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방부가 경찰에서 채 해병 사건 수사기록을 가져온 이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당시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열 차례 넘게 대면 보고를 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당사자들은 채 해병 사건에 대한 보고가 아니었다는 입장인데, 공수처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경찰로 이첩한 채 해병 조사 기록을 국방부가 회수한 지난해 8월 2일, 기록 회수에 관여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이시원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합니다.
유 관리관은 당시 통화에서 이 비서관으로부터 '군 초동수사와 관련해 군사법원법이 어떻게 돼 있는지, 왜 박정훈 대령의 항명과 같은 문제가 생기는지 보고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았다고 해명해 왔습니다. 그런데 SBS 취재 결과 유 관리관은 이 통화 다음날인 지난해 8월 3일을 시작으로, 올해 1월까지 이 전 비서관에게 10여 차례 '대면 보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 관리관은 이 과정에서 서면 보고서도 여러 차례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전 비서관은 군 검찰단이 지난해 8월 30일 박정훈 대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까지 유 관리관과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공수처는 두 사람 사이 대면 보고와 통화에서 채 해병 사건 수사와 관련한 지시나 압력이 있었던 건 아닌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시 이뤄진 보고가 박정훈 대령의 항명죄 입건과 구속영장 청구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유 관리관 측은 대면 보고에서는 채 해병 사건 관련 언급은 없었고, 군 수사기관의 사법 절차 등을 정리해 보고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이 전 비서관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