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더 글로리가 학폭의 대명사격이 되어 버린 듯.
여기저기서 학폭이라고 하면 더 글로리 더 글로리...
드라마가 그만큼 사회에 끼친 영향이 크다는 방증일까?
내 고향 부산에서도 2001년에 유명한 학폭 응징 사건이 있었다.
남구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를 수업 중 칼로 찔러 살해해 버린 것.
사건 개요를 들여다보면 일단 학교 일진이던 박군이 피해자 김군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폭행하였다고 한다.
이에 김군은 학교마저 제대로 나올 수 없을 만큼 괴로웠고
급기야 당시 크게 히트를 친 조폭 영화 친구를 보고, 가해자를 응징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나가지 않던 학교를 오랜만에 등교하게 된 김군의 손에는 남모르게 숨겨둔 흉기가 있었다.
바로 집 부엌에서 챙겨온 식칼.
식칼은 신문지에 돌돌 말아 감추어 두었다.
학교로 간 김군은 마침 2교수 수업중이던 교실 뒷문으로 태연하게 들어간 후
가장 뒷줄에 앉아 있던 박군의 오른쪽 등을 망설이지 않고 전광석화와 같이 흉기로 찌른다.
김군의 흉기는 박군의 어깨과 등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후 심장까지 찔렀다.
얼마나 깊은 원한이 쌓였는지 칼 뿌리까지 깊이 찔러 넣은 것이다.
이 모든 장면은 수업중이던 선생님과 반의 동급생들이 적나라하게 목격하게 된다.
학폭 가해자 박군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에 사망.
학폭 피해자에서 살인가해자가 된 김군은 경찰 조사에서 학폭 피해의 괴로움을 호소하였고
그것이 직접적인 살인 동기라고 밝혔다.
김군은 장기 8년 단기 5년을 언도받아 복역했으며 5년 뒤 20대 초반에 출소하여 다시 사회로 나왔다.
김군의 이후 삶에 대한 소식은 전해진 바 없다.
세월이 흘러 2019년 경 다시 이 사건이 인터넷에 회자되었을 무렵
대한민국은 이런저런 학폭 사건으로 사회에 큰 이슈와 논란을 던져주고 있었다.
그때 대부분의 학폭 사건은 힘 있는 가해자에 관대한 면죄부를 주고 오히려 괴롭고 힘들었던
피해자를 더 압박하는 풍조가 만연했기에 2001년 김군의 이 복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다소 이채로웠다.
반응의 대부분을 요약하자면 이와 같았다.
잘 죽였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지만 일진 박군이 죽을 짓 했다 이다...!
살인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지만 오죽하면 죽을 짓 했다는 반응이 나올까?
미래의 학폭 가해자 유망주들은 남의 인생뿐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의 미래와 현재를 위해서라도 인간 이하의
짓거리는 자제해야 할 것 같다. 요즘은 제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자신의 구역질나는 지난 과거의 악행이 1080p 고화질로
생생하게 전국민앞에 리플레이 되는 시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