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는 30대 아저씨입니다.

 

퇴근하고 가지고 있는 정장 중 가장 어두운 색을 고르고

 

검은 넥타이를 단정하게 매고 출발했습니다.

 

고 박태인 일병(추서) 장례식장에 갔다가 지금 차  안입니다.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부모님과 인사하면 제가 너무 감정이 격해질까봐

 

형님과 인사하고 왔습니다.

 

부산에서도 오셨다고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형님들.

 

박태인 일병 빈소가 너무 적적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손님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진짜 화가 납니다.

 

고작 10일된, 이제 겨우 제식이나 배우는 훈련병은

 

중대장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잘 가라. 태인아. 다른 사람들이 너의 이름을 잊어도 형은 널 절대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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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첨언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수백명의 아이들이 침몰하는 배에 있었습니다.

 

어른들의 제자리에서 대기하라는 말에

 

그 말을 믿고 있다가 수많은 아이들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똑같이 12사단에서도 훈련병들이 얼차려(군기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중대장이, 소대장이 하라니까 했겠지요.

 

힘들다는 말도 못했을겁니다.

 

차라리 힘들다고 ㅅㅂ 못해먹겠다고 군장이나 집어 던졌으면

 

박태인 훈련병은 항명죄로 처벌은 받을 지언정

 

죽지는 않았을겁니다.

 

세월호와 이 사건이 겹쳐 보이는건 

 

어른(상급자)들의 잘못된 판단 하나로

 

그 말을 믿고 따르던 아이들이 죽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만 죽었다는 겁니다.

 

저는 이 사실이 너무 가슴아픕니다.

 

PS) 중대장. 이 글을 볼 리는 없겠지. 너 죽지 말고 딱 기다려.

살아도 사는게 아닌 것처럼 그렇게 살아라.

난 니가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어.

페미든 꼴통이든 상관없어.

너 때문에 죽은거야. 그것만 딱 기억하고 살아라.

조만간에 너 보러 갈게. 아주 합법적인 방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