 게다가 자전거만 사면 만사형통일줄 알았는데 자전거 탈 때 필요한 헬멧과 안전장비 그리고 이것저것 필요한 액세서리도 별도 구매해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더 싸고 저렴한 미니벨로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나중에 이중 지출을 막기 위해서 눈을 높여 타고 싶은 자전거를 사기로 결정 내렸다.
 

#구입: 인터넷? 오프라인 매장? 중고거래?
어떤 자전거를 살지 결정했으니 이제 구입만 남았다. 바로 인터넷으로 가격 비교해서 최저가로 구입하면 되지만 정작 실물은 커녕 안장에 한번도 앉아 보지 않고 사는 건 아닌 듯싶다.

자전거 동호회에서도 가능하면 자전거를 처음 살 때 오프라인 자전거 매장에 들려서 전문가와 상담 후 올바른 자세를 배우고 내 몸에 맞게 피팅 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들은 터다. 그래서 구입 전 먼저 오프라인 자전거 매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 중고거래도 찾아봤지만 사려는 모델이 없는데다 대부분 새것 못지 않아서 경쟁도 꽤 치열한 편이라 일찌감치 포기했다. 또 처음 사는 자전거니 만큼 기왕이면 새 자전거를 갖고 싶은 욕심도 났다.


나와 자전거 궁합 맞추기

청바지나 운동화를 살 때 내 발에 잘 맞는지 신어보고 입어보며 앞뒤 옆 태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또 고민한다. 하물며 내 몸을 지탱하며 두발이 되어줄 자전거를 처음으로 구입하는데 타보지도 않고 사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동안 한강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만 타봤기 때문에 자전거도 내 몸에 맞는 사이즈가 있다는 걸 몰랐다. 그래서 자전거 동호회에서 일러준 대로 오프라인 자전거 매장을 직접 방문해 내 몸에 맞는 자전거 안장 높이와 핸들 위치를 배우기로 했다.

로닌샵 심재환 매니저가 알려준 자전거 피팅법

내 몸에 맞는 안장 위치는?
안장이 너무 높으면 달리다 멈출 때 발이 땅에 닿지 않아 위험하고 또 너무 낮으면 필요이상 힘이 많이 들어가 무릎에 무리가 간다.

자전거 옆에 섰을 때 자신의 골반 높이보다 약간 아래로 세팅을 한다. 그리고 안장에 앉았을 때 양 발끝이 지면에 살짝 닿는 정도가 적당하다. 페달에 발뒤꿈치를 올리고 다리를 앞으로 폈을 때 쭉 펴지는 정도가 알맞은 안장 높이다.



핸들 잡는 방법은?
핸들을 잡았을 때 손목이 꺾이면 안 된다. 핸들은 어깨너비보다 약간만 넓게 잡고 팔은 구부리지 말고 쭉 펴서 옆에서 볼 때 몸과 팔이 직각이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상체는 세우고 양 어깨의 힘을 빼고 팔을 곧게 펴 핸들을 가볍게 잡는다. 


여자들은 어떤 안장을 써야 할까?
여자들도 여성 전용으로 나오는 자전거나 안장이 따로 있다. 쿠션감이 있어 엉덩이가 편하고 넓은 것이 특징. 당장 안장을 바꿀 수 없다면 젤 안장커버를 씌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안장이라도 자전거를 오래 타면 엉덩이가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자전거를 오래 탄다면 이따금씩 안장에서 엉덩이를 들어주는 수 밖에 없다.


자전거 세팅 할 때 주의할 점은?
안장 지지대(시트포스트)는 밖으로 꺼낼 수 있는 미니멈(minimum)부터 맥시멈 (maximum)으로 최대 한계선이 표시돼 있다. 안장을 올릴 때 절대 이 한계선 안에서만 조절해야 한다. 자칫 안장이 빠지거나 부러질 수 있어 위험하다.

내 몸에 맞게 피팅을 해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그동안 내 몸에 자전거를 맞춘 게 아니라 자전거에 몸을 맞췄다는 걸. 다음날 허리, 엉덩이가 괜히 아프고 쑤신 게 아니었다. 이렇게 피팅 해보지 않고 전처럼 그냥 탔다면 출퇴근 비용 아끼려다 병원비로 왕창 깨질 게 불 보듯 뻔했을 일.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자전거를 싸게 구입할 수 있지만 대신 조립과 차후 A/S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 자전거에 입문 하는 사람이라면 집 근처에 이렇게 친절하게 상담해주는 매장을 하나쯤 알아두고 친분을 쌓는 게 좋다. 피팅은 물론 나중에 자전거에 이상이 생겼을 때 A/S도 쉽게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덤으로 자전거 탈 때 유용한 조언들도 공짜로 들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


만나서 반가워, 첫 자전거 '다혼 ROO D7'

긴 여정(?) 끝에 드디어 만난 첫 자전거, 다혼 ROO의 첫인상은 역시 예뻤다.

미국 브랜드인 다혼은 국내에 들어온 접이식 미니벨로의 대표 주자 격. 접이식 자전거에 대한 모든 특허를 갖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몇 날 며칠 고심 끝에 선택한 ROO D7의 기본적인 스펙은 바퀴가 20인치로 작고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해 몸무게가 11.9kg 가볍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처럼 20인치의 작은 바퀴에 7단 기어지만 웬만한 오르막 정도는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의 미니벨로이다.

안장 지지대(시트포스트)뿐 아니라 핸들 지지대도 클램프 방식으로 높낮이를 쉽게 조절할 수 있어 원하는 대로 내 몸에 맞게 세팅이 가능하다. 다혼 특유의 낮은 프레임으로 타고 내리기 쉽고 곡선의 프레임과 넓은 안장으로 여성 라이더를 배려했다.

자전거를 접는데 걸리는 시간은 15초 내외라고 했지만 솔직히 처음부터 종이 접기 하듯 쉽게 접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어느 정도 손에 익고 숙달이 되면 가능한 시간인 듯싶다. 대신 폴딩 방법은 이미 매장에서도 한차례 배웠고 함께 받은 설명서에도 자세하게 나와있어 한 두 번 따라 해보면 금방 익힐 수 있는 정도.

폴딩을 하고 일반 로드바이크와 비교했을 때 크기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절반이다.

접이식 자전거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서 빛을 발한다. 그동안 주로 한강 자전거 전용도로에서만 달려봤기 때문에 아직 사람 많은 시내나 차도 위에서 타려면 자출이 어렵다. 그래서 집에서 회사까지 자출을 위한 대중교통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전에 알아본 바로 현재 수도권 지하철 전구간에서 접이식 자전거 휴대 탑승이 가능하다.

자, 이제 자출족으로 거듭나기 위해 나의 새 자전거와 친해질 시간이다. 먼저 일주일간 자출 루트를 짜고 모의 주행을 통해 다음 편에 멋지게 자출에 성공한 모습으로 등장하겠다. To be continued…

홍기자 자전거 구입 견적서

내역

가격

다혼ROO D7 (라이트 사은품 포함)

45만원

헬멧

7만원

나이키 자전거장갑

1만 7천원

워호 파이어플라이 안장가방

2만원

 

총 합계: 55만 7천원

 미디어잇 홍효정 기자 honghong@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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