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가에 가려고 일찍 일어났쥬~ 마눌님 씻고 있는 사이에 잠깐 나와서 편의점 주전부리 털고 돌아오는데 새벽 4시에도 아파트 단지내엔 사람이 참 많습디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부부, 새벽배송 한다고 뛰어다니는 기사님 등등. 


 


문제는 이 둘 사이에 생긴 트러블인디... 배송기사가 아파트 현관 비번을 누르려고 하는데, 이 부부의 개가 갑지기 배송기사에게 달려든 거...


 


소형견도 아니고 중형견이 달려드니, 놀란 기사님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는데, 다행히 견주의 제지로 개는 주인에게 다시 돌아감.


 


문제는 여기서부터인데, 두 부부의 표정에 사과따위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임. 이에 배송기사가 한숨을 쉬며 아파트 공동현관문으로 걍 들어가는데, 견주 여자가 "이 새벽에 뭔 배송질이야?"라는 같잖은 멘트를 시전하며,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간 배송기사님을, 현관 입구로 다시 소환해내더이다. 물론 속상한 표정을 지으며 이내 다시 들어가셨지만...


 


이 일은 오늘 새벽 4시에, 내가 사는 화성 병점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임. 개인적으로 친형과 다름 없는 사촌형이 택배일을 하고 있던지라, 그 기사님이 너무 안쓰러워서, 나오길 기다렸다가, 게토레이 페트를 하나 드렸는데 너무 고마워하시더이다.


 


방금의 일은 너무 개의치 마시라고, 이상한 이웃주민 때문에 내가 다 창피하다고 말씀 드리니, 기사님 말이 그래도 이렇게 음료수를 주시며 격려해 주시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며 웃으시더이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곤 하지만, 적절하고 시의적절한 사과는 세상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건데, 요즘 세상엔 왜 그리 쉬운 걸 못 해서 트러블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지 참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