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매니어 고속 전기차 10년 집념 결실 [조인스]

사회



이코노미스트 한국에서도 전기자동차 시대가 개막됐다. 전기카트가 아닌 최고시속 160km에 이르는 고속 전기차가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된 것.

개발자 이정용(44)레오모터스 사장은 지난 10년간 고속 전기차에 매달린 끝에 모든 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해 지난 4월 말 고속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을 개발했다. 미국 AC프로펄션, 일본 미쓰비시에 이은 성과다. 파워트레인은 60kW급 모터, 최신형 리튬폴리머 배터리 파워백, 초정밀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고성능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정용 사장은 “세 회사 중 유일하게 초정밀 BMS를 자체 개발해 최고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초정밀 BMS는 전기차 기술의 꽃이라고 불린다. BMS가 없으면 배터리가 지나치게 충전되거나 지나치게 방전돼 오래 쓸 수 없다. 기존 저닉차의 운행거리가 충전을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건 바로 이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레오모터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전기차 주행에 드는 비용은 기존 자동차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사장은 “일반 가정에서 7시간 충전하면 최장 250km 주행하는데, 전기요금은 3300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또 유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10년에 한 번씩 5000원을 들여 모터의 볼베어링만 갈아주면 된다.

이 사장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에서 신개념 자동차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대체 에너지 자동차 연구에 매달렸다. 북한 평화자동차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한 뒤 2006년에 레오모터스의 전신인 레오존을 설립했다.

이주장 KAIST 교수는 “기존 자동차 업체는 엔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대해 배타적일 수밖에 없지만, 자동차 에너지원은 결국 전기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전기차의 성능은 5~7년 뒤면 지금의 엔진 차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필재 이석호 이코노미스트 기자
사진=김현동 기자